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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회의 장' 인터넷에 본격적인 돈바람이 불 것인가. 인터넷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유통혁명을 예고하는 온라인 홈쇼핑 등 돈을 벌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만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상공간에 돈이 흘러다니기 위해서는 아직도 적지 않은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
 

온라인 인터넷 쇼핑.


1. 전자 상거래 현황 인터넷 홈쇼핑, 유통업 천하통일 예약

'정보의 보고' 인터넷에 전자상거래(EC:Electronic Commerce) 열풍이 일고 있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인터넷에 뛰어들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이들은 21세기 비즈니스 전략 중 하나로 인터넷 상에서의 전자상거래를 꼽고 있다. 인터의 온라인 특성을 이용, 생산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온라인 홈쇼핑은 대리점 등의 중간 유통업체를 끼지 않아도 된다. 구매자의 안방까지 물건을 배달해 주는 직배체제만이 필요할 뿐이다. 미국의 메이시 등 굴지의 백화점조차도 "백화점 건물은 디스플레이 장소로 활용할 생각"이라며 기존 유통체제의 붕괴조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온라인 홈쇼핑은 소비자가 매장에 직접 나가지 않고 안방에서 컴퓨터 통신을 이용해 원하는 디자인과 가격대의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신종 유통산업이다. 컴퓨터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기 때문에 사고자 하는 품목의 모든 검색 및 주문이 쌍방향적이다. 이점이 일방적으로 보고 주문하는 케이블TV홈쇼핑과 다르다.

쇼핑하기 위해 길거리에 버려야 했던 시간도 아낄 수 있으며, 길게 줄을 늘어서거나 사람들에게 부대낄 필요도 없다. 게다가 주문 자체가 예약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므로 '없어서 못샀다'는 말은 더 이상 나올 까닭이 없다.

그러나 온라인 홈쇼핑의 진정한 매력은 편리함보다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는 '가격파괴'에 있다. 인터넷 상에 제품을 진열해놓고 즉석에서 주문을 받으므로 매장 운영비나 광고·홍보·인건비·유통마진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통한 종합적인 절감 효과는 판매가격을 낮추는데 반영된다.

한 전문가는 "대형 할인매장은 물품의 창고 역할을 하는 매장 부지를 확보하고 종업원 등을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상공간에 매장을 설치한 온라인 홈쇼핑과는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온라인 홈쇼핑은 앞으로 창고형 가격파괴 유통점을 가상공간 상으로 끌고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미국의 홈쇼핑 전문 케이블 방송인 QVC가 95년말 내놓은 통계는 온라인 홈쇼핑의 앞날을 읽는 근거를 마련해준다.이 회사는 각종 제품을 평균적으로 소비자 가격의 38% 이하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온라인 홈쇼핑이 본격화되면 가격 파괴율은 이보다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홈쇼핑은 단골 고객도 매우 효과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QVC의 자회사로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내에서 홈쇼핑 서비스를 운영 중인 온라인 홈쇼핑 유통채널 IQVC가 최근 내놓은 자료를 살펴보면 애프터서비스도 상당히 능동적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

IQVC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에게 그 회사의 제품을 산 소비자에 대한 저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제공했으며, 제품에 대한 불평이 담긴 전자메일이 날아오면 인근 지역의 서비스망을 통해 30분 이내에 출장서비스를 보내 신속하게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홈쇼핑이 반드시 인터넷 상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PC통신도 전통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나 서서히 온라인 홈쇼핑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한 때 '홈쇼핑 전문 PC통신'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 미국의 온라인서비스 프로디지(Prodigy)의 95년말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액의 52% 이상이 홈쇼핑과 온라인 광고로 채워져 있을 정도로 매우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94년말 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거래된 미국 내 홈쇼핑의 총외형은 2억2천40만 달러 규모. 올해에는 예상 거래액이 12억4천6백40만 달러에 이를 것이며, 2000년에 가서는 1백억달러 이상을 넘어서는등 평균82%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96년 말 이루어진 한 조사에 따르면 거의 1천5백만 미국 가정이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ㄷ. 이 수치는 높은 PC 보급 열기와 다양한 인터넷 접속 경로에 힘입어 2000년에 이르러서는 대략 3천6백만 가정이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웹에서 주문할 수 있는 품목도 서서히 늘어나고, 전자결재도 점차 쉬워지는 추세라 홈쇼핑을 이용하는 비율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 현실적 문제점 보안 신뢰감 미비로 주문·결제 '따로 국밥'

