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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전자신문 인터넷에 뜬다

충실한 뉴스 '재미'가득

'읽는 신문' 에서 '보는 신문' 으로.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과 더불어 기존 매체 시장에 일대 폭풍이 불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웹형식으로 뉴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대략 3백여곳. 이전부터 매체를 발행해온 언론사는 물론이고, 아예 이를 위한 전문회사까지 등장했다.

전통적으로 신문과 잡지, 방송으로 대표되는 매체시장은 그동안 이들을 대신할(또는 보완할) 새로운 미디어를 발견해내지 못해왔다. 단적으로 전파매체는 인쇄매체에 비해 심층성이 뒤지고, 인쇄매체는 속보성에서 전파매체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자신문은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쇄매체에 방송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현재 전자신문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단연 미국업체들. 인프라 면에서 최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인터넷에 올라온 문서의 90% 이상이 영어로 작성될 만큼 '세계어' 자리를 굳히고 있는 터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서비스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이들은 우세한 자신들의 처지를 무기로 '전세계를 상대로' 활발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작년부터 중앙일보를 필두로 조선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한겨레신문 등 거대 언론사들이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들이 거둔 성과는 외형으로 부풀려진 것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이 네트워크업계의 중론이다. 신문을 그대로 옳겨놓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색다른 무엇'을 기대하고 찾아간 네티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제공하는 웹페이지에서는 그달치 과학동아도 볼 수 있다.


독자에게 '맛 있는' 정보 제공

여기에 동아일보가 드디어 오는 6월 9일 개막되는 세계 광고인대회를 기점으로 전자신문 서비스를 개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6월 13일부터 일반에 공개될 예정인 이 서비스는 점차 메뉴를 늘려 오는 9월 초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http://www.dongailbo.co.kr).

현재 준비하고 있는 메뉴는 크게 '본업'을 연장한 '뉴스'와 단골 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기타'의 부분으로 나뉜다. 취재현장에서 보내온 기사를 즉시 가공해 올리는 뉴스 부분은 신문사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서비스의 핵심. 모뎀 사용자가 전용회선 이용자보다 많은 국내의 통신 환경을 고려해 화면을 띄우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미지(사진,도표 등) 사용을 최대한 줄여 제공된다.

한편 '기타' 부분은 뉴스를 보기 위해 찾아온 독자들에게 뉴스 이외의 '재미'를 제공하기 위한 부분. 오락, 갤러리, 출판물 소개, 외국 제휴신문 미러 사이트, 광고 등 사이트를 찾은 독자들을 즐거움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형태를 불문하고 모든 매체 산업은 언론사와 독자, 그리고 광고의 3요소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서로를 떼어놓고는 존재할 수 없는, '물고 물리는 관계'에 있다. 종이신문의 경우 언론사는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독자들에게는 구독료를, 그리고 광고주에게는 광고료를 받는다. 광고주는 매체가 확보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상품을 알리기 위해 인쇄에서 배달에 이르는 신문의 보급망을 빌리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고, 이는 독자들에게 싼 가격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

이 관계에서 독자란 존재는 매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데 별 이견이 없다. 그리고 독자에게 '맛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언론사의 존재 이유이자,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맛 있는' 내용이란 무엇일까. 여기에는 각사마다 접근 방법이 다를 수 있는데, 동아일보 전자신문이 판단하고 있는 것은 분명 '다양한 정보'만은 아니다. 플레이보이같은 도색잡지 사이트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이유가 어디 다양한 정보 때문이냐는 말이다.

수년 전부터 야심차게 기획해온 인물 데이터베이스를 전자신문 서비스에 본격 연동시키는 등 '기본'에 충실한 한편으로, 동아일보 전자신문이 표방한 것은 '재미 있는 사이트'. 현재 예정된 전체 7개의 중심 메뉴 중 '톱뉴스'와 '속보', '오늘의 신문' 등의 하위메뉴를 가진 '동아일보 뉴스' 하나를 빼고는 '갤러리' '엔터테인먼트' 'C&C새소식' 등 모두 볼거리와 재미로 구성된 것은 이같은 컨셉트의 반영이다.

최신의 기술을 적용하고, 각종 이벤트와 전자신문을 연결시키겠다는 구상도 빼놓을 수 없다. 자바기술을 응용해 국내 최초의 복기가 가능한 바둑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고, 쇼핑 사이트와 링크시켜 온라인 쇼핑도 단 한번의 마우스 클릭으로 가능케 할 방침이다. 여기에 '과학동아'를 비롯한 '뉴스+', '신동아', '여성동아', '렛츠' 등 잡지들도 그달치 목차와 주요기사 전문이 제공될 예정. 동아일보가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IYC 운동'과 연계한 온라인 교육도 상당 수준까지 진척돼 있다.

실무팀을 담당하고 있는 동아일보 새매체 본부 남상석 위원은 "동아일보 전자신문이 인터넷 서핑의 행태를 바꾸어놓을 것"이라며 새로 태어나는 아기에게 아낌 없는 관심과 질책을 부탁했다.

"외부에서는 동아일보 전자신문이 시기적으로 늦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더군요. 그러나 인터넷 인프라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여건을 생각하면 세간의 평가가 꼭 옳은 것은 아닙니다. 전자신문 성공의 핵심은 시기가 아닌, 내용에 있습니다. 물론 다른 회사보다 한발 늦게 출발한 것에 대해 전혀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당장은 몰라도 서비스가 본 궤도에 오르는 9월 초면 '과연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올 것입니다."
 

한창 마무리 작업중인 동아일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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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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