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판 직물 플라스틱 등의 접착제로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는 겨울철에 실내를 밀폐시킬 경우 큰 문제점을 야기한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사람의 일생 가운데 약 80%는 실내에서 보낸다고 한다. 하루중 잠자는 시간은 물론, 직장에서 근무하는 시간도 대개는 실내인 경우가 많다. 더구나 가정주부나 어린아이, 노약자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가정에서 머물고 있다.
이처럼 일생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내공기의 오염문제에는 무관심한 게 우리의 실정이다. 특히 겨울철은 실내오염이 가장 심한 때이므로 그 어느 때보다도 주의를 요하고 있다. 대기오염보다도 훨씬 중요하고 심각한 실내오염의 현황과 대책을 알아본다.
실내공기오염원과 오염물질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근원은 여러 종류가 있으나 흔히 사람들이 생활하는 실내를 대상으로 크게 분류하면 ▲ 연료의 연소 ▲ 담배연기 ▲ 건축자재 ▲ 기계 ▲ 기타장식, 의복, 화장실 등을 들 수 있다.
흔히 사용되는 연료로는 연탄 석유 도시개스 및 마른나무가 있는데 도시에서는 연탄난로와 석유난로를 실내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어 연탄개스로 알려진 일산화탄소(CO)와 아황산개스(SO₂)등이 배출된다.(표1)은 필자 등이 조사한 몇곳의 일산화탄소와 아황산개스의 농도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실내공기오염물질에 대한 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으므로 환경청에서 제정한 환경기준에 적용해보면 아황산개스의 기준치 0.05ppm에 비교하여 기준치이상으로 농도가 높은 곳이 많이 나타났다. 즉, (표1)에 의하면 아황산개스의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시장으로 각각의 상점들이 석유난로와 연탄난로를 배기시설이 없이 사용, 0.24~1.88ppm의 아황산개스가 검출되었다. 이 농도는 환경기준치에 비하여 4.8~37.6배나 높은 수치로 실내공기가 대단히 나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산화탄소의 환경기준은 20ppm임에 비하여 당구장에서는 최고 36pm이 검출되었고 간이식당에서는 최고 35ppm이 나타나 환경기준을 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가정에서는 대부분 도시개스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와 같이 커다란 문제는 없으나 가스레인지 오븐과 같은 것은 배기굴뚝이 없으므로 연소개스가 실내를 오염시키고 있다. 연소시 발생되는 개스는 일산화탄소와 아황산개스 이외에 질소산화물탄산개스 먼지 등이 함께 포함된다.
간접흡연이 더 무서운 담배연기
담배연기에는 우리 건강에 해로운 성분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들 유해성분 가운데는 니코틴 벤조파이렌 아닐린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 여러 성분들이 담배로부터 방출된다. 담배연기는 두가지 종류로 구분하는데 그중 하나는 직접흡연(mainstream)이고 다른하나는 간접흡연(sidestream)이다. 직접흡연은 담배 피우는 사람이 필터를 통하여 마시는 연기이고 간접흡연은 흡연장가 직접흡연하지 않을 때 나오는 연기를 말한다. 다음에 직접흡연과 간접흡연과의 관계를 표시하였다.
▲담배1개 연소시간…12분(720초)
〃 흡입회수(8~10회)…30초
▲흡연자의 직접흡연시간(%)=$\frac{30}{720}$×100=4.1%
▲비흡연자의 간접흡연시간(%)=100-4.1%=95.9%
즉 담배 1개를 모두 피우는 데는 12분이 소요된다. 그런데 보통 흡입회수는 8~10회로서 이때 소요되는 시간은 30 초 정도이므로 흡연자가 직접흡연하는 시간은 4.1% 뿐이고 나머지 95.9%는 간접흡연으로서 주위사람에게 연기를 마시게 하고 있다.
또한 직접흡연자는 흡입시 비교적 완전 연소된 연기를 마시게 되며 또한 담배필터를 통과하므로 많은 유해성분들이 제거되게 된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간접흡연자는 유해성분이 많은 불완전연소된 연기를 필터를 통과함도 없이 마시게 되므로 실제로는 담배를 직접 피우는 사람보다 더욱 나쁜 연기를많이 마시게 된다.
(표2)는 직접흡연과 간접흡연의 연기중 성분을 비교한 것으로서 11종류의 성분함량을 비교한 결과 간접흡연의 연기중에 유해성분들이 훨씬 많이 있음을 보여준다.
