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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체형은 정상인가

청소년 60%가 척추이상

일상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허리나 목이 뻐근하다 못해 아픈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고 허리야' 는 할머니나 중년에 접어든 어머니들의 고유 감탄사였지만, 이젠 심지어 청소년 사이에서까지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말이 되어버렸다. 왜 허리나 목이 아픈 것일까.

거리를 걸어가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어깨를 주의깊게 보면, 평행한 어깨선을 가진 사람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무거운 가방을 한쪽 어깨에 매고 가는 사람은 반드시 한쪽 어깨가 위로 솟아있거나 처져있다.

원래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약간은 '비대칭적인 대칭'이다. 그러나 그 차이는 눈으로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하다. 그런데 나이가 먹으면서 비대칭의 정도가 심해진다.

몸 대칭을 판별하기 제일 쉬운 방법은 거울을 몸 가운데에 세우고 보는 것이다. 아마 이제까지 알고 있는 본인의 모습과는 아주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몸의 삐뚤어지는 정도가 심해질까.

아이가 자라면서, 혹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자녀들이나 학생들에게 '자세를 바르게 가지라' 고 가르치는 부모님과 선생님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올바른 자세라는 것이 어떤 것 인지 모를 뿐더러, 아무도 올바른 자세에 대해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알게 모르게 일정한 습관이 배 체형이 결정된다. '세 살버릇 여든간다' 는 속담처럼 한 번 길들여진 체형은 평생을 따라 다닌다.
 

정상적인 목(좌)과 비정상적인 목뼈(우)의 X선 사진. 목뼈는 머리를 지탱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거울 앞에 서보자

그렇다면 어떤 모양새가 올바른 체형일까. 좌우 앞뒤가 자연스러우면 된다. 어깨, 골반, 무릎이 수평을 이루고 있고 몸의 중심선과 지면이 수직을 이루고 있으면 정상이다. 스스로 자신의 몸을 검사해 보자.

먼저 자연스럽게 몸가짐을 한다. 거울에 수평으로 줄을 그은 후 자신의 몸을 비춰보면 어깨가 수평인지 아닌지, 허리가 휘였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수 있다. 다리의 균형은 배꼽부터 양발목의 복사뼈까지의 길이를 재서 비교한다. 또 엎어진 상태에서 등을 뒤에서 관찰하면 가슴의 균형을 알 수 있다. 본인이 파악하기 힘들다면 누가 옆에서 봐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체형이 불균형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사고나 충격에 의한 것보다 일상생활에서의 나쁜 습관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척추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심제성원장(제일성심병원)은 "사람은 두발로 서서 걸어다니기 때문에 몸의 중심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머리가 왼쪽으로 기울어지면 몸체는 오른쪽, 골반은 왼쪽으로 기울어져 평행을 유지해야 걸을 수 있다"는 예를 들었다.

고개를 숙이고 일을 한다거나, 한쪽 다리에만 힘을 주고 서 있다거나, 굽이 높은 하이힐을 계속 신으면 불균형적인 체중의 하중이 한쪽으로 몰린다. 이에 따라 몸은 균형을 유지하게 위해 근육들이 경직되면서 더 나쁜 자세를 만들고, 계속 그런 생활이 계속되면 관절, 목, 허리 부분에 통증이 오게 된다. 즉 척추가 비정상이 되고 몸이 삐뚤어지는 것이다.

연세의대 문재호 교수는 "나쁜 습관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몸의 대들보라 할수 있는 척추"라고 말한다. 척추는 몸의 기관중에 노화가 가장 빨리 일어나는 곳으로 20대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그는 "최근들어 요통과 경통(목아픔)으로 병원을 찾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주로 자세 이상과 척추측만증을 보인다"고 말했다. 문교수는 여고생 5백48명, 남고생 5백65명을 대상으로 척추검진을 실시했는데, 검사대상의 60%가 척추 이상이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표).
 

(표) 고교생의 척추진단 결과


이처럼 청소년들의 자세가 좋지않은 것은 15-18시간에 달하는 장시간의 학습이 주된 이유다. 학생들은 체형에 맞지 않는 책걸상에 계속해서 나쁜자세로 앉아 있기 때문이다. 또 입시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이 학생들의 '삐딱한' 자세를 갖게 만든다.

특히 여학생과 키가 큰 학생들이 나쁜 자세를 갖기 쉬운데, 여학생은 2차성징에 의해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에 수치심을 느껴 어깨를 구부리는 경향이 강하고, 키가 큰 학생들은 동료학생들의 놀림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키가 작게 보이기 위해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한다.

문교수는 "어른들이 청소년들의 나쁜 자세를 소홀히 생각해 정도가 심해져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들의 나쁜 자세는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부 때문에 꼭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하다는 것.
 

