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의 뇌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까? 사회과학에서는 인간과 동물은 주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인 가치비교를 통해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설명한다. 뉴욕대학의 마이클 플라트와 폴 글림셔는 7월 15일자 ‘네이처’지를 통해 원숭이의 뇌에서 일어난 의사 결정 기작은 사회과학적 설명과 비슷하게 선택을 통해 일어난다는 증거를 발표했다. 이는 동물의 복잡하고도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생물학적 기작으로 설명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초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지금까지 대뇌피질은 시각적 신호를 눈동자의 운동으로 전환시키는 중추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대뇌피질은 단순한 반사를 통해 운동을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피질내의 뉴런이 선택의 결과로 기대되는 보상의 양에 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 발견됐다. 이 뉴런의 활동도가 동물이 그 행동에 두고있는 가치의 정도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원숭이로 하여금 어두운 배경에서 반짝이는 두 개의 전등 중 하나를 쳐다보도록 함으로써 자유로운 선택 과정을 거치게 해 뉴런의 활동도를 측정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원숭이가 두 개의 전등 중 특정한 하나의 전등을 선택하면 상으로 주스를 주었고 다른 것을 바라보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두번째에는 두 전등 모두 주스를 주었으나 양을 달리 했다. 그 결과 행동수준에서 나타난 원숭이들의 선택과 뉴런 수준에서 기록한 뇌의 활동도가 모두 주스가 주어질 가능성과 혹은 그 양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지금까지 단순한 ‘반사’개념으로 뇌의 ‘감각’과 ‘운동’부분을 구분짓던 기존의 신경생물학에서 벗어나 뇌의 상당한 부분이 주관적인 가치평가와 의사결정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