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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KAIST학생설문/ 벤처기업에 도전하시겠습니까?

지난 5월 과학동아는 KAIST에 재학 중인 2백80명(학부과정 82명, 석사과정 1백5명, 박사과정 93명)을 대상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벤처기업을 창업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아이디어가 바탕이 돼야 한다. 따라서 이공계 학생들이 벤처기업을 창업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이번 KAIST 학생 설문은 벤처기업에 대한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1. 벤처기업에 관한 관심 정도 56%창업 생각한 적 있다.


KAIST는 1971년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동안 KAIST에서 배출된 고급 과학기술 인력(박사 2천8백64명, 석사 만2백75명, 학사 3천6백15명)의 대부분은 대학, 연구소 등으로 진출했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까.

이번 KAIST 학생 설문에서는 56%가 벤처기업을 직접 창업하겠다는 생각을 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학부과정 57%, 석사과정 53%, 박사과정 57%로 학생의 처지에 관계없이 비슷한 결과를 보여다. 또 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도 37%에 이르렀다. 이 결과 역시 학사과정 37%, 석사과정 38%, 박사과정36%로 비슷한 결과를 보여 벤처기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꾸준하게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벤처기업을 창업한다면 82% 동업희망

KAIST 학생들은 어떤 분야의 벤처기업을 꿈꿀까. 이번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컴퓨터 분야(27%), 전자분야(29%), 기계분야(20%)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학부과정 학생들은 컴퓨터 분야(35%)에, 석사과정 학생들은 전자분야(42%)에 높은 관심을 보인 반면, 박사과정 학생들은 컴퓨터, 전자, 기계분야에 고른 관심을 보였다.

사업은 동업하지 말고 혼자하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동업이 어렵다는 말이다. 이런 논리가 벤처기업에도 적용될까. 이번 설문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무기로 출발하는 벤처기업은 분명 예외가 돼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의 82%가 동업을 희망하고, 혼자 하겠다는 사람은 6%에 그쳤다. 벤처기업이 무엇보다 질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이를 혼자 감당하기엔 힘들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82%동업 희망.


3. 벤처기업 창업시 가장 중용한 것 56%가 아이디어 중시

사업은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KAIST 학생들은 벤처기업을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아이템)라고 말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이디어(아이템)가 56%로 가장 많았고, 벤처정신이 15%로 그 다음을 이었다. 그러나 자본(9%), 개발기술(8%), 정부의 지원(6%), 동지(5%) 등은 10%를 넘지 못했다. 벤처기업 창업시 어느 요소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특히 적절한 아이템 선정과 벤처정신이 요구된다고 보는 것이다. 기타 의견으로 제시된 적절한 타이밍, 대기업과 경쟁하지 않는 틈새시장 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4. 벤처기업 육성 필요한가 85% 경제회복과 국가 경쟁력 고양에 도움

최근 정부, 정당, 기업, 학교, 지방자치단체 등 많은 곳에서 벤처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침체된 한국경제를 회복하는데 벤처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벤처기업 육성은 일시적인 바람일 뿐 근본적으로 한국경제를 살리는데는 큰 EDNA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많은 KAIST 학생들은 벤처기업이 경제 회복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45%의 학생들은 한국경제를 살리는데 벤처기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대답했고, 40%의 학생들은 한국 경제를 살리는 열쇠라고 보진 않지만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이와 반면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14%에 그쳤다.
 

85%경제회복과 국가 경쟁력 고양에 도움.


5. 벤처기업 최대의 걸림돌 41% 정부 꼽아

증권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기업의 당기순이익은 23.9% 감소한 반면, 벤처기업의 당기순이익은 29.2%가 증가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벤처기업은 성장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벤처기업을 하는데 최대 걸림돌은 다름 아닌 정부였다. KAIST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정부의 지원이 적고 규제가 심해 벤처기업을 창업하기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또 23%는 금리가 높고 자본조달이 어렵다는 점을, 16%는 한국 시장이 좁아 판로가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소수 의견으로 제시된 것들 역시 귀담아 들을 만하다. 벤처기업이 힘들기 때문에 좋은 인력이 오지 않는다는 점 7%,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어렵다는 점 6%,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부족 5% 등 벤처기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동의할 만한 내용들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벤처기업 종사자에 대한 병역 등의 혜택이 적고, 정부가 보유한 기술이 잘 이전되지 않으며, 기술을 자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들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이밖에 문항과 관계없이 적어낸 의견들을 살펴보면 국산화에 대한 불신 풍조와 이로 인한 자생력을 갖기 어려운 환경, 대기업의 횡포 등을 벤처기업의 걸림돌로 꼽고 있다.
 

41%정부 꼽아.


6. 벤처기업 육성에 가장 필요한 것 36% 기술을 자본으로 인정하기를 바래

벤처기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진 것은 아이디어와 기술뿐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렵사리 구한 돈이 주전(主戰) 자리를 꿰차는 일이 허다하다. 많은 벤처기업가 선배를 둔 KAIST 학생들은 벤처기업 육서에 진정 필요한 것은 앞서 걸림돌 1위로 뽑은 정부의 지원 부족과 규제의 문제를 푸는 일보다 무형의 자산(기술 등)을 자본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라고 보았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36%가 기술을 자본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시급하다고 대답했고, 그 다음으로 25%가 정부의 지원과 규제 철폐를 들었다. 나머지 20%의 응답자들은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져 자본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랐고, 14%는 인재 개발과 기술 지원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벤처단지 조성과 판로 개척에는 각각 2%, 3%의 응답자 밖에 없었다.

7. 벤처기업 지원 얼마나 해야 하나 73% 지속적인 지원 필요

벤처기업이 처음 미국에서 태동할 때는 냉혹한 시장경제 상황 속이었다. 그래서 일부에선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파행적인 모습만 보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경제 상황에서 벤처기업은 어떻게 육성하는 것이 좋을가. 시장경제일까. 아니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까.

여기에 대해 KAIST 학생들은 97%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중 73%는 지속적인 지원이. 그리고 24%는 단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지원해선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은 3%에 그쳤다. 많은 학생들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80%의 응답자는 재벌, 정부 주도의 한국 경제 상황을 지원이 필요한 이유로 들었고, 18%는 세계수준과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특수상황이 세계와의 경쟁력 확보보다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뜻한다.

8. 세계적인 벤처기업가 한국에서 언제 나오나 2010년 내 46%에 그쳐

벤처기업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빌 게이츠는 신화와 같은 존재다. 빌 게이츠와 같이 세계적으로 성공한 벤처기업가가 한국에서 언제쯤 탄생할까. 여기에 대해 KAIST학생들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2000년 내에 가능하다고 보는 응답자는 5%,2010년 내에 가능하다고 보는 응답자는 46%, 나머지 54%는 2010년 내에는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과정별로 가장 많은 응답자의 의견을 보면 학부과정은 2020년 내(36%), 석사과정은 힘들다고 봄(34%), 박사과정은 2010년 내(31%)를 나타내박사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199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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