1천만 가입자를 갖고 있는 프랑스의 대중온라인서비스 '미니텔'을 들여다보자. 미니텔은 프랑스 텔레콤이 지난85년 일반 가정에 각종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급한 이래 현재 전국민의 3분의1가량이 이용하고 있는 국가적 정보인프라다. 무상으로 지급된 단말기를 통해서 기차 시간부터 스포츠 경기 스코어, 공연ㆍ식당 예약, 대화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항목이 텍스트 방식으로 제공된다.

프랑스 국민들이 미니텔을 이용하는 행태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 주로 싼 가격의 품목은 상점을 이용하지 않고 대부분 미니텔을 통해 구입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94년에 발표된 미니텔의 결산보고서를 살펴보면 한 사람당 1년에 평균 60번 주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사용된 결재 수단은 프랑스 텔레콤이 발행한 신용카드와 기타 다른 종류의 카드다.

미국의 온라인 홈쇼핑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터넷을 통한 거래가 미니텔의 경우 보다 더 많이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텍스트 방식으로만 운영되는 미니텔에 비해 그랙픽과 사운드 등의 기술을 사용해 특정 품목을 자세히 표현할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해 상대적으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얻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니텔에서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은 매우 한정적인 것에 비해 웹으로는 일용 잡화부터 자동차까지 다룰 수 있어 쇼핑 대상 품목에서도 상대가 안된다. 온라인 컨설팅 전문업체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스는 "2000년에 이르러서 미국인들은 하 해 평균 온라인홈쇼핑으로 1백20번 이상의 주문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숨어 있는 암초가 있다. 한 예를 살표보자. 국내 대기업체에 다니는 K모씨는 96년5월 온라인 컨설팅회사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회사 업무에 필요한 총 1만4천여 달러 어치의 비즈니스 리포트(각 기업의 재무재표를 비롯해 영업실적 등 회사의 모든 정보를 총망라해 데이터베이스화 한 보고서)를 주문했다. 10여종의 서적 중 원하는 책의 요약분을 홈페이지에서 읽고 주문할 상품을 골라낸 K씨는 총액을 확인한 뒤 주소와 신상내역, 회사 법인용 신용카드번호를 입력하고 '주문'버튼을 눌렀다.

뉴욕에서 청구서가 날라온 것은 그로부터 9일 후. 청구서가 지시한 입금 계좌로 송금한 뒤 받은 결제번호를 다시 온라인으로 입력, 대금결제 사실을 알렸다. 2주일 후 특송 서비스를 통해 채깅 세관을 통해 도착했고, 세금을 문후 책은 K씨의 손에 들어왔다.

K씨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아쉽게도 인터넷 홈쇼핑 시스템은 아직까지 완전히 온라인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음악CD나 책 등 50달러 이하의 가벼운 제품 쯤이야 온라인 상으로 별 무리없이 주문하고 제품을 인도받을 수 있지만, TV나 오디오 등 비교적 고가품들은 제품을 주문하면 배달원이 함께 가져온 신용카드 거래대장에 반드시 본인이 서명을 해야만 인도받을 수 있다.

