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여행 언제쯤 가능할까-인간의 우주체류 기간이 문제
지금까지 화성 탐사는 모두 24번 시도됐다. 그러나 아직 화성 땅을 밟은 사람은 없다. 화성 여행은 달여행과 많은 차이가 난다. 1969년 7월 21일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기까지는 5일이 걸렸다. 정확하게 4일 19시간 45분이 걸렸다. 그런데 바이킹1호가 1976년 화성궤도에 도착해 그 표면에 착륙선을 내릴 때까지는 무려 11개월이 걸렸다.
화성까지 너무 멀기 때문에 화성여행이 어렵겠지만, 오랜 우주여행 동안 인간이 버틸 수 있을지가 더 문제다. 현재 과학적으로 계산하면 화성까지 가는 시간은 대략 2백60일이 걸린다. 하지만 이것도 호먼궤도라는 우주의 길을 따라 갔을 때 그렇다.
지구와 태양계의 행성들은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을 그리며 공전한다. 그래서 지구로부터 행성까지의 거리가 가장 근접할 때가 생긴다. 우주여행은 바로 이 시기에 행성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출발해야 한다. 호먼궤도는 지구를 근지점으로 행성을 원지점으로 하는 궤도다. 이 궤도를 이용하면 지구의 공전속도를 이용해 가장 경제적인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 호먼궤도를 따라 화성까지 도달하려면 우주선은 초속 32.75km로 달려야 한다. 이때 29.72km/초는 지구의 공전속도가 도와준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화성에 다녀오려면 5백20일(2백60일×2회)만 걸리는 것이 아니다. 돌아올 때 호먼궤도를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시간은 무려 4백45일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화성을 다녀오기 위해선 모두 9백65일, 즉 3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만약 화성에서 호먼궤도를 이용하기 위해 4백45일을 기다리는 것이 너무 길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즉 금성을 거쳐 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쓰면 화성여행은 6백19일로 줄어드는데, 그래도 2년 가까운 세월이다.
아직까지 화성여행에 대한 계획은 없다. 우주에서 3년 가까운 시간을 인간이 지낼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가장 오랫동안 우주에 머문 사람은 러시아의 폴리아코프로, 그는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4백38일 동안 살았다. 화성여행은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느냐보다 인간이 얼마나 우주에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주기술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