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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훈련 : 청소년기 명상과 학습 통해 스스로 두뇌 훈련

학생 시절에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 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말은 학문적 성취를 취해서 특별한 요령이나 지름길을 찾는 것보다 자신의 수준과 성향에 맞춰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교훈을 전해준다.

그러나 요즘 각종 매체에서 쏟아지는 광고를 보면 이 말이 "왕도가 있다" 로 수정돼야 할것 같다. DHA를 비롯한 '머리 좋아지는' 성분은 우리가 군것질하는 음식에도 포함돼 있다. 어떤 기구를 사용한지 몇개월만에 획기적으로 성적이 올랐다는 광고가 매일 등장한다.

물론 이런 '학습 보조물' 의 작용 원리와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나친 신뢰와 기대감으로 인해 자신에게 그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증가된다는 점이다. 이는 단지 두뇌 개발의 측면뿐 아니라 건전한 인격의 형성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창의적으로 활동했던 예술가의 사고 과정은 두뇌개발의 좋은 모델이다.


혼자 변화시키는 뇌파

음식이나 기구 등 외력(外力)에 의존하지 않고 청소년기에 자신의 두뇌를 개발하는 방법은 없을까. "짧은 시간 내에 학문적 '효험' 을 나타내는 방법이란 있을 수 없다" 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꾸준한 자기 훈련을 통해 현재 수준에서의 두뇌 활동을 최대화시키고 나아가서 더 높은 수준으로 두뇌를 개발할 수 있다.

첫째 두뇌의 충분한 휴식을 유도하고 그 기능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는다. 사람들은 흔히 운동이나 수면, 오락 등을 통해 정신적인 피곤함을 달랜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두뇌를 휴식시킬 수 있다.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뇌파를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명상'이다.
 

명상은 스스로 뇌파를 조절하는 훈련법이다.


몇년 전 상명여고 학생 2백40명을 명상법의 일종인 '초월명상' 을 실시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그 효과를 비교한 실험이 있었다.

10주 동안의 실험 결과 '초월명상' 을 실시한 집단은 불안증과 신경증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또한 언어추리나 기계추리, 공간지각, 지각속도 등 예체능 능력이 향상된 결과가 나왔다.

이원근씨(창조지성학회 총무이사)는 "깊은 명상 단계에 이르면 걱정이나 불안 등 불필요한 정신활동이 줄어 깊은 휴식이 유도된다" 고 말하면서 "실제로 이 단계에 신진대사율이나 산소소모량을 조사한 결과 깊은 잠에 빠진 상태보다 2배 이상의 휴식 효과가 나타났다" 고 설명한다.그결과 학교생활에서 누적된 피로나 스트레스가 잘 풀린다는 것이다. 또한 깊은 명상에 들어 뇌파가 알파(α)파나 테타(θ)파 상태로 변해 마음이 고요해지고 잠재력이 잘 발휘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학습할 때 집중력이나 지구력이 향상되며, 뇌의 전후좌우 기능이 통합적으로 발휘된다.

하지만 깊은 명상 단계에 이르는 특별한 묘책이나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약간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이다. 단전 호흡이나 마인드컨트롤 등 정신수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방법은 달라도 결국 도달하는 길은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어떤 명상법이든 자신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 깊은 명상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변에서 발견되는 여러가지 방법을 알아보고 그 중 한가지를 선택해 매일 꾸준하게 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스스로 두뇌를 안정시킬 수 있는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으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둘째 '학습' 자체를 통해 두뇌를 개발하는 방법이다. 임선하씨(우리창의성연구소장)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뇌를 안정화시키는 일은 중요하지만 이는 본격적인 두뇌 개발의 준비단계" 라고 말하면서 "뇌에 '내용' 을 채워넣어야 비로소 두뇌개발 프로그램이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효과적일까.

임선하씨는 "예를 들어 인간의 의식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높은 수준의 사고과정을 요구하는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창의적 사고 자체에 대한 지식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즉 두뇌가 개발되는 과정이나 그 성과물을 '교재'로 삼아 공부함으로써 두뇌 작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다 보면 자신의 두뇌가 보다 효과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선하씨는 이를 '인간 인지에 대한 이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의 사고 과정', 두뇌기능과 사고의 관계' 등 3개 분야로 구분한다.

우선 세계에 대한 인간의 다양한 인지능력을 살펴봐야 한다. 이를 위해 인지의 성과물인 심리학, 논리학, 철학, 교육학 등을 다양하게 접할 필요가 있다. 과학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컴퓨터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비교하는 것은 중요한 훈련이다.

다음으로 창의적으로 활동했던 과학자나 예술가의 사고과정을 탐색한다. 그들의 창의적 사고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모델로 삼아 자신의 사고 과정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두뇌작용에 대한 이해다. 뇌기능이 좌우뇌로 분화돼 있다는 사실이나, 자신의 사고 과정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상위(上位)의 인지 기능을 이해하고 활용할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적인 성취가 감성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알고 이용해야 한다.

이런 학습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양서적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학교 생활의 대부분을 시험준비에 쫓기는 처지에 교양서적을 읽는다는 것은 한가로운 소리처럼 들릴수 있다.
 

도서관에는 스스로 두뇌를 훈련할 수 있는 좋은 교재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자신의 두뇌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자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힘겹지만 어려운 고비들을 스스로 넘어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힘들 때마다 어떤 보조물에 의지한다면 순간적인 효과는 볼 수 있되, 장기적으로 두뇌에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수 있다. 만일 사용하던 보조물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자신감이 줄어들고 불안감은 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 는 말이 단순히 요령을 피우지 말라는 뜻이 아님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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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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