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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운하의 진실

아카데미서적: 제2의 지구는 있는가?

우주인이라고 하면 누구나 화성인을 상상한다. 문어 같은 모습을 한 화성인을 영화나 그림 속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화성인의 모습은 우리들의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보다 더 발달한 생물이 있다면 이들은 머리와 손발이 크게 진화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코페르니쿠스 이전에는 화성인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조차 불가능했다.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지구 이외의 다른 곳에는 생물체가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 등의 노력에 의해 지구도 다른 행성과 마찬가지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작은 천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국의 드론드가 굴절률이 다른 렌즈를 조합해 색수차가 없는 굴절망원경을 제작한 후부터 행성 표면의 모양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가능해졌다. 바티칸 천문대에 있던 세키는 망원경으로 화성 표면을 관측한 결과 근육처럼 생긴 것들이 보인다고 기록했다. 세키의 뒤를 이어 화성을 자세하게 관측한 사람은 스키아파렐리였다. 그는 화성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인 충일 때(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화성이 정반대의 위치에 있을 때) 화성 표면을 정밀하게 관측했다. 그 결과 화성표면에는 힘줄처럼 생긴 것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것을 '카날리'(이탈리아말로 '해협'이라는 뜻)라고 불렀다. 그가 본 카날리는 때에 따라 하나였다가 둘로 보이는 등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스키아파렐리가 이탈리어로 명명한 카날리가 영어의 '캐널'(운하)로 오역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화성에 화성인이 만든 운하가 있다고 믿게 됐다. 이 이야기를 들은 미국의 천문학자 로웰도 화성인의 존재를 굳게 믿었던 신봉자였다.

로웰은 어렸을 적부터 별보기를 아주 좋아했다. 무역상으로 떼돈을 번 그는 48살이 되던 해에 화성인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밝히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의 플랙스태프에 천문대를 건설했다. 플랙스태프는 대기가 안정적이어서 화성을 아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그는 화성을 관측하면서 그 결과를 그림으로 남겼다.

그런데 그의 그림에서는 화성 표면에 운하 같은 것이 그물코처럼 많이 연결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만일 이렇게 많은 운하가 화성 표면에 있다면, 화성인은 그야말로 지구인보다 훨씬 발전한 고도의 문명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로웰의 관측 결과가 발표되자 세상 사람들은 화성인의 존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무렵 영국의 한 저널리스트는 화성인이 지구를 공격한다는 공상과학적인 기사를 잡지에 게재했다. 이 기사는 아주 현실적이고 박진감이 넘쳤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대로 믿어 피신까지 가는 대소동을 벌였다. 이것은 과학적인 사고에서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됐다. 이 사건 이후 화성에는 문어를 닮은 화성인의 살고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강하게 남았다.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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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면우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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