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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추석날 밤, 하늘에서는 4년만에 개기월식의 장관이 펼쳐진다. 신비한 얼굴로 다가오는 우리의 이웃을 다시 돌아보자.

달이 또 다시 인류에게 손짓한다. 최근 공개된 클레멘타인 위성의 자료를 통해 달에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 달에 생명체가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흥분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이래 달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미국은 1972년까지 아폴로계획을 완성하고 관심을 달에서 행성간 탐사에 돌렸고, 옛 소련도 1976년 루나24호의 시료채취여행 이후로 달에 대한 관심을 화성, 목성, 토성 등 다른 행성에 돌렸다.

인류는 그동안의 탐사를 통해 달표면의 98%를 근접촬영하고 정밀한 월면도를 작성할 수 있었다. 또 달에서 채취해 온 암석과 토양을 분석하고 달 상공은 물로, 표면에서 수많은 실험과 관측을 했다.

최근 달의 기원에 대해 새로운 설이 제기 관심을 끌고 있다. 달을 만들기 위해 지구에 충돌한 천체는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질량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직도 달의 기원을 완전하게 설명해주지는 못하지만 달의 비밀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달은 또 추석날 밤에 한국인에게 줄 환상적인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추석날 우리는 쟁반같이 둥근달을 맞이하고, 연이어 9월 17일 새벽에 신비의 장관인 월식을 구경하게 된다.

9월 17일 새벽 2시08분. 달의 한쪽 가장자리가 가리워지면서 월식이 시작된다. 달의 북동쪽 부분부터 먹혀 들어가 3시가 조금 지나면 마침내 달의 전면이 가리워져 붉게 빛나는 보름달을 볼 수 있다.

①달에 얼음이 있다면?

최근 클레멘타인 위성과 달 관측자료가 새로이 공개되면서 달에 대한 관심이다시 일고 있다. 과학자들은 위성자료의 분석을 통해 달의 남극 부근에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달에 부딪친 혜성에서 달에 옮겨진 물이 얼음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에 노출되지 않는 달의 남극 부근에 물이 얼음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을 주목한 것이다. 달에 우주개발의 전초기지를 계획하고 있는 인류에게 물의 존재는 매우 흥분되는 사건이다. 물은 달에 인간이 거주하는데 필수적이고, 또한 로켓연료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달에 어떤 형태로든지 물이 존재한다면 달에 생명체가 존재 할 가능성도 있어서 과학자들은 더 한층 흥분하고 있다. 지금은 미생물 형태의 원시적인 생명체의 존재를 가정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헤성을 추적하며 물의 단서를 계속 찾고 있다. 남극 부근의 크레이터(운석구덩이)에 떨어진 혜성의 얼음덩어리가 표면 깊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표면의 물은 시간이 흐르면 증발해 없어지지만 지하에 묻혀있는 얼음은 오랫동안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레이터에는 5-6m두께의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클레멘타인 위성에서는 전파(radio wave)를 이용하여 얼음증거를 수집했다. 전파는 달 표면을 뚫고 지하에 얼음이 있는지 밝혀준다. 얼음은 전파를 규칙적으로 반사시키지만, 바위나 토양은 이를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관측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달에 미생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증거로 평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좀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이 발견을 2년 동안 비밀에 부쳤다가 최근에야 발표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올 10월에 발사될 예정인 루나프로시큐터(Luna Prosecutor)의 정밀탐사 후에나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클레멘타인위성의 관측 개념도


②달 탄생의 새로운 설

인류는 여러 차례 탐사선을 달에 보내 달의 신비를 밝혀 왔지만, 달은 아직도 많은 부분이 비밀에 싸여있다. 그 중의 하나가 달의 탄생과정에 대한 것이다. 달은 모행성인 지구에 비해 기형적으로 크기 때문에 생성과정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콜로라도 대학의 로빈 카누프교수는 "지구와 충돌해 달을 형성한 충동천체의 질량이 지금까지 생각해 오던 것보다 훨씬 커야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충돌한 천체가 화성정도의 크기로 생각됐으나 원시달을 형성할 충분한 물질이 지구 주변에 퍼져 있으려면 충돌천체의 크기가 화성의 몇배는 돼야 할 것으로 계산됐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지구가 형성된 직후 지구는 화성의 2.5-3배 되는 큰 천체와 충돌했다. 충돌과 동시에 천체는 산산조각이 났고, 물질은 지구 주위에 흩어져 디스크를 형성했다. 디스크의 물질이 조금씩 뭉쳐 여러개의 원시 달이 형성됐고, 이들 중 하나가 지금의 달이 됐다. 다른 원시달은 지구에 끌려갔고 지구와 달은 지금의 모습이 됐다.