몸이 삐뚤어진 다양한 모습. 맨 왼쪽만 정상이다.


병까지 얻을 수도

요통이나 경통은 중년 이상의 나이를 먹은 사람들에게는 '어쩔수 없이 생기는 당연한 병'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청소년기부터 불균형적인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눈으로 보기에도 몸이 휘어지고, 불안정하게 보이더라도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뼈가 휘어진 것은 뼈와 관련된 통증만 아니라 몸의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요가협회의 김현수 회장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몸이 짝짝이기 때문이며, 균형적인 몸매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김회장은 "뼈로 보호받고 있는 내장기관들이 휘어진 뼈에 의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즉 오른쪽 어깨가 비정상적으로 내려 앉아 있으면 간이 눌려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왼쪽 어깨가 쳐지면 심장이 눌리면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또 한쪽 다리만 길면 대장과 소장이 처지면서 변비나 설사가 계속되기도 한다.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다른 것은 구두 뒷굽의 마모 정도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김회장은 "비대칭적인 몸을 바로 잡는데는 몸을 균형적으로 만들어주는 운동이나 체조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이렇듯 잘못된 자세가 굳어져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 인체의 다른 기관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체의 모든 기관은 신경의 지배를 받고 있다. 뇌에서 뻗어나온 신경은 목과 척추를 거쳐 각 기관으로 퍼진다. 이런 신경들이 비정상적으로 휘어지거나 틀어진 목뼈나 척추에 의해 눌리게 되면, 그 신경들이 관여하고 있는 인체의 기관이 잘못 작동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방이 최우선

균형잡인 체형은 건강에도 좋을 뿐만아니라 보기에도 좋다. 불쑥 튀어나온 엉덩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어깨가 보기 좋을리 없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좋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할 때는 번거롭기도 하고 신경이 쓰이지만, 일단 버릇이 들고 나면 괜찮으므로 몸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 보자.

좋은 자세는 턱을 내리고 머리를 치켜올려 목뼈부터 척추가 일직선상에 있도록 하는 자세다.
오랫동안 한가지 자세를 유지하지 말고, 목운동을 적절히 해줘야 한다. 또 갑자기 목을 돌리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것도 피해야 한다.

잠을 잘 때는 엎드린 자세를 피하고 낮은 베개를 사용해 바로 눕는다. 또 옆으로 누울 때는 베개를 조금 높게 한다. 의자에 앉거나 운전할 때는 등받이가 긴 의자를 사용하고 깊숙히 앉도록 한다. 되도록 푹신한 소파에 앉는 것과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은 피한다. 또 책을 읽거나 일을 할 때는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 목운동과 허리운동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써 우리의 몸을 지탱해주는 목뼈와 척추를 강화하도록 한다.

어떻게 바른 자세를 갖는 것만 신경을 쓸 수 있냐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몸의 균형을 잃게 되면 완벽하게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 비슷하게라도 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야 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처럼, 이미 휘어지고 뒤틀린 뼈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균형있는 체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듯 싶다.

바른자세 다섯가지

1. 의자에 앉을 때 : 엉덩이와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무릎은 90˚되게 의자의 높이를 조정해 반듯이 앉는다.
2. 물건을 들 때 : 무릎을 구부리고 허리를 펴고 물건을 몸에 바짝 붙인 후, 무릎을 펴면서 물건을 든다.
3. 전화 통화시 : 목을 반듯이 하고 전화를 받는다. 목에 전화기를 끼고 받으면 목에 부담을 준다.
4. 누울 때 : 무릎밑에 담요나 베개를 고여서 허리가 바닥에 닿도록 한다.
5. 운전할 때 : 엉덩이를 시트 깊숙히 붙이고 등과 몸을 기댄 상태에서 무릎은 1백-1백 10˚가 되게 구부린다. 뒤로 너무 젖힌 자세는 척추에 무게를 가중시켜 허리에 큰 부담을 준다.

스스로 측정하는 몸대칭

1. 거울에 줄을 그은 후 어깨를 비춰본다.
2. 배꼽과 발목의 복숭아뼈를 연결해 다리의 길이를 비교해본다. 또는, 다리에 힘을 빼고 높이 올린 다음, 툭 떨어뜨려 양다리를 맞부쳐본다.
3. 허리를 구부린 후 뒤에서 등의 높낮이를 비교해본다.

목운동

1. 턱을 내려 안으로 넣고, 머리를 위로 올려 목을 수직으로 한 상태로 힘을 주면서 근육을 수축시킨다.
2. 손으로 머리의 전후좌우를 밀고 머리는 힘의 반대방향으로 민다.
3. 이 상태를 10-15초간 하고, 4-5초 쉰 후, 20-30회, 매일 3-4회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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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곽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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