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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가 어떤 효과를 발휘할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우리들은 소화제가 3대 영양소를 얼마나 소화해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시중에는 소화제가 물약과 알약의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의 소화력은 어떻게 다를까. 소화제에는 어떤 성분이 공통적으로 들어 있을까. 회사마다 여러가지 제품들이 나오는데, 이들의 소화 정도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리고 회사가 주장하는 것들은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의문들이 토론 과정에서 나왔다.
 

시중에서 파는 소화제를 사다가 녹말, 계란 흰자, 식용유에 넣고 반응을 살펴봤다.


실험재료

(기구) 비커, 스포이드, 메스피펫, 알코올램프, 삼발이, 석면그물, 성냥, 온도계, 유리막대, 약지, 전자 거울, 메스실린더 등
(시약)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여러가지 소화제를 구했다.
●알약: 생록원, 제스탄, 베아제, 아진탈, 베스타제
●물약: 생록천, 속청, 생단액, 가스활명수-큐, 위청수
●다른 시약들: 요오드용액, 뷰렛용액, 수단용액, 증류수

실험방법

■녹말의 소화
1. 녹말 5% 수용액을 만든다.
2. (알약) 증류수 50mL에 소화제를 0.1g씩 넣어준다. (물약) 증류수 45mL에 소화제를 5mL씩 넣어준다.
3. 소화제용액에 녹말용액을 1mL 정도씩 넣어주고 인체의 온도와 맞춰 37℃로 유지시킨다.
4. 시간이 지난 후 요오드용액을 넣어본다.
말에 갈색 요오드용액을 넣으면 청남(보라)색으로 변한다. 만약 녹말이 소화됐다면 요오드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단백질의 소화
1. 계란흰자를 응어리가 생기기 전까지 가열한다.
2. 비커에 계란흰자를 넣고 알약은 0.1g, 물약은 5mL를 넣어주고 37℃로 유지시킨다.
3. 시간이 지난 후 뷰렛용액을 넣어본다.
단백질은 뷰렛용액과 반응해 보라색으로 변한다. 단백질이 소화되면 아미노산으로 변하므로 뷰렛반응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지방의 소화
1. 식용유를 벤젠에 1대1의 비율로 녹인다.
2. 알약은 0.1g, 물약은 5mL를 식용유-벤젠용액에 넣어주고 37℃로 유지시킨다.
3. 시간이 지난 후 수단Ⅲ용액을 넣어본다.
지방은 수단Ⅲ용액과 반응해 선홍빛을 띤다. 만약 지방이 소화되지 않았다면 선홍빛을 띨 것이다.
 

(표1) 여러가지 소화제의 반응 정도


실험결과

녹말, 계란흰자, 식용유에 소화제를 섞은 다음 시간이 지난 후 지시약을 넣어 반응을 살펴봤다. (표1)은 지시약을 넣었을 때 반응정도를 나타낸다.

실험 결과 물약과 알약은 소화정도가 거의 비슷했지만 물약이 약간 더 소화시켰다. 또 각 회사에서 3대 영양소를 모두 소화해낸다고 했지만, 소화제마다 그 정도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알약2와 알약3, 그리고 물약3이 3가지 실험에서 거의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결과를 보여줬다. 소화제 중 3대 영양소 모두를 탁월하게 소화시키는 소화제도 있었지만 그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소화제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 알약에는 비오디아스타제, 리파제(사이켄), 우르소테스옥시콜린산 등의 첨가제들이 들어 있었고, 물약에는 계피와 같은 첨가제들이 들어 있었다. 알약의 성분에는 호르몬과 소화촉진제 등이, 물약에는 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들이 공통으로 쓰였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실험을 하면서 몇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첫째 소화제가 소화 이외에 다른 효소나 호르몬 역할을 하는지를 알아보지 못했다.

둘째 지방 실험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그 원인을 알게 됐다. 지방은 쓸개즙에 의해 소화가 쉽게 되는데 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지방 실험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일부 약은 쓸개즙도 포함돼 있다고는 하지만 결과가 안 좋았던 것도 있었다.

소화제라고 모두 다 소화하는 것은 아니었다. 예상한 것보다 변수가 많이 나와 실험이 재미있었다. 또 밥(탄수화물)을 많이 먹었을 때는 제스탄, 베아제, 베스타제, 생단액, 가스활명수큐가, 고기(단백질)를 많이 먹었을 때는 제스탄, 베스타제, 생단액이, 그리고 기름끼가 많은 음식(지방)을 먹었을 때는 제스탄, 베스타제, 생록천, 생단액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식용유(지방)에 소화효소를 섞어 몇시간 후에 수단Ⅲ용액을 넣고 반응을 살펴봤다. 색깔이 붉게 보이는 것은 소화가 안된 것들이다.


실험을 마치고 한마디

건호)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이렇게 해 놓으니 내 자신이 대견스럽다.

영훈) 처음 협동이 안되고 참여도 잘 이뤄지지 않았으나 점점 지날수록 협동이 잘 되고 참여하는 것도 늘었다. 이번 실험으로 소화제의 성분과 이름들을 잘 알게 됐다. 그리고 조장의 폭력으로 1학년들은 맞으며(?) 실험했다.

연준) 너무 급하게 했지만 처음하는 실험치고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아마 고등학교 생활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지혜) 이제까지 주로 이용했던 소화제가 3대 영양소에 반응한 결과를 보고, 내가 여태껏 소화를 못한 이유를 알았다. 정말 쇼크였다.

문희) 기말고사 시간이었지만 모두들 열심히 했다. 소화제마다 소화 정도가 다른 것을 보고 놀랐다. 그 회사들마다 주장하는 것이 모두들 3대 영양소를 완전히 소화한다고 하지만 실험 결과는 달랐다.

현경) 실험하면서 몸을 던지는 노력을 했다. 우리가 한 실험이 옳다고 할 수 없지만, 했다는 그 자체가 소중했던 것 같다.

탐구노트 에피소드 : 시험공부와 실험

시험이 코 앞에 닥쳐와 실험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했다. 그날도 그랬다. 점심을 먼저 먹은 현경은 짧은 시간이지만 시험공부를 했다.

그러다가 모이기로 약속한 시간이 몇분 지났음을 알아챘다. 그런데 허겁지겁 계단을 내려오다가 그만 쓰레기통에 머리를 박고 굴러 떨어지는 참사를 당했다.

현경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쓴웃음을 지으며 일어섰다. 그러나 서다가 다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다음날 그는 다리에 붕대를 감고 나타났다. 다리를 삐었다나 뭐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경은 과학실에서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놀리는 애들에게 소리를 빽 지른다.

"너 거기 서!"

먹충이 연준도 한 몫을 거들었다. 실험에는 20개의 계란이 사용됐다. 그런데 계란 흰자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노른자는 그대로 남았다. 그런데 연준이 그걸 다 먹어치우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노른자를 아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199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신영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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