그러나 이 설도 여전히 약점이 있다. 현재 지구와 달이 가지고 있는 각운동량이 설명되지 않는 것이다. 새로운 충돌설의 과정을 따르면 지구와 달의 각운동량은 지금보다 훨씬 커야 하지만, 어떤 과정으로 각운동량이 현재와 같이 현저하게 줄어 들었는지 설명되지 않고 있다.

달의 기원에 관한 이론은 지금까지 네가지 정도가 제시됐다. 약 46억년 전에 생긴 원시지구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달이 형성됐다는 '분열설'. 지구가 형성될 때 지구 주위를 돌던 물질들이 뭉쳐서 생겼다는 '응집설'. 지구와 달이 각각 독립적으로 형성된 후, 지구의 인력에 달이 붙잡혔다는 '포획설'. 지구와 다른 천체가 부딪쳐서 생겨났다는 '충돌설'. 이 중에서 분열설과 응집설은 달과 지구를 구성하는 물질의 화학조성이 다르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포획설은 달이 지구에 가까워졌을 때 포획되기 보다는 충돌한 가능성이 더 많아 약점이 있다. 충돌설은 7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지지자를 늘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충돌설에서는 충돌천체의 질량이 화성 정도 될 것으로 생각됐다.

③월면지도
 

달의 앞면^미국과 소련 우주선의 착륙지점. A는 아폴로, R은 레인저, L은 루나, S는 서베이어 우주선의 착륙지점을 나타낸다.(예:S6은 서베이어6호.)


④9월17일 새벽2시 쟁반같이 둥근달 꼭꼭 숨는다

올 추석에는 여느 추석과 다른 또 하나의 기쁨이 있다. 둥근 보름달에 소원을 빌고나서 새벽에는 개기월식을 볼 수 있다. 동산 위로 떠오른 달이 머리 위를 지나 서쪽으로 넘어갈 때 쯤. 달은 조금씩 사라진다. 그러다 갑자기 나타나는 빠알간 달!

이번 월식은 지난93년 6월4일에 있었던 개기월식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4년만에 일어나는 개기월식이다. 부분월식은 2년 전 95년 4월에 한 번 있었다.

월식은 9월 17일 새벽2시쯤 달의 한쪽 가장자리가 가려지면서 시작된다. 정확하게는 달의 북동쪽 부분부터 먹혀 들어가기 시작한다. 3시가 조금 지나면 마침내 달의 전면이 가려져 붉은 빛으로 보름달을 볼 수 있다. 그리고 4시가 지나면 달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다. 새벽 5시. 달이 서쪽 하늘로 거의 사라질 무렵. 달은 언제 그랬냐는 듯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개기월식의 장관을 오랫동안 가슴 속에 담기 위해 관측준비를 해두자.
 

(표)9월17일 새벽 개기일식


⑤월식 관측법
스케치법

월식을 스케치하기 위해서는 쌍안경이나 60mm굴절망원경 등 아주 기본적인 장비만 있으면 된다. 장비가 없다면 맨눈으로 보면서 스케치를 해도 좋다.

시간에 따라 달의 어느 부분이 얼마나 가려졌는지 정확히 그려넣는다. 스케치 관측시간과 방향 등을 기입하면, 월식이 어느 부분부터 시작됐는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월식 스케치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개기식이 일어난 상태의 달을 그리는 일이다. 개기식 중의 달의 색상은 매번 차이가 크다. 과거의 경우를 보면 개기식 때의 달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검붉은 색일 경우도 있었고 매우 밝은 주홍빛을 띨 때도 있었다. 이런 달을 색연필로 스케치해 두면 상당히 가치있는 자료가 된다.

사진촬영법

월식을 사진촬영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연출해 볼 수 있다. 망원경을 이용해 식이 진행중인 달을 하나하나 촬영하거나, 카메라 렌즈에 식이 진행되는 달의 모습을 연속적으로 담는 다중촬영을 할 수 있다. 지구의 그림자를 촬영하는 경우와 식 도중의 달을 추적촬영하는 방법도 있다.
촬영 방법은 평소의 달을 찍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단지 식이 진행됨에 따라 시시시각으로 변하는 밝기를 감안해 노출시간을 적절히 변경해준면 된다.

