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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선생님은 미국 MIT 학생이나 충남대 학생의 지구 사진 촬영 사례를 보고 “우리 아이들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선생님의 제안에 학생들은 ‘우리가 직접’ 뭔가를 한다는 생각에 끌렸다. 그렇게 2012년 9월부터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지구 사진을 찍는 기본 원리는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디지털 카메라가 사진을 연속으로 찍게 조정한 다음, 카메라를 풍선에 매달아 높이 띄운다. 나중에 카메라가 떨어지면 이를 수거해 사진을 보면 된다. 물론 이 과정들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만나다가 막바지에는 금, 토, 일요일에도 계속 프로젝트 활동을 했다. 브레인스토밍으로 아이디어를 모았다. 카메라는 9만 원대 카메라를 인터넷으로, 기상관측용 풍선과 낙하산은 기상청에 문의해 구입처를 확인한 뒤 구입했다. GPS 단말기는 제조업체에 따로 문의해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연속촬영이 문제였다. 긴 시간 동안 연속촬영을 할 수 있도록 설정이 되지 않았다. 3학년 오은지 학생이 나섰다. “인터넷에서 자세한 프로그래밍 설명글을 보고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카메라 기종이 달라서 쉽지가 않았어요. 막막한 심정으로 혼자 남아서 계속 시도했는데 기적적으로 성공했죠.” 이렇게 카메라는 10초마다 연속촬영을 하도록 프로그래밍 작업을 마쳤다.

지상은 기온이 영상이라도 대기권에서는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낮아져 상층부에서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 아주 낮은 온도에서 디지털 카메라나 GPS 단말기는 작동이 어려워진다. 때문에 영하 55℃의 대기권에서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장비 주변에 열을 내는 ''핫팩’을 꼼꼼히 넣었다.

기구가 지상으로 떨어질 때 충격으로 카메라나 GPS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스펀지도 기구의 안과 밖에 붙였다. 냉동고에 기구를 넣어서 온도차에 의한 김서림 실험도 하고, 충격 흡수 확인을 위해 아파트 옥상에서 낙하 충격 실험도 했다. GPS 신호 정확성까지 확인하자 실전 준비가 완료됐다.











사실 11월 11일 실험은 2차 실험이었다. 1차 실험은 10월 28일에 했다. 편서풍 때문에 기구가 너무 동쪽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군산으로 이동해 기구를 날렸다. 헬륨가스를 가득 채운 기구가 하늘을 날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에서 GPS신호를 기다렸지만, 5시간쯤 지났을 때, 신호는 부산 앞바다에서 사라졌다. 바다에 빠진 것이다. 3학년 박효진 학생은 “중학생인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실패에 멈추지 않았다. “꼭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과정에서 이미 많은 것을 배웠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극복할 수 있었어요.” 1차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2차 실험 준비를 시작했다.

2차 실험은 군산보다 북쪽에 위치한 태안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헬륨을 채운 풍선을 다시 한 번 날렸다. 충남대로 이동해 GPS 신호를 기다렸다. 4시간쯤 뒤, 드디어 GPS신호가 잡혔다. 이번엔 강원도 인제군이었다. 곧바로 강원도로 달려갔다. 그러나 카메라를 찾지 못했다. 저녁에 도착하는 바람에 너무 어두웠다. 그렇다고 포기할 bongSTEAM이 아니다. 일주일 뒤 다시 가서 카메라를 찾았다. 도로에서 불과 60m 떨어진 산 속에 처음 모습 그대로 있었다. 고도 30km까지 올라갔던 카메라에는 지구의 모습이 1086장이나 찍혀있었다. 박효진 학생은 “정말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뿌듯함을 느꼈다”며 마치 “더 큰 우주에 다녀온 듯 한 체험을 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학생들은 부쩍 성장했다. 처음엔 서먹했던 친구들도 더 친해졌다. 3학년 한찬수 학생은 “팀워크를 통해 성공했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는 동아리 활동이 됐다”고 말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조력자 역할을 한 김현정 선생님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며 기쁨과 뿌듯함을 느꼈다”면서 “앞으로 성장해서도 이번 경험을 토대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학생들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물론 실패도 겪었지만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학생들을 성장시켰다. 한 단계 성숙한 bongSTEAM 학생들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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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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