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하이엔드 오디오에 도전 테크노뱅크대표 김영안
"기업에 들어가 스스로 기획하고 일을 책임지고 제품을 개발할 위치가 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또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벤처기업의 장점은 만들고 싶은 제품을 직접 기획해서 개발하는 것이라고 김영안 사장은 말한다.
대학시절부터 벤처기업 창업을 꿈꿨던 김사장은 체계적인 준비를 했다. 우선 대기업에 들어가 병역문제를 해결했다. 5년간 그곳에 머무는 동안 자신이 개발해야 할 제품에 대한 디자인을 마쳤다. 병영문제가 해결되자 그는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95년 4월 '테크노뱅크'라는 벤처기업을 만들었다.
김사장은 우선 자본을 만들기 위해 삼성종합기술원, KAIST 인공위성센터, 전자통신연구원으로부터 용역을 받았다. 그가 개발한 제품은 과학위성인 우리별 3호 테스트 장비와 ATM 관련 장비들이었다. 지난해에는 그 덕분에 1억원을 벌었다. 올해 사업은 디지털 인공위성방송 시스템중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발생시켜주는 위성방송 전송장비를 개발하는 일이다. 이로 인해 올해 목표한 5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듯 하다. 김사장이 경영하는 테크노뱅크의 직원은 고작 3명. 김사장과 아르바이트로 참여하는 KAIST 박사과정 후배 2명이다. 그런데 김사장의 벤처꿈은 다른 데 있다. 그는 음악광이다. 재즈 피아노, 디지털 신시사이저, 컴퓨터 뮤직 등은 수준급이라고 한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길러온 취미와 꿈이 아울어진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엔드 오디오 개발에 나선 것이다. 하이엔드 오디오란 쉽게 말해 '부르는 게 값'인 최고급의 오디오다.
1차로 그는 하이엔드 스피커를 만들었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탄노이 스피커는 1천만원을 호가한다.
"내가 마든 스피커는 첼로나 콘드라베이스와 같은 현악기 소리를 매우 정교하게 재현한다. 악기의 모양에서 발생하는 자연공명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미 만든 시제품은 미국의 JNL과 알텍, 그리고 영국의 탄노이 등 낼라 하는 세계적인 스피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김사장은 자신의 스피커 설계도를 보여주면서 선진국에 특허를 출원중이라 시제품을 보여주지 못해 못내 미안해 했다.
그는 이미 대기업에서 마케팅제휴를 받았다면서 국제시장에서 자신이 만든 제품이 1등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가 만든 제품은 스피커라기 보다는 악기에 가깝다. A양도 그렇고 소리도 그렇다. 보통의 스피커는 듣는 위치와 거리에 따라 소리가 다르다. 그러나 내가 만든 제품은 악기와 마찬가지로 듣는 위치와 거리에 관계없이 소리가 균일하다." 김사장은 머지 않아 마니아들에게 최고급 오디오를 선사한다는 점과 우리나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세계최고급 오디오 시장에 도전한다는 것을 큰 자랑으로 삼는다.
세계 인터넷 게임 시장에 도전 (주)태울 이사 조현태
"대학 때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6명의 학우들과 함께 일반 기업에서 추진하는 개발사업에 참여한 것이 지금 태울의 모태가 됐다." 조현태 이사는 벤처기업 경영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대학 때의 개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94년 회사를 설립해 95년 5억원, 96년 1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97년에는 25억원을 올릴 계획이라는 태울은 결코 만만하게 볼 기업이 아니다. 더욱이 올해 순이익은 6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이게 벤처기업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직원은 28명. 이가운데 석사 졸업자는 20%. 이 가운데 석사 졸업자는 20%정도이고, 나머지는 학부 졸업생이거나 아르바이트 학생들이었다.
태울의 주 수입은 인트라넷. 인터넷을 이용해 기업 내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 태울은 그 동안 전자통신연구소(ETRI), LG화학 연구소, LG화학 여천공단에 인트라넷을 구축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꿈은 인터넷 게임시장을 장악하는 데 있다. 인터넷 상에서 즐기는 온라인 게임인 인터넷 게임은 미래의 멀티미디어 사업으로 매우 전망이 밝다. 더구나 아직까지 무주공산(無主空山)이고, 우리의 기술력으로 도전할 만한 세계시장이기도 하다.
태울이 지금까지 개발한 인터넷 게임으론 영웅문, 파운데이션이 있다. 이들 제품은 무협지와 아시모프 SF소설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만큼 쉽게 호감이 간다. 도 기술력은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세가를 놀라게 할 정도다. 현재 태울에서는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가상게임공원을 구축 중이다. 세계 각국에서 만든 모든 게임을 이곳에 들어오면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기업 규모로 크려면 많은 돈이 들텐데 어디서 벤처자본을 구했냐"는 질문에, 조이사는 정부와 창업투자회사를 이용한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부로부터 8억원, 대전시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 또 창업투자회사로부터 자본금에 10%에 해당하는 2억원을 받았다" 그가 비결이라고 말한 뜻을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정보통신부로부터 지원을 받게 된 것은 인터넷 게임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때문이다. 결국 돈도 받았지만, 정책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또 대전시에서 받은 돈은 테크노시티를 추구하는 대전시의 후원을 받는 셈이다. 창업투자회사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벤처기업의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한 것이었다. 결국 태울은 정부의 시책을 잘 이용한 결과 큰 어려움 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다 조현태이사는 "깨끗한 외부 자본을 이용하다보니 회사를 운영할 때 생기는 지분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태울의 신입사원 연봉은 2천 1백만원-1천8백만원선, 이는 1천8백만원-1천2백만원 선인 일반 기업보다 높다. 게다가 6개월마다 성과급을 얹어준다. 또한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특징인 자율 출퇴근, 팀운영제 등 강제성이 없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은 점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초창기에 용역에 매달려 기력을 쇠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디어와 기술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조현태이사는 태울의 성공요인을 이렇게 말했다.
