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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포항공대생 의식조사

83%외계인은 있다

과학동아는 지난 10월 포항공대신문사와 더불어 포항공대생 1백52명을 대상으로 의식, 대학생활 등 모두 20개 항목에 걸쳐 설문을 실시했다. 이번 설문은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해킹과 CUG폐쇄 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 내용을 간추려 살펴보기로 하자.
 

애인에게 소개하고픈 곳 1위인 기숙사.


①과학영재는 노력형일까 두뇌형일까

과학영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노력일까, 머리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이번 포항공대설문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응답자의 35%는 노력형이라고 대답한 반면, 두뇌형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역시 37%에 이르러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다. 한편 요즘 유행하는 왕자병(혹은 공주병)에 걸렸다고 응답한 사람은 25%에 달했고,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은 54%였다.
 

과학영재는 노력형일까 두뇌형일까


②평균 생활비 30만원, 부모에게 의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포항공대생들의 한달 생활비는 20-30만원. 응답자의 57%가 20-30만원을, 28%가 30-40만원을, 그리고 3%의 학생들이 40만원 이상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생활비는 75%가 부모에게 의존하고 나머지는 과외로 벌었다.

③스트레스는 공부, 푸는 길은 술

포항공대생은 현재의 전공에 대해서 63%의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나 10% 정도가 전공이 적성과 맞지 않다고 대답했다. 대학 졸업 후 진로는 대학원이 72%로 대학과 대학원을 연계해 생각하는 듯했다. 포항공대생이 겪는 최대의 스트레스는 공부. 대학생활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53%가 학업, 18%가 외로움, 그리고 16%가 이성문제를 꼽았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34%가 친구와 술로, 22%가 운동으로, 15%가 수면으로 해결한다고 응답했다. 이 밖에 영화관람이 7%, 애인과 데이트가 6%, 그리고 전자오락이 5%로 뒤를 이었다.

④외계인과 UFO의 존재를 믿는가

우리 사회는 미신으로 치부되는 궁합이라는 것이 있다. 과학영재들은 결혼과 궁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설문 결과 1백52명의 포항공대생들 중에는 궁합이 나쁠 경우 결혼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6명(4%), 사귀어보고 결정하겠다는 사람이 74명(49%), 그리고 궁합에 관계없이 결혼하겠다는 사람이 64명(42%)이었다. 궁합이 과학영재에게 별 영향력을 미치지 못함을 엿볼 수 있다.

한편 UFO와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질문에서는 63%가 둘 다 존재한다고 답하고, 외계인은 있지만 UFO를 보긴 힘들다는 답도 20%에 이르렀다. 그러나 외계인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4%에 그쳤다. 결국 상당수(83%)의 포항공대생들이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 높은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이번 설문을 통해 알게 됐다.
 

외계인과 UFO의 존재를 믿는가


⑤포항공대의 매력은 깨끗한 캠퍼스

포항공대를 다니는 학생들은 대부분(64%) 우수한 교수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입학동기라고 밝혔다. 그러나 응답자의 14%는 포항공대를 선택한 이유로 성적을 들었다. 이러한 사실은 포항공대가 초일류대학이 되기 위해서 한국 최고의 두뇌를 유치해야 한다(38%)는 설문결과와 그 맥을 같이 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받으려면 과학교육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는 의견(53%)이 나왔다. 이어 영재개발(14%)과 국제적인 로비활동(11%)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재학생들이 뽑은 포항공대의 매력은 적은 학생수(14%), 컴퓨터시설(16%), 기숙사(16%) 등을 들었으나 깨끗한 캠퍼스(20%)가 다소 우위를 나타냈다. 애인을 학교에 초대했을 때 소개하고픈 곳은 기숙사 내 자기의 방이 단연 으뜸(39%)이었다. 그리고 통나무집(21%), 지곡연못(13%) 순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노벨광장, 학생회관, 도서관, 78계단, 체육관, 당구장 등이 거론됐다.
 

포항공대의 매력은 깨끗한 캠퍼스


⑥해킹이 모두 나쁘지는 않다

포항공대생들에게는 컴퓨터가 곧 친구다. 토론을 비롯해 많은 것을 컴퓨터로 해결한다. 그래서 포항공대에는 대자보가 없다. 일찍부터 BBS에 친숙한 포항공대생들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컴퓨터 통신 실명제, CUG(폐쇄이용자그룹), 그리고 해킹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포항공대생들은 컴퓨터통신 실명제에 대해 다수(64%)가 찬성했고, 26%가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한총련의 예를 든 CUG 폐쇄에 대한 질문에서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CUG에 대해서 정부가 폐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23%)이 정부가 마음대로 폐쇄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입장(65%)보다 적었다.

얼마 전 해킹행위를 했던 KAIST 학생들이 구속된 일이 있었다. 그래서 해킹이 사회적 범죄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는 현실이다. 과연 포항공대생들은 해킹행위가 나쁘다는데 동의할까. 결론은 포항공대생 중 17%만이 모든 해킹행위가 나쁘다고 답한 반면, 72%는 해킹행위 중에서 범죄로 몰아세워선 안되는 것도 있다고 답했다. 만약 포항공대생들의 의견이 옳다면 해킹을 법으로 규제하는 입법자들은 해킹행위 중 범죄와 범죄가 아닌 것을 구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포항공대생들의 의견이 그릇됐다면 해킹행위에 대한 사회적 홍보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공대생에게 컴퓨터는 곧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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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이종승 기자
  • 홍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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