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NC(네트워크컴퓨터)의 개념을 소개해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끈 래리앨리슨 오라클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우리나라를 방문한 그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NC의 모형을 소개한뒤 이를 직접 시연해 보였다.
NC는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네트워크서버로부터 자동 다운로드 받아 작업할 수 있는 PC의 대체장치. 소프트웨어와 파일들이 개인의 PC가 아닌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항상 새로운 버전의 프로그램을 사용 할 수 있고, 그만큼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오라클측은 설명한다. 이에 따라 NC는 일반 소비자난 기업외에도 보다 나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원하는 컴퓨터 문외한들이 웹과 전자통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해결책이 된다는 것이다.
앨리슨이 내놓은 새로운 패권전략인 N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움켜쥐고 있는 현재의 PC가 가격에 비해 제대로 사용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이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1위 자리를 쟁취하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근 회견에서 "독점은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만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누를 수 있다"는 등 강한 단어를 사용하며 한판 대결의 의지를 내비쳤다.
"미국과 같은 부자나라에서도 PC를 소유한 가정은 30%에 불과하다. 이는 마이크로 소프트가 움켜쥐고 있는 현재의 PC가 비싸고, 사용하기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실제 인텔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PC한대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8천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PC는 통신과 워드프로세서, 스프레트시트처럼 매우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싸움은 단순히 두 회사가 벌이는 영토전쟁이 아닌 '오늘'과 '내일'의 싸움"이라고 선언한 그는 5백달러정도 (40만원대)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과 사용편리성, 그리고 성능등 3박자를 갖춘 NC가 10년 내에 현재의 PC를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NC의 '합리적인 가격'은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개인과 국가에도 컴퓨터가 보편화될 수 있는 길을 열어 궁극적으로 정보민주화에 기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주 NC생산업체로 거론돼 온 국내의 기업과 관련, 앨리슨 회장은 "D램과 LCD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 NC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이라고 말해 삼성과 LG를 유력한 NC생산업체로 여기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