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는 늘상 옆에 있지만 만드는 방법이나 세정원리는 관심밖에 있기 십상이다. 비누의 세정원리를 알아보고 유리처럼 투명한 비누를 만들어 보자.
비누도 기능성 시대다. 얼굴에 기름기가 많은 청소년과 건성피부인 중년부인에게 똑같은 비누를 사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청소년에게는 얼굴의 기름기를 잘 제거할 수 있는 비누가 좋고, 기름기가 적은 중년부인에게는 보습력이 높은 비누가 적당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사용한 뒤에 촉촉한 기분이 드는 비누를 만들어 사용해보자
우리가 만든 투명비누를 사용해 얼굴을 씻으면 얼굴이 한결 매끈하게 느껴진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글리세린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글리세린의 구조식을 보면 알 수 있듯이(그림1) 문자내에 -OH기가 많이 들어있다. 이것은 물과 구조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물과 잘 섞여 습기를 오래 유지한다. 즉 비슷한 성분이 있는 물질일수록 잘 섞으는 원리가 여기에 적용된다.
새로 만든 비누가 재료로 쓰인 비누보다 투명해지는 이유는 비누가 여러 성분(글리세린 에탄올 물)에 의해 녹아버려 비누 분자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고 균일하게 돼 빛이 투과하는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벽하게 투명해지지 않는 이유는 비누 속에 미백제로 들어있는 이산화티타늄(TiO₂) 성분 때문이다. 이 물질은 안료로 사용되는데 이것을 제거하는 방법을 알 수있다면 완벽하게 투명한 비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비누는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오염물과 물 사이의 표면장력을 떨어뜨리고 물과 잘 섞이도록 해 더러움을 제거한다. 비누는 긴 사슬을 이루는 지방산나트륨이나 칼륨염을 말하는데 유지(지방)에 수산화나트륨(NaOH)을 넣느냐 수산화칼륨(KOH)을 넣느냐에 따라 경질비누와 연질비누로 나뉜다. 경질비누는 세안용 목욕용 세탁용으로 쓰이고 연질비누는 청소용이다.
비누가 아닌 것을 우리가 비누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지방산나트륨을 비누라고 하는데 이것을 알칼리성으로 pH를 측정할 수 있는 pH종이를 갖다대면 알칼리로 나타난다. 그런데 지방산나트륨이 아닌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것은 엄밀하게 말해서 비누가 아니다. 이런 비누는 중성이기 때문에 pH종리를 갖다대면 중성을 나타내는 색깔로 변한다. 여러분이 사용하고 있는 비누가 알칼리성인지 중성인지 실험해보기 바란다.
보너스
세제를 사용하면 왜 손이 거칠어질까
위의 그림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달걀을 이용해 세제의 자극성을 알아보는 실험이다. 단백질이 주성분인 계란 흰자를 40mL에 주방용세제 0.2mL를 가하여 천천히 저어주거나 장시간 방치해 두면 자극성이 강한 세제는 계란 흰자를 변성시키게 돼 계란 흰자는 뿌옇게 변한다. 반면 자극성이 없거나 약한 세제는 계란 흰자가 투명하게 남아 있는다.
그렇다면 계란을 이용한 실험이 어떤 점에서 사실인지,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주방용세제가 피부(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
세제의 자극성은 세제 속의 계면활성제와 피부 단백질간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난다. 계면활성제는 친유기(물을 싫어하고 기름과 잘 섞이는 성질), 친수기(물에 친한 성질)로 구성돼 있다. 친유기는 오염물질에 흡착되고 친수기가 물쪽으로 배열돼 오염물질을 떨어뜨린다(그림3, 비누의 작용과 같다).
이 계면활성제가 피부에 남아서 피부 속으로 들어가면 피부 단백질의 특성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각질층이 유리되고 보습력이 저하되는 등 피부기능이 약화되면서 피부가 거칠어지고 접촉성 피부염도 유발하게 된다.
달걀 흰자와 피부조직의 단백질은 기능상 구조상 동일하지는 않다. 그러나 단백질과 계면활성제의 상호작용은 일반적으로 달걀 흰자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를 피부에 적용해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제의 저자극성도 중요하지만 세제의 세정성, 경제성, 생분해성이 좋아 환경오염이 적어야하는 등 여러 조건을 만족시켜야 좋은 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들에 유의하며 직접 실험도 해보고 좋은 세제를 가려낼 수 있는 방법도 고안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