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새겨있는 컴퓨터 해커는 창백한 얼굴에 삐쩍 마른 몸, 수줍음을 많이 타는 소년의 모습이다. 사람들은 이들이 골방에 처박힌 채 빠져들어갈 듯 모니터를 쳐다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의 해커들은 이같은 인식을 깨고 유럽의 해커들과 프리커(phone phreaker: 공짜로 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사람들), 비밀번호 크래커 등 다양한 하위 그룹이 한데 어울리는 공개 야외회의를 개최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해킹 진행중’이라 이름붙은 한 해커단체는 오는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암스테르담 근교의 알메어라는 곳에서 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들은 한때 지하잡지인 ‘핵틱’과 연합해 활동하던 해커 그룹. 이 모임에 참석을 원하는 해커들은 침낭이나 텐트같은 야영 도구 외에 각자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컴퓨터 장비를 가져와야 한다.
모임의 준비위원회는 캠프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의 컴퓨터를 ‘인터텐트’ 라는 이름의 네트워크로 연결시키고, 이를 다시 인터넷과 접속시킬 계획. 여기에 뉴욕에서 회합을 갖는 또다른 해커 단체인 ‘희망을 넘어’와 공동으로 회의를 연다는 것이다. 현재 두 모임은 회의에 참여할 연설자와 현란한 해킹 실력을 선보일 ‘고수’를 찾고 있다.
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인사는 “축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회의 캠프장을 개최장소로 정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즉흥성이 방해받지 않을 그런 분위기를 원한다. 창조력과 즉흥성은 해킹의 기본요소”라고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