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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상 가장 귀중한 사료이자 한국학 연구의 기본 자료인 '조선왕조실록'이 새 옷에 담겨 태어났다. 서울시스템이 연인원 9만여명을 동원해 문화체육부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민족문화추진회 등과 공동으로 제작한 '조선왕조실록 CD롬'이 발간된 것이다.


다양한 검색 기능으로 원하는 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백50여장의 그림 자료도 제공된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에서 철종에 이르는 25대 4백72년, 17만2천일의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세계 최장의 역사서, 한문 원본으로는 1천8백93권8백88책, 국역본만 해도 신국판으로 4백13권, 2백자 원고지 1백만매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인지라 국역 작업도 26년만인 작년에서야 끝났다.

국역 사업과 함께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제'로 인식돼온 실록의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92년부터. 실록과 같은 고전자료를 전산화하기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보다 확장된 부호체계가 필요한데, 서체개발 분야에서 단연 국내 최고를 자랑해온 서울시스템은 회사내에 '한국학 데이터베이스연구소'를 설림하고 이를 추진했다.

그동안 실록은 일반인들이 접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원본은 난해한 한문으로 가득차 있고, 이를 장서로 소장하고자 한다면 그 부피 때문에 어지간히 큰 집이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낼 일. 그러나 이번에 발간된 CD롬 실록은 이같은 문제를 단숨에 해결한다.

한국학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CD롬 실록은 모두 4장 분량. 1집은 태조부터 성종까지, 2집은 연산군부터 현종까지, 3집은 숙종부터 철종시대까지로 구분해 편년체로 기록된 실록을 그대로 담고 있다. 4집은 국학 연구용 확장서체와 운영 프로그램이 담겨있다. 특히 확장서체에는 한글 심볼 및 한자 1만7천3백67자의 윤곽선 서체가 지원되고 있어 실록의 글자를 남김없이 컴퓨터 상에서 구현하고 자유롭게 복사·인쇄할 수 있다.

이 타이틀이 한국학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데이터베이스의 장점을 십분 살려 잘 정돈된 색인과 강력한 검색 기능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록 본문의 단어를 모두 어절 단위로 색인화해 두글자가 넘는 어절은 한 글자를 초과할 때마다 절단해 색인을 만드는데, 총 7천4백만여개의 자연어 색인 어휘를 통해 자기가 찾고자 하는 모든 자료를 간단히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수십년간 작업한 항목 분류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기 때문에 일괄적인 자료 검색도 가능하다. 이를테면 날씨나 천체의 현상을 알고 싶으면 분류 색인으로 '문화-과학-천기'의 항목을 선택하면 조선왕조 5백년 간의 날씨와 천체현상이 날짜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떠오른다. 분류 항목의 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4개 분야에 걸쳐 중간항목 40개, 세부항목 1백61개로 나누어져 있다.

이외에도 실록 CD롬은 원문에 실린 모든 도표와 그림을 화면에 불러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조선왕조실록 원본에 실린 제기, 군복과 왕실의 옷 등 그림 3백50여장과 도표 40여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실록 CD롬이 가진 강력한 검색 기능은 모든 자료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접 학문은 물론,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끝없는 활용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문의전화 (02)5100-716·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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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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