온라인 홈쇼핑이 '주문은 온라인으로, 결제는 손으로'식의 불편한 시스템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신용카드 번호를 해킹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신뢰감 정도가 현재 기술이나 제도로는 일반인들을 명쾌하게 이해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PC통신사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은 이렇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몇가지 묘안을 내놓음으로써 나름대로 짭짤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령 AOL은 자사 나름대로 엄격한 심사 기준을 마련해 놓고 홈쇼핑 물품을 제공하는 업체를 선발한다. 또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에 대한 품질이나 사용법 등을 문의하면 하루 이내로 신속하게 처리하고, 제품을 구입한 지 한달 이내에 하자나 불만이 생긴다면 전액 환불해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하자 발생시 환불에 대한 정책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손해보험사를 끌어들인 작전도 덕을 봤다. 그러나 이 홈쇼핑 서비스는 AOL 이용자만 쓸 수 있다는 원초적인 한계성을 갖고 있다.

최근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보안문제까지 한꺼번에 풀기 위해 인터넷 소프트웨어개발업체와 IC카드업체간에 활발한 전략적 제휴가 이뤄지고 있다. 웹기술과 IC카드가 제공하는 보안 특성을 결합해 전자결제를 위한 최상의 결과물을 내보겠다는 계산이다. 여러 번에 걸친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마이크로소프트와 넷스케이프, IBM등 세계적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전자상거래(EC)를 구현하기 위해 최근 금융권과의 제휴에 열을 올리고 있다.

3. 지불수단 스마트카드 대약진, 현금지급기를 안방으로

기술적인 관점으로만 본다면 현재 온라인 홈쇼핑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한 까닭은 결재 방식의 표준이 없다는 점과 보완 문제의 비확산을 들 수 있다. 현재까지 인터넷 상에서 쓸 수 있는 전자결제 수단으로 선보인 기술은 신용카드, 스마트카드, E캐시(Electronic Cash : 전자화폐), E체크((Electronic Checks : 전자수표) 등 크게 네종류다.

신용카드는 현존하는 가장 확실한 결제수단. 작년말 통계에 따르면 전체 온라인 홈쇼핑 주문 중 90%이상을 신용카드로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많은 이용자들이 대부분 해킹이나 비밀번호 도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숫자는 일반적으로 비자나 BC와 같은 브랜드를 굳게 믿고 있으며, 또한 실생활에서도 문제없이 쓰고 있듯이 온라인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더욱이 신용카드는 물건 구입시 결제 순간과 실제로 돈이 지급되는 찰나 사이에 약간의 기간(국내는 2일)이 필요하므로 만약 해킹이나 불법 도용 등의 문제가 생긴다면 그 사이에 예방이 가능하다. 사고를 당했다 치더라도 손해보험 등으로 보상을 해줄 수 있어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그러나 신용카드가 갖고 있는 최대의 약점은 비싼 온라인 결재 비용(수수료). 싼 가격대의 물건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결재를 카드로 처리한다면 판매상은 자신의 이익을 건지기는 커녕 카드 수수료 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행 국내 신용카드 관련법은 공금상이 판매가의 3-4%선을 수수료로 물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음반이나 책, 옷가지 등 저가의 물품까지 모두 신용카드로 구입한다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매우 비현실적인 지불 수단이 되고 만다. 게다가 배달을 위해서는 직배 체제를 직접 갖추거나 다른 곳과 연합해야 하는데, 이러한 제반 비용은 판매가에 얹어져 판매 가격 역시 그렇게 싸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이유로 2000년에 이르러서는 온라인 홈쇼핑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비율이 2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온라인 상거래의 지불수단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스마트카드라 할 수 있다. EU(유럽공동체) 일부 국가에서 실험적으로 현금 대신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카드는 사실 미국에서 먼저 개발한 기술이다. 미국의 금융연구소와 금융결제시스템 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전세계 소매시장의 결제 수단을 스마트카드로 통일시키려고 혈안이 된 상태다.

몇몇 개발사들은 인터넷 상에서도 쓸 수 있는 스마트카드용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 상관없이 모두 쓸 수 있도록 고안하고 있다. 이 카드의 결재 방식은 국내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직불카드와 매우 흡사하다. 스마트카드용 인터페이스를 통해 인터넷 상에서 책이나 음반 등을 사면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은행 계좌에서 순식간에 돈이 빠져나간다.

