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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부방법 달라진 공통과학

지식은 중학교 수준, 학습방법은 대학 수준

3월이 오면 고등학교 과학교육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지난 92년 제6차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이미 예고됐던 '공통과학' 이 바로 그것이다. 공통과학이 큰 파장을 일으키는 까닭은 이 과목이 지금까지의 과학교과와는 전혀 다른 통합과학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96년 새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이면 누구나 공통과학을 1주일에 4시간씩 1년 동안 배우게 된다. 문과를 지망하든 이과를 지망하든 관계없이 모두 배워야 한다. 공통과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공통과학이 바로 탐구적인 학습이란 점이다. 그래서 "단순히 지식만을 암기해서는 공통과학 내용을 이해하고 좇아가기 힘들다" 는 것이 교육관계자들의 말이다.

공통과학에는 많은 실험이 포함돼 있다. 학생들은 공통과학을 배우면서 원소를 분류하고, 속도와 가속도를 측정하고, 일기도를 분석해야 한다. 또 실험을 통해 반응속도를 재고 그 요인들을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교사가 제시한 자료나 집에서 조사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토의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을 해석하는 것도 공부에 포함돼 있다.

그렇지만 공통과학은 중학교 때 이미 배운 지식만으로 구성돼 있어 탐구학습을 해온 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과학과목은 너무 어려운 개념과 많은 지식으로 구성돼 있어 학생들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시험을 보기 위해서 암기하는 폐단이 있었다. 그래서 "공통과학은 중학교에서 배운 개념만으로 탐구학습으로 꾸몄다"는 것이 교육부 자연과학편수관실 문수한 연구사의 말이다.

공통과학을 잘 이해하고 잘 배우려면 학교에서 하는 실험실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또 평소 신문과 방송, 과학잡지를 보면서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야 한다. 단원과 관련된 내용을 메모해 두거나 스크랩을 해두는 것도 공통과학을 배우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 과학과 현대사회가 어떻게 연관을 맺고 있으며, 과학내 물리 화학 생물 지학 등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 수 있다.

최근 수학능력 시험에서 통합교과적인 문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공통과학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학을 얼마나 잘 배우냐가 대학입시와 연결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교육 관계자들이 입을 모은다.
 

고등학생들은 96년부터 1주일에 4시간식 공통과학을 1년동안 배우게 된다.


선진국, 생활 속의 과학 이미 실천

공통과학은 일상생활의 내용을 과학적으로 풀어보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개념과 지식 위주로 배우는 학문적 접근과는 그런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처럼 나눠서 배우는 방식은 주로 개념과 지식으로 체계화된 학문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공통과학에서는 환경이나 에너지와 같이 여러 학문분야의 지식을 알고 있지 않으면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많은 교사들이 "현행 과학교육(5차 교육과정)에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들이 적다" 는 문제를 지적해 왔다. 이제 과학교육의 목적이 과학자를 만드는 교육에서 과학적 소양을 갖춘 시민으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런 면에서 좋은 예다. 1957년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발사하자 미국은 그 충격으로 과학교육의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이때 강조한 과학교육은 학문 중심의 과학교육이었다. 곧 우수한 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전문화된 과학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그러나 학문적인 입장에서 분야별로 나눠 가르치는 방식이 과학교사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됐다.

1980년대 학문중심 과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온 곳은 전국과학교사협의회(NSTA). 이들은 "과학·기술·사회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서로의 지식을 이용할 줄 아는 것, 바로 그런 과학적 소양을 갖춘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과학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바로 STS(Science Technology Society) 교육이다.

공통과학은 바로 이런 STS교육을 그 모델로 삼고 만든 교육내용이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환경' 단원은 산성비나 오존층 등 시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현대 과학과 기술' 단원은 신문 방송 잡지 서적 등에서 조사한 자료들을 가지고 신소재 우주과학 생명과학 등에 대해 토의하게 돼 있다. 그래서 공통과학은 단원과 내용만을 이해하면 되는 교과서라기보다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이에 따라 교사와 학생이 함께 연구하는 새로운 과학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만 된다면 그동안 과학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어려운 수준의 개념과 지식을 가르치면서 사고력과 창의력은 전혀 기르지 못했다"는 비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9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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