⑥달 탐사연보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 달은 인류의 탐구심을 끊임없이 자극해 왔다. 1959년부터 소련은 루나, 존드계획을 통해 지금까지 40여 차례의 유무인 달 탐사를 실시했다. 미국은 60년대 레인저를 시작으로 서베이어, 루나오비터 등의 무인 달 탐사와 아폴로계획에 의한 유인 달 탐사를 실시했다.
 

달에 도착한 아폴로11호의 우주비행사 암스트롱.


⑦맬의 달 무인탐사에서 인류정착까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달은 지구에 가장 가깝고 특수한 환경을 지녀 우주를 향한 전전기지와 우주식민지의 첫번째 후보로 꼽힌다.

달은 중력이 지구에 비해 6분의1밖에 안돼 달 표면에 생산거점을 건설하면,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우주공간에 물자를 실어나를 수 있다. 그 결과 달에서는 지구에서 보다 중력을 탈출하는데 드는 로켓비용이 훨씬 절감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개발계획에 따르면▶무인탐사에 의해 달을 관측하는 단계▶달에 인류가 거주하는 단계▶인류가 상주하면서 자원을 활용하는 단계▶인류가 정착하는 단계를 거쳐 달을 개발하는 것으로 돼 있다.

무인탐사단계는 원격조정 기술실험, 월면차 개발, 기지선정, 토양분석을 통한 자원분포지도를 만든다. 인류가 거주하는 초기에는 며칠씩 계속되는 달의 낮기간 동안만 거주하고 나중에는 주야가 바뀌는 1개월 이상 거주하게 된다. 달은 자전주기가 30일 정도로 낮과 밤이 바뀌는 주기가 30일이다. 달 기지에는 지름4-5m, 길이15m 정도의 원통형 거주동과 실험동, 식물동이 갖추어 진다. 이 때까지 모든 식량은 지구에서 수송된다. 자원채굴을 위한 공장도 건설될 것이다.

1백명 이상이 거주하는 시대가 되면 모든 생활용품을 달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10만k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하는 원자로가 가동된다. 달기지는 점차 우주도시로 변하고 만든 첨단 제품들을 지구로 수출하기에 이른다.

달에는 대기가 없고 지진도 미약하므로 중력파 측정장치나 간섭망원경을 설치해 지구상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연구를 할 수 있다. 대기가 없는 곳에서 망원경의 분해능은 크기에 비례하기 때문에 거대한 망원경을 설치하면 지구에서는 불가능한 정밀 관측을 할 수 있다. 지구에서는 대기로 인해 저주파, 적외선, 자외선, X선, 감마선 관측이 어렵지만 달에서는 가능하다.

달 표면에는 연평균 3천번 정동의 약한 지진만이 발생한다. 때문에 지면의 안정성이 크게 요구되는 중력파 측정장비나 저주파 영역의 간섭계를 설치하면 효과적이다. 지구에서는 이런 지진이 연평균 10만번 정도 발생한다.

특히 크레이터 안의 그늘진 곳이나 태양 반대쪽 면은 온도가 낮다. 이런 환경은 수신기뿐만 아니라 주변기기까지 저온의 냉각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적외선 망원경시설에 이상적이다.

지구는 요술쟁이 월식때도 달이 보인다

개기월식 때 한순간 신비한 현상이 나타난다. 지구 그림자에 보이지 않던 달이 보이는 것이다. 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름달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 때의 달은 여느 때처럼 노란 빛이 아니라 붉은 빛을 띠고 있다.

월식이 진행될 때 지구의 그림자로 가려진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은 지구 그림자에 점점 더 먹혀서 마치 초승달과 같은 모습이 된다. 그리고 개기월식 직전에는 달의 끄트머리만 겨우 보인다. 그러나 완전 개기월식이 되면 다시 보름달을 볼 수 있다.

이 신비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으면서도 태양빛을 미약하나마 받기 때문이다. 그 빛은 어떻게 왔을까? 답은 바로 지구의 대기에 있다.

달은 월식 때 지구가 태양빛을 가로막아 빛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지구의 대기를 통과한 태양빛은 대기에 의해 굴절된다. 이 때 굴절된 태양빛 중 일부가 달에 닿아 달이 보이는 것이다. 다만 빛의 양이 적으므로 달은 흐릿한 붉은 빛을 띤다.
 

199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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