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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관상봉합선이 조기융합된 경우의 모양(왼쪽). 두개안면골성형술로 봉합선을 열어 2㎝ 가량 넓혀주었다(오른쪽).


외과적인 수술로 두개골발육부전으로 인한 정박아(精薄兒)를 고칠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두개골조기융합증의 수술요법이 연세대의대 박병윤교수에 의해 도입돼 국내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늦어도 86년 상반기안에 실현될 정박아에 대한 수술치료가 성공하면 정박아 치료의 신기원이 열리는 셈.

정박아가 되는 원인으로는 뇌성마비를 비롯해 선천적·후천적 요인들이 있으나 외과적 수술에 의해 치료가 가능한 것은 바로 두개골조기융합증에 의해 정박아가 된 케이스다.

두개골조기융합증이란 어린이의 두개골이 충분히 발육하기 전에 두개골봉합선이 막혀 생기는 것으로서, 이렇게 될 경우 정박아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갓 태어난 어린이의 머리는 어른보다 작아서 출생시의 두개골용량이 3백50cc에 불과하다. 이때부터 만 3세까지 뇌의 크기가 급속히 확대돼 1세에 1천cc, 3세에 1천2백25cc쯤으로 증가, 성인의 두개골용량인 1천5백cc에 육박하게 된다.

이처럼 뇌의 발육이 무리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두개골이 계속 커져야 한다. 두개골봉합선이란 두개골의 전면 후면 측면 등 곳곳에 나있는 톱니모양의 봉합선으로, 뇌의 발육에 따라 두개골이 계속 벌어지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대개의 경우, 두개골용량이 1천1백cc쯤 되는 생후 1년8개월이 돼야 이 두개골봉합선이 막히게 된다. 두개골조기융합증은 이 시기 이전에 봉합선이 막히는 부위에 따라 머리와 얼굴모양이 기형적으로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두개골의 앞쪽에 횡으로 나있는 두개골관상봉합선이 일찍 막혀버리면 이마부분의 발육이 안돼 쑥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그림참조). 또 이 봉합선의 한쪽부분만 조기융합되면 한쪽 이미와 안면이 미발달, 찌그러진 모습이 된다.

이같은 두개골조기융합증의 외과적인 수술법이 바로 두개안면골성형술. 외과수술로 두개골의 봉합선을 열어주고 전두개와(뇌가 들어있는 바닥부분)까지 골절수술을 시행, 뇌가 들어찰 공간을 넓혀주는 성형술이다.

구미선진국에서 15년전쯤부터 시작된 이 성형술은 처음에는 염증과 출혈 뇌부종 등 부작용이 뒤따랐으나 최근 기술이 발달, 후유증이 감소하면서 놓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수술을 하고 나면 신생아들은 골막이 있기 때문에 봉합선절개부분을 그대로 두어도 새로운 뼈가 재생한다는 것이고, 나이가 든 어린이들은 신체의 다른 부분의 뼈를 이식해 덮어주면 된다고 한다.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이 방면의 연구를 하고 최근 귀국한 박병윤 교수는 "일단 어린아이의 머리모양이 이상하게 보이면 지체없이 검사를 받아야만 불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박교수는 두개골조기융합증을 손쉽게 식별하는 방법으로 머리 꼭대기에 있는 천문(泉門)을 들고 있다. 신생아들이 숨쉴 때마다 천문이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두개골봉합선이 막히면 천문도 따라서 굳어지므로 쉽게 판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두개골봉합선은 피부로 덮여있어 잘 식별이 안되지만 조기융합된 경우는 융합부분이 불거져 나오므로 손으로 만져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아직은 국내에서 두개안면골성형술이 시술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자료가 전무한 실정이나, 앞으로 본격적으로 수술이 진행되면 두개골조기융합증에 의한 정박아들에게는 하나의 복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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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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