담배연기에서 배출되는 물질가운데 먼지에 해당되는 부유분진(浮遊粉塵)이 있다. 분진은 크기에 따라 다시 세분화되는데 분진의 입자가 0.5~5μ(마이크론, ㎜의 1천분의 1)되는 분진은 사람이 호흡할 때 폐(肺)까지 들어가 그곳에 머물면서 때로는 유해작용을 일으킨다.
폐에 들어간 분진가운데 체액에 녹을 수 있는 성분은 폐혈관에 들어가 혈액순환과 함께 각 조직에 머물게 되거나 체외로 배설되고, 체액에 녹지 않는 분진은 계속 폐에 축적되면서 진폐증을 일으키게 된다. 진폐증이란 고체의 작은 입자가 폐에 들어가 폐세포를 자극, 폐에 섬유상물질이 증식하여 호흡곤란이 일어나는 증상이다.
(그림1)은 실내에서 흡연자의 유무와 숫자를 실외공기중의 흡입성 분진과의 관계를 비교한 그림으로서 실내흡연자가 1명 이상일 때 실외공기보다 흡입성 분진량이 많음을 보여준다. 이 그림에서 흡연자가 없을 경우에는 실외공기중 흡입성 분진량이 훨씬 증가함을 알 수 있으며 계절별로 관찰하면 겨울철에 흡입성 분진량이 많이 나타나는것을 알 수 있다.
(표3)은 우리나라의 몇곳 실내에서 채취한 흡입성 분진량으로서 외국에서 설정한 기준인 2.0mg/㎥에 비하여 최고로 많이 검출된 수위실에서는 약 8배정도나 검출되었다. 이와 같이 많은 양이 검출되는 이유는 담배연기도 원인이 되겠으나 석유난로와 연탄난로의 구조상 배기개스가 새어나오는 틈이 있다는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되며 배기연통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석면 포름알데히드 등 건축자재도 오염원
다음은 건축자재에서 유출되는 실내공기 오염물질에 대하여 알아보자. 여기에서 문제시되는 오염물질은 석면,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이다. 석면은 천연적으로 산출되는 규산염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석면중 약 68%는 마루바닥(floor tile), 석면시멘트, 천정 등에 이용되고 약 6%는 방음목적으로 이용된다.
석면이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이유로는 첫째 불에 타지 않으므로 인화방지제로 좋고, 방음의 효과가 있으며, 화학적으로 안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 20년전부터 석면섬유가 폐에 들어가 석면폐증을 일으키며 또한 폐암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발표된 이후에는 미국내에 산재한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실과 일반 사무실내 건축자재중 석면성분이 들어 있는 것은 모두 철거하거나 강력한 접착제로 밀봉시켰다.
과거 석면을 원료로 하여 방직 선박 공기차단 등의 실내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가운데 기관지계의 암, 늑막 및 복막에 악성 종양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미국과 영국의 사무실과 공공건물 및 거주지에서 80,000섬유/㎥이상의 석면이 검출되었으며 산업장에서는 ${10}^{8}$~${10}^{9}$섬유/㎥농도의 석면이발견된 경우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석면에 노출되면 15년~20년후에 암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므로 사전예방대책이 필요하다. 실내공기중 석면섬유로 오염되는 경우는 석면으로 된 건축자재에서부터 석면섬유가 떨어지는 경우와 접촉, 충격 및 석면섬유를 천정이나 벽에 밀봉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데, 건축자재에서 석면이 떨어지는 이유로는 접착제의 분해, 건물의 진동, 습도의 변화, 실내의 바람 등이 원인이 된다.
포름알데히드는 우리 실내환경 가운데 자주 접촉하는 화학물질로서 예를 들면 화장품, 화장실용 휴지,식품포장지의 방부제로 사용되고, 가장 많이 이용되는 곳은 합성수지 제조분야이다. 이들 제품은 합판직물 플라스틱 등의 접착제로 사용돼 실내환경에 노출된다. 특히 에너지 절약을 위하여 겨울철에 실내를 밀폐시키는 경우 위의 접착제에서 배출되는 포름알데히드는 커다란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포름알데히드는 소독 및 방부제로 널리 사용되는 약품으로 합성섬유를 판매하는 시장에서도 많이 방출돼 눈과 기도를 자극한다. 포름알데히드를 흡입하면 두통이나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고 상기도에 심한 자극을 주어 사망하게 된다. 피부에 닿으면 자극을 주며 16~30ppm의 농도에서는 얼굴과 목에 붉은반점을 일으키는 피부병을 유발한다. 서울 동대문시장내 포목점에서 실험한 결과 최저 0.05ppm, 최고 0.16ppm이 검출되었고 남대문시장의 포목점에서는 최저 0.01ppm, 최고 0.19ppm이 검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라돈(radon)에 대하여 상세한 지식이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외국에서는 라돈이 실내공기 오염물질로 중요시되고 있다. 라돈은 방사성물질인 라 듐 (radium)―226이 분해된 것으로 반감기는 3.8일이고 알파입자를 방출하지만 화학적으로는 불활성이다.여러 종류의 흙과 벽돌,건축자재 등에도 라돈이 함유되어 있다.
