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자신을 남성이라고 속인 한 여성이 인터넷에서 여성을 만나 결혼까지 한 황당한 사건이 지난 5월 17일 CNN 뉴스에 보도됐다.
‘피해’를 입은 여성은 버지니아주에 사는 24세의 마가렛 헌터. 그녀는 1995년 가을 인터넷에서 통신을 하던 중 26세의 ‘홀리 앤 그로브’라는 여성을 만났다. 그러나 그로브는 자신을 ‘손 웨슬리 제임슨 그로브’라는 이름의 남성이라 소개했다. 또 자신은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는 제트족(제트 여객기로 세계를 돌아 다니는 상류족)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단지 호기심에 끌렸던 헌터는 오랜 대화 끝에 그로브가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판단, 결혼을 생각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로브는 남장을 하고 헌터를 만났다. 가슴을 가리기 위해 붕대로 감고 자동차 사고로 늑골이 부러졌다고 속였다.
한편 헌터는 그로브의 병세가 심해지지도 않고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는 것 같아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로브의 부모가 그로브를 ‘손’이라고 부르지 않고 ‘홀리’라고 부르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결국 헌터는 그로브의 출생증명서를 보고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결혼생활 4개월만의 일이었다.
헌터는 그로브를 법원에 고소했으며, 법원은 헌터에게 26만4천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결혼식 비용 1만4천달러를 포함한 액수였다. 헌터는 이번 판결이 "인터넷을 악용하는 사람에게 강한 경고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