온라인용 스마트카드 인터페이스의 성공 여부는 스마트카드에 적혀있는 정보를 읽어주는 카드 판독기의 보급에 달려 있다. 이 판독기는 이미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웹TV의 거의 모든 모델에 장착돼 있는 중이다. 현재 거리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현금자동지급기(ATM)를 안방까지 끌고 들어 오는 것이 최종 목표.

시티뱅크 등 일부 은행들은 컴퓨터용 카드 판독기의 무상 보급을 심각히 검토 중인데, 이것이 널리 보급된다면 신용카드 수수료보다 더 싼 값에 안방에서 온라인 홈쇼핑이 가능해질 것이 확실하다.

스마트카드 개발사인 몬덱스(Mondex International Inc.)사의 한 관계자는 "플라스틱 가드에 익숙해 있는 일반 이용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 상의 화폐인 E캐시보다 스마트카드를 더욱 안심하고 널리 사용할 것"이라 주장한다.

한편 E캐시는 온라인 홈쇼핑 중 10달러미만의 저가 품목을 구입하는데 매우 현실적인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카드로 저가 품목을 결제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E캐시는 철저하게 저가 품목결재를 전제로 설계된 것이다. E캐시는 돈에 대한 정보(사이버 코인)를 은행에서 직접 사 이용자의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놓고 쓰는 방식이며, 거래시에는 개념상의 돈인 사이버 코인을 직접 주고 받는다.

여타의 다른 지불 수단과는 다르게 E체크는 거의 모든 가격대의 물품을 결제할 수 있다. E체크가 특히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50달러 이상의 고가 물품거래다. 이 분야에서 필적할 수 있을만한 유일한 대안은 신용카드 밖에 없는 것으로 꼽힌다. 99년에 이르러서는 50달러짜리 이상의 물품 거래 중 4분의1이상을 E체크로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외국의 수표 개념은 국내의 그것과 많이 다르며 아직 개념 정리 단계이므로 본격적으로 관련 기술이 나오려면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
 

몬덱스사의 스마트카드는 현재 영국 등 유럽지역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다.


4. 문제 해결을 위하여 실제 상거래가 온라인으로 옮겨와야

기업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이 '가장 이상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비즈니스 환경'이라는 판단 하에 '코피티션'(copetition: cooperation과 competition, 즉 협력과 경쟁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일단은 어깨동무를 걸고 '황금알 낳는 거위'를 쫓기 시작했다.

기업들 간의 초반 상호협력체계는 엄청난 투자비용을 분담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 각 기업들은 대략 5년 전부터 경쟁적으로 산하에 뉴미디어연구소 등을 만들어 인터넷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해왔다. 그 결과 "인터넷은 하나의 사회이며, 이 사회에서 돈을 벌려면 먼저 돈이 흐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매우 실질적인 결론을 얻어냈다.

영화나 음악 등 디지털로 된 정보를 팔든, 아니면 홈쇼핑으로 실제 제품을 주문하든간에 어떠한 체계를 갖추어야만 본격적인 상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정보 인프라의 등장으로 인해 전자상거래의 필요성과 사업상의 접근 방향은 쉽게 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세계적 규모는 고사하고 일부 지역에서만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홈쇼핑과 관련해 고도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이숍(eShop)사는 대금결제에 반드시 필요한 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등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 때 이 회사로부터 기술 도입을 검토했던 기업으로 하여금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고, 결국 얼마 버티지 못하고 회사 문을 닫고야 말았다.

전자상거래의 최종 그림은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 안에서 개념상으로 이루어진 모든 상거래 체계를 아우른다. 즉 무역, 유통, 예약, 오락, 금융, 언론, 교육, 문화 등 실제 사회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물론 아직 제도나 기술적으로 표준화된 것은 없지만 온라인 결제에 관련된 산업은 지칠줄 모르고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가 과연 어떠한 지불 메커니즘을 선호할는지는 다양한 가격대의 각 물품을 어떻게 주문하는지를 분석해보아야 한다.