교육용 멀티미디어 시장에 도전 (주)아이시티 대표 손영철
"올해 매출은 10억-15억원을 내다본다. 내년에는 스톡옵션을 실시하고 앞으로 3년 내에 코스닥에 진입할 예정이다. 매출이 1백억원 정도면 가능하지 않겠는가" 아이시티(information CITY) 손영철 사장의 포부는 매우 당찼다.
코스닥(KOSDAQ)이란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장외시장으로 증권시장보다 등록이 까다롭지 않다. 이 곳에 진입하면 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벤처기업에겐 큰 돈줄이 된다. 스톡옵션은 회사의 임직원이 저려만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보상체계다. 그러므로 스톡옵션이 실시되고 코스닥시장에 등록해 주가가 뛰면 벤처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돈방석에 오른다. 벤처기업에서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바든 사람들은 바로 이런 경우다.
손사장은 전형적인 엔지니어의 끼를 갖춘 사람이다. 목공소를 운영했던 집 분위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무엇이든 만들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림을 그려도 설계도를 그렸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꿈을 키우기 위해 실업고를 진학했고, 삼수를 거치면서 어렵다는 과기대에 입학했다. 뭔가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다. "나의 꿈은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공부에 전념해야할 대학시절을 제품을 만드는 일로 보내게 됐다. 물론 교수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야 했다. 대학시절부터 시작한 장사는 솔솔 재미가 붙었고, 셈틀이라는 동아리 친구들이 뜻을 같이 하게 됐다."
94년 4월 손사장은 아이시티 전신인 셈틀리서치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당시 손사장을 비롯해 4명의 직원들은 모두 학생이었다. 셈틀리서치는 대기업으로부터 개발 용역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지만, 학생 신분 때문에 겪는 사회적 제약을 감수해야 했다. 96년 3월 드디어 학생신분에서 벗어난 셈틀리서치는 아이시티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금까지 아이시티가 개발한 것들을 살펴보면 산업용 유도 전동기 컨트롤러, 원격 제어용 모뎀, 터치 스크린 제어형 성형 사출기 컨트롤로 등의 하드웨어와 한국인력관리공단에 납품한 정보처리 기능사 실기시험 운용 프로그램, 웹 브라우저, 학습용 멀티미디어 등의 소프트웨어가 있다.
아이시티의 꿈은 무엇보다 좋은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한다. 단기적으로는 어린이용 웹브라우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에는 어린이용 웹브라우저가 굳이 필요 없다. 조기 교육으로 인터넷에 친숙하고, 언어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한동안 키즈넷 바람이 불었지만 언어와 불편한 웹 브라우저 때문에 그리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아이시티가 어린이용 웹브라우저를 개발한 것은 많은 장점을 지닌 인터넷을 어린이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데 있다. "그동안 삼성 홈백과, 삼성, 훈민정음 등을 만들면서 착실하게 쌓은 교육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또 인트라넷 경험도 있다. 그리고 교육시장은 넓고, 의미도 때문에 뛰어들었다."고 손사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다른 곳에서 한푼도 받지 않고 성장해온 아이시티는 7명의 직언(2명은 아르바이트)이 똘똘 뭉쳐있다.
인트라넷 시장 제패 노린다 테크누리 대표 황성규
"KAIST에 입학한 동기들은 대부분 학문에 뜻을 뒀다. 그러나 기술로 이윤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창업했다. 그런데 보기 좋게 실패했다. 세상물정을 너무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
과기대 출신으로는 제일 먼저 사업에 뛰어든 황성규 사장은 대학시절 룸메이트와 의기투합해 사업을 시작했다. 기술로 일류기업을 이루겠다는 꿈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90년 학교·학원 수업시간 배정 프로그램 개발, 91년 교육용 피드백 시스템 개발, 92년 비디오-가라오케 개발, 93년 전화 컨트롤러 개발과 국토관리청 컴퓨터시스템 개발, 94년 미디 시스템 개발과 원격제어기 특허 획득 등 많은 프로그램과 하드웨어를 개발했다. 하지만 용역에 의존했던 사업은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뜻을 모았던 친구들과 다음을 약속하며 헤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황사장이 다시 일어선 것은 96년. 탄탄한 기술력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테크누리의 사업 분야는 가상현실, PC통신, 웹브라우저, 인트라넷 등으로 미래의 멀티미디어 산업을 이끄는 분야. 비록 아직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지만 전망은 매우 밝다. 체계적인 준비와 우수 인력을 유치한 테크누리는 정보통신부, 한국통신, 한국전자통신연구소로부터 유망 중소정보통신업체로 선정되고, 병역특례업체로 지정되는 등 사업과 기술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 점은 벤처기업이 대부분 겪는 첨단 기술 습득, 자본유치, 그리고 우수인력 확보를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다리가 됐다.
특히 테크누리가 역점을 두는 사업은 인트라넷 부분,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게 클 뿐 아니라, 많은 기업에게 값싸고 편리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주는 보람도 있다. 테크누리는 자신이 개발한 'Q-intra'를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자신있게 권한다. 이 밖에 '오디세이'라는 웹브라우저도 전략 상품.
황사장의 벤처기업 경영철학은 인재 제일이다. 벤처기업은 모험적이고, 위험부담이 많기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 끈끈한 유대가 있어야 한다. 또 우수한 인력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은 곧 사업을 안하겠다는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황사장은 인재에 관한 한 모든 것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얼마 있으면 테크누리의 직원들은 스톡옵션으로 높은 연봉을 받게 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