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3천9백명
●석사과정 8백7명
●박사과정 1백59명
●교수 2백74명
●부교수 5백92명
●8개 학원, 22개 학부, 37개 실험실, 국가방사광가속기
●URL http://www.ustc.edu.cn
상해에서 비행기로 1시간 15분정도 북서쪽으로 가면 안휘성의 수도인 합비시가 나온다. 이곳에 중국과학의 정예부대가 있다. 중국과학원 산하의 유일한 대학으로서 중국과학기술대학은 고급과학기술인력을 전문적으로 배출하기 위해 1958년 북경에 세워졌다.
1970년 문화혁명의 영향으로 북경에 있던 대학들이 지방으로 내려갈 때, 중국과기대는 안휘성 합비시로 옮겨왔다. 문화혁명이 끝나고 다른 대학들이 다시 북경으로 복귀하는데도 중국과기대는 그냥 합비에 눌러앉았다. 합비는 인구가 우리나라의 대전시만큼(1백만명) 되지만 중국에서는 중소도시에 속한다. 농업이 경제활동의 주류를 차지하기 때문에 티벳에 이어 가장 못사는 성이기도 한 안휘성에서 중국과기대는 공업발전의 핵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과기대 옆에 위치한 합비 하이테크플라자는 가장 성공적인 중국과기대 산하의 산학협동 기업이다.
설립 경위, 지방으로의 이전, 북경과 합비 두곳에 대학원 보유, 영재교육 특화 기관 등 여러 면에서 중국과학기술대는 우리나라의 한국과학기술원과 매우 비슷하다.
공과대학 중 중국 최고의 대학으로 평가받는 중국과기대는 한해 입학생이 1천명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국가대학입학시험(NCEE)의 상위권에 들어야 한다. 교육과정도 물리, 수학, 화학 등 기초과학과 현장실습에 치중하기 때문에 졸업생들이 진학을 하거나 취업을 할 경우, 뒷심있는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과기대는 외국인을 위한 언어연수 코스를 개설했는데, 북경보다 학습환경이 좋아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한 학생들은 북경의 유수한 어학원보다 중국과기대를 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학생이 중국과기대에서 공부하는 것은 언어연수에 참여하고 있는 두명뿐. 합비시 전체로도 한국인은 열손가락 안에 든다.
영재반 12억중 40명 선발
무엇보다도 중국과기대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어린 천재들이 모인 영재교육반(Special Class for Gifted Young). 1978년 중국 최초로 시작한 영재반은 매년 30-40명 정도의 천재들을 뽑는데, 입학 평균연령이 15세로서 일반대학 입학생보다 3-4살 어리다(최연소입학생 11세). 중국인구가 12억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얼마나 ‘똑똑한’ 어린 학생들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영재반에서 공부하려면 바늘구멍에 낙타를 들여보내는 재주가 있어야 한다. 총 4단계의 입학시험을 치루는데, 먼저 16세 이하인 학생 중 학교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서류심사를 통해 선발된다. 이렇게 입학시험자격을 얻은 학생은 NCEE를 치르고, 답안지는 중국 과기대에서 따로 체점한다. NCEE 만점이 7백50점인데, 영재반에 입학가능한 최소점수는 6백점 정도. 50명 정도로 추려진 학생만이 중국과기대에서 출제한 필기시험과 구두시험을 본다. 필기시험은 수학, 물리, 영어를 보고, 구두시험은 교수가 들어와 강의한 후 강의 내용에 대해 시험을 보는 것. 학생들의 창의력을 측정하기 위한 시험이다.
이렇게 해서 선발된 학생이라도 마지막 심리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영재반에 들어올 수 없다. 너무 어린 학생들이 강도 높은 과학교육을 받을 때 발생할지도 모를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로서 정신상태와 지능테스트 등을 한다.
영재반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대단해 공부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다 한다고 한다. 최근 실시한 토플시험에서 거의 모든 학생이 6백점을 넘었고, 만점이 나오기도 했다. 또 영재반의 3분의 1정도는 1년 일찍 조기 졸업한다.
영재반 세미나를 위해 중국과기대를 방문한 스웨덴 왕립기술연구소의 란비박사는 “세미나에 참석한 영재반 학생들의 이해도는 매우 뛰어났다”고 말하면서 “영재 교육은 능력있는 사람들이 되도록 빨리 자기자신의 연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라고 영재교육을 평가했다.
그러나 영재 학생의 대부분이 산아제한 정책으로 독자인 경우가 많아, 남에게 뒤떨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해, 자의식이나 자율능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소수의 학생은 중도에서 탈락하는데, 학교에서는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상담교수를 배치하고, ‘대학생을 위한 심리학’ 등의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17년간 지속된 영재반을 통해 배출된 학생은 6백30여명(여학생 13%). 현재 졸업생의 70%이상이 외국 유학 중이다. 영재반 출신의 과학자들이 특별한 성과를 거두는 것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지만,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중국 과기대측의 설명이다.
과기대 유명세의 또하나의 이유는 중국 최초의 방사광가속기가 바로 중국과기대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과기대가 기초과학분야에서 중국 최고수준을 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가속기 연구소는 1984년에 건설하기 시작해 1989년 완성하고, 예비실험을 거쳐 1993년부터 국내외 과학자들에게 실험을 허락했다. 2백여명의 연구진이 이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1백여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활발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과기대 부총장이자 가속기연구소의 부소장인 장신이박사는 “가속기의 설계, 제작, 운전이 중국 자체 기술로 이뤄졌고, 한국의 포항공대 가속기 건설에도 참여했다” 며 “외국 과학자들이 우리 연구소에 와서 연구하는 것을 환영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