온라인 홈쇼핑으로 주문하는 제품은 고가의 것보다는 다소 가격이 싼 품목에 집중돼 있다. 전문가들은 50달러 이상의 제품을 고가로, 10-50달러 사이의 제품을 증가, 10달러 미만의 제품을 저가로 편의상 임의 분류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온라인 주문이 이뤄진 제품의 가격대를 살펴보면 저체 주문 중 50%이상이 중가 제품에 치우쳐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중가 제품을 이끌고 있는 주력 품목은 음악 CD와 책이다. 29%를 차지하고 있는 고가 제품은 더욱 다양한 상품 개발이 이루어지는 올 하반기부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홈쇼핑이 대중화가 되려면 상거래와 관련된 관계법 개정은 물론이고 은행과 신용카드사의 참여, 납품업자들의 신뢰성, 소비자에 대한 보안문제, 대금결제 과정 등 상당히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홈쇼핑이 대중화가 되려면 상거래와 관련된 관계법 개정은 물론이고 은행과 신용카드사의 참여, 납품업자들의 신뢰성, 소비자에 대한 보안문제, 대금결제과정 등 상당히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가 절묘하게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자결제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특정 회사가 개발한 전자결제 서비스에 한 은행이 참여했다고 하자. 하지만 이것으로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은행에 대한 계좌를 갖고 있지 않은 사용자가 계좌를 가진 사용자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금 결제가 아닌 외상(신용카드)결제까지 고려하면 실행은 도저히 불가능해진다.

보안과 기술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번에는 법과 규범 등 각종 제도 문제에 부닥친다. 인터넷망을 타고 홈쇼핑을 세계로 확대시키려면 국가차원의 조율이 필요하다. 홈페이지를 이용해 개인의 수출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상이한 관세법을 개정해 표준안을 만들어야 하며, 외환과리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할 판이다.

국내 온라인 홈쇼핑의 경우만 보더라도 중간 유통망을 없앤다는 개념은 현재 전국에 걸쳐 널리 퍼져 있는 대리점 제도와 정면으로 충돌된다. 따라서 물건값을 온라인 홈쇼핑에서만 특별히 싸게 책정하기는 힘들다. 여기에 물품에 대한 신뢰도 여깃 어느 곳에서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굳이 이용자들이 홈쇼핑으로 물건을 주문할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대단히 치명적인 문제다.

돈이 흐르는 곳에는 반드시 문화, 정치, 법 등이 뒤따라 들어온다. 인터넷에 돈이 고이면 홈쇼핑이나 전자결제와 관련한 새로운 문화가 발생하게 되고, 건전한 가상 경제사회를 만들기 위해 온라인 관계법 및 제도가 필요하다. 발급되는 ID의 등급에 따라 접근 가능한 사이트도 제한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는 정치·행정력도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홈쇼핑 뿐만 아니라 EC를 구현해 인터넷과 같이 글로벌한 네트워크에 돈을 흘려보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생활의 상거래 시스템이 가상공간으로 모두 전이돼야 한다.

즉 상거래와 관련된 모든 기술이나 법, 제도, 경영, 표준화 등이 협의돼야만 진정한 의미의 EC가 구현될 것이라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전자상거래를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은 국내의 전자상거래를 이끌어 갈 전문회사인 '메타랜드'의 창립총회 장면.
 

가상은행(사이버뱅크)

통장개설, 자금이체, 잔액조회 등 '실제로 돈을 주고 받는 행위 외의 모든 입무'를 인터넷 상에서 처리하는 정식은행. 은행 점포와 지점 등을 개설하는데 드는 설치비와 고객을 상대하는 인건비를 줄여 생긴 비용 절감 부분을 각종 수수료를 없애거나 예치금에 대한 이자율을 높이는데 사용할 수 있다.

은행을 다녀가는 시간과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으며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환경만 된다면 1년 3백65일 24시간 내내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직까지 모든 사람이 믿고 쓰기에는 보안이나 신뢰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데는 별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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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권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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