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정작 창의성이 무엇이고, 이를 기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창의성, 창의적인 능력, 창의적인 노력, 그리고 무의식 속에 잠재된 α에 대해 알아보자.
세계적으로 과학기술분야의 경쟁이 한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이 여러 분야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국제경쟁력이 크게 저하되는 까닭은 과학기술분야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과학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핵심요소다. 결국 산업경쟁력은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의성을 주어진 문제를 잘 풀고 해결하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물론 주어진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도 창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창의적인것은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해결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남들이 봐왔던 것이나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보는 '눈'을 가지는 것이 창의성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에 이르는 '사고'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남과 다른 개념이나 기술, 그리고 실제적인 제품으로 '구현'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이것이 창의성의 세번째 요소다. 과학기술의 발전에는 이러한 세가지 창의성 요소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창의적인 능력을 말할 때 개인의 창의성으로 국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인의 창의적인 능력이란 '지식X창의성' 으로 정의해야 한다. 즉 지식이 적으면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다. 어느 분야이든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가 없으면 새로운 전문적인 아이디어가 생겨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의 형태로 나오는 창의적인 결과는 '창의적인 능력X(창의적인 노력+α)'에서 나온다. 창의적인 능력이 있다고 해도 창의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의도적이고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된다. 의도적인 제어가 가능학지 않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α'(알파)는 창의적인 노력과 무관하지 않지만 꼭 비례한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서, 의도적인 노력만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잠재 의식적인 창의적 과정을 말한다.
창의적인 결과가 나오기 위한 4가지 조건
(그림1)은 창의적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 모형이다. 액체의 밑부분은 잠재의식 상태, 윗부분은 의식상태를 나타낸다. 막대를 넣어 휘저으면 액체는 알갱이와 함께 휘젓는 방향으로 회전한다. 또한 동시에 2차유동이 생겨서 액체표면으로 알갱이가 떠오른다. 이러한 과정은 잠재의식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알갱이)가 창의적인 노력(외부의 휘젓는 동작)에 의해 의식상태로 떠올라서 구체적인 아이디어의 형태로 표출되는 것으로 비유될 수 있다. 여기서 휘젓는 도구는 창의적인 방법을, 컵에 담겨 있는 액체는 창의적인 분위기를 나타낸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알갱이)가 액체 윗표면에 떠오르는데는 네가지 요소가 관계한다. 우선 알갱이들(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이의 씨앗이 되는 지식)이 충분히 많아야 한다. 그래야 액체 표면에 떠오르는 알갱이(구체적인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확률이 높아진다.
알갱이들은 점도가 높은 액체(창의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분위기)에서보다 점도가 낮은 묽은 액체(창의적인 분위기)속에서 훨씬 빨리 떠오를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자료와 지식정보를 구비해도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알갱이들은 막대를 휘젓는 동작에 의해 부상(浮上)된다. 그런데 바늘과 같이 가는 것으로 저으면 액체가 잘 저어지지 않는다. 이와 반면 빝이 넓적한 수저로 저으면 훨씬 젓는 효율이 높아져 빠른 시간안에 알갱이들이 윗쪽에 뜬다. 이것은 적절한 창의적인 방법론을 활용해야 아이디어의 발상이 용이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너무 빨리 젓거나 너무 천천히 저으면 효율이 떨어진다. 액체의 점도에 맞는 적당한 속도가 있기 마련이다. 휘젓는 동작에 비유되는 노력은 문제를 정의하고 분석하고 종합하는 등의 의식적인 사고과정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 모형에서 휘젓는 동작을 멈춘 후에도 액체의 유동이 남아(이것을 잔류라고 함)알갱이가 느리지만 서서히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의식적인 사고가 중단돼도 잠재의식이 계속 일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획기적인 수많은 발명과 발견이 의식적인 사고를 떠나 있을 때 이루어진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잠재의식적인 창의적 사고의 진행은 의식적으로 꼭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창의적인 능력으로부터 창의적인 결과를 끌어내는데는 앞서 말했듯이 창의적인 노력 외에 간단히 정의할 수 없는 α라는 인자가 있다. α는 의식적으로 직접 제어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창의성 교육은 잠재의식 상태로부터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