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의 인터넷 전자신문 '마이다스동아'가 작년 말 면모를 일신한 뒤 '황금의 정보창고'로 자리잡고 있다.
동아일보의 전자신문 마이다스동아일보가 ‘이름값’을 하기 시작했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자료들을 대폭 보강하면서 ‘정보의 황금광’으로 쑥쑥 커가고 있는 것이다. 마이다스동아는 작년 10월 홈페이지를 연지 3개월 만인 지난 1월초 하루 50만건의 접속횟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홈페이지를 새롭게 디자인한 이후 점차 네티즌들의 발길이 잦아져 요즘은 하루 30만-1백50만건의 접속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기춘 부장(전산팀장)은 말한다. 이를 거칠게 계산하면 대략 5만-10만명이 매일 마이다스의 정보창고를 뒤진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마이다스동아는 동아일보사 77년의 궤적을 고스란히 디지털화한 ‘정보의 집결지’다. 매일 문앞까지 배달되는 동아일보의 뉴스 정보는 물론, 과학동아, NEWS+, 신동아, 여성동아, 레츠 등 동아일보에서 발간하는 잡지의 기사, 증권정보, 의학정보, 생활정보, 취업정보 등이 모두 이곳에 담겨 있다.
국내 인기가요와 최신 영화음악을 듣거나, 여당의 노동법-안기부법 변칙 처리에 대한 ‘여론’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일지, 마광수, 최윤, 은희경,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인기작가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을 수 있으며, 심심풀이로 ‘오늘의 운세’나 만화를 볼 수도 있다.
생활 밀착형 종합 정보백화점
마이다스동아는 뒤늦은 출발을 ‘생활에 밀착된’ 정보로 만회하고자 했다. 인터넷 전자신문을 먼저 띄운 경쟁 언론사들이 이미 상당한 네티즌들을 선점해놓은 상황을 고려할 때, 마이다스동아가 내세운 ‘생활 밀착 전략’은 느닷없어 보였다. 함량미달의 전술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길고 짧은 것은 대 봐야 아는 것. 마이다스동아의 평범한, 얼핏 보아 뒤떨어진 것처럼 보였던 시도는 오히려 정곡을 찌른 것임이 드러났다. 비온 뒤 죽순 돋듯 곳곳에서 인터넷 홈페이지가 등장했지만 정작 일상과 밀착된 정보, 생활에 요긴한 자료를 꼼꼼히 전해주는 홈페이지는 가뭄에 콩나듯 드물기만 했던 것. “생활에 밀착된 정보를 집중적으로 발굴, 축적한다는 마이다스동아의 방향이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을지는 우리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팀장은 말한다.
사실 인터넷 서비스에서 질적 차별성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다. 국내 언론사들의 인터넷 서비스는 특히 더 그렇다.
이는 PC통신 서비스를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더 쉽다. 천리안매직콜,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다양한 PC통신 서비스가 있지만 기본적인 정보 서비스의 내용이나 종류는 별반 다르지 않다. 대다수 이용자들도 서비스가 지닌 정보의 내용이나 가치보다는 이용 요금의 차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국내 언론사들의 인터넷 서비스는 매일 접하는 신문이나 방송의 내용이 그러하듯 기본적인 뉴스 서비스에서는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다른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는 뉴스 이외의 부가 정보들이다. 작년에 국내 언론사들이 펼친 키드넷(KidNet)이나 학교정보화운동(IIE), 그린넷(GreenNet) 등은 넓게 보아 부가정보 부문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시도들이었다. 이러한 캠페인이 다소 시들해진 요즘, 언론사들은 토익, 생활영어, 한자공부 같은 ‘전통의’ 소프트웨어들을 인터넷에 올려 네티즌들을 유혹한다.
마이다스동아는 부가정보 부문에서도 ‘생활’이라는 화두를 놓지 않았다. 우리 생활에 요긴한 정보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생활을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까? 생활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정보는 어떤 것일까?
마이다스동아가 올해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소비자시대’는 그러한 고민의 한 결실이자, 앞으로 추구할 방향의 중요한 실마리이기도 하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소비자시대’는 상품 테스트, 소비자 정보, 생활 정보 등 ‘생활 친화적인’ 내용들로 꾸며져 있다. 다만 소비자시대가 월간이어서 내용을 자주 개선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다스동아는 지난해 말 금융상품, 가전 상품 등에 대한 전담 취재팀을 구성했다.
8가지로 세분해놓은 건강정보도 마이다스동아일보의 자랑거리. △건강 상식 △장수 상식 △성 상식 △병원 상식 △질병 상식 △비만 클리닉 △한방 상식 △남성의학 정보가 그 세목(細目)인데, 여기에 수록된 내용들만 찬찬히 훑어보아도 웬만한 응급처치는 스스로 해낼 수 있다. 건강 상식에는 서울대 정도언 교수(신경정신과)가 권하는 스트레스 해소법이 들어 있으며, 장수 상식에는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허정 박사가 풀어놓은 여러 상식들이 차려져 있다. 경희대 한의대 교수진이 제공하는 한방 상식은 요즘 크게 높아진 한방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속시원히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직장인들로부터 ‘은근히’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의학 정보’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준남성클리닉의 정정만 박사는 그동안 금기시되다시피 한 ‘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덜 야한’ 사진을 고르느라 제작진이 진땀을 빼고 있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마이다스동아일보는 이밖에도 온라인으로 인천 중앙길병원 의사들과 건강 상담을 할 수 있는 ‘건강FAQ’, 전국 성형외과 의사 3백여명이 만드는 ‘미용 클리닉’ 등을 다음 달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문 마이다스동아 사장은 지난해 창립 기념 인터뷰에서 “마이다스동아를 다양하고 쓸모있는 정보가 폭포수처럼 흐르는 ‘원스톱 정보센터’로 키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상점에서 여러 종류의 상품을 다 살 수 있는 원스톱 쇼핑처럼, 마이다스동아를 ‘종합 정보백화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그의 포부가 성공적으로 실현될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섣부르다. 그러나 ‘마이다스동아를 생활에 밀착된 정보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목표나, 그에 맞춰 3개월 남짓 동안 진행돼온 행보로만 평가한다면 평점은 제법 후하게 나올 듯하다.
그리스신화의 마이다스왕은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마이다스동아일보는 아무 것이나 건드리지 않는다. 생활의 지혜가 될 법한 정보,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정보만을 끌어모아 ‘황금’으로 다듬어놓으려 한다. 마이다스 정보 백화점에 나날이 더 많은 상품이 진열돼 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재미도 적잖을 듯싶다 (홈페이지 주소:http://www.donga.com, www.dongailbo.com, www.dong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