사무용기계 가운데 복사기에서 오존(O₃)이 발생되는데 이것은 기관지의 점막과 폐조직을 자극하여 호흡작용에 나쁜 영향을 준다. 기타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물질들로서는 실내장식 접착제 페인트 오락기구등에서 유기용제가 유출돼 나오며 실내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옷이나 이불 등에서 먼지가 발생된다.
연탄개스와 악취도 문제
우리나라에 있어서 실내공기의 문제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무엇보다도 크게 문제시되는 것은 연탄 및 석유를 이용하는 난방과 음식을 조리하는 데서 배출되는 유해개스 및 먼지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연탄을 난방으로 사용하다가 일산화탄소(CO)에 의하여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매년 5백여명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같은 사실은 세계에서 단일개스에 의한 사망자수로 1위를 차지할 것이다.
한편 연통없는 석유난로를 사용하는 지하상가 사무실 서비스업소 등에서는 악취와 아황산개스 등의 냄새가 심하고 탄화수소화 합물 및 분진의 양도 대단히 많이 배출된다. 물질이 연소할 때는 질소산화물인 이산화질소(NO₂)가 발생하는데 석유난로를 사용하는 실내중 이산화질소의 농도는 0.03~0.28ppm이었고 연탄난로를 사용하는 실내에서는 0.01~0.13ppm으로서 환경기준인 0.05ppm보다도 훨씬 높은 농도였다.
악취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냄새의 총칭이다. 이것은 불쾌감 이외에 식욕부진, 구토증상 불안감불면 감정의 동요, 일시적인 혈압상승, 작업능률의 저하 등의 영향을 준다. 실내환경중에는 여러 종류의 악취가 있겠으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악취는 화장실의 암모니아 악취일 것이다.
화장실에 악취가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 가운데 단백질이 위에 들어갈 경우 소화되면서 분해, 암모니아(NH₃)가 오줌으로 배설되기 때문. 서울시내 화장실을 대상으로 암모니아농도를 측정한 결과 수세식화장실보다 재래식화장실에서 암모니아의 악취가 약 8배 이상 더 많이 검출되었다. 또 깨끗하여야 될 식당 및 제과점에서도 총평균 3.92ppm이 검출되었고 가장 많이 검출된 곳은 가정집으로 8.96ppm이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실내공기중 암모니아에 대한 기준설정이 돼있지 않으므로 이 조사결과가 어떠한 한계를 표시하지는 않으나 암모니아농도가 3ppm을 초과할 경우 심한 악취를 느낄 수 있었다.
실내공기 오염의 대책
위에서 기술한 사항들을 생각할때 실내 공기오염의 심각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실내공기오염물질이 축적되는 과정을 공식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실내공기오염물질의 축적=[(실외로부터 들어온 오염물질)-(실외로 나가는 오염물질)]+[(실내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실내에서 제거되는 오염물질)]
선진국에서는 위의 공식가운데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오염물질이 주로 문제시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실내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이 더욱 문제시되고 있다. 실내에서 발생된 오염물질을 실외로 배출시키는 방법이 가장 간편한 해결책이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주 환기를 시키는 일은 귀찮은 일이며 실시하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실내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책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같은 목적하에 필자는 다음과 같은 대책을 제안하고 싶다.
①국소난방시 사용되는 연통없는 난로는 유해개스 발생여부를 표시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조심성을 갖게 할 것.
②연통있는 난로는 제작시 정교히 만들어 연소개스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할 것.
③실내에서 담배피우는 것을 삼가할 것.
④실내건축자재중 포름알데히드와 석면등이 방출되는지를 확인할 것.
⑤실내공기의 기준 및 서비스업소에 대한 환경기준을 제정하고 실내를 관장하는 부서를 신설할 것(실외공기는 환경청, 작업장내 공기는 노동부가 관장하고 있으나 실내공기는 방치돼 있는 상태다).
⑥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화장실은 반드시 수세식으로 바꾸고 관리를 철저히 할 것.
⑦거국적으로 국소난방을 서서히 중앙난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것.
⑧환기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자주 실시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