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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온도·습도-쾌·불쾌의 가늠자

열평형 고려한 '환경 컨디셔너'를 개발한다

공간의 쾌적성을 결정하는 온열환경은 인간의 심리적 생리적 만족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냉·온방 기기 개발과 의류 산업에서 주목하고 있다.

인간이 쾌적감을 느끼는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온열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연일 30℃가 넘는 여름철의 후덥지근함을 상상해보자. 어느 누구라도 이런 상태에서 쾌적감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마슬로프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욕구 안전욕구 사회적욕구 이기적욕구 자아실현욕구 등의 계층적인 구조로 설명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오감의 자극으로 결정되는 생리적 욕구는 인간의 기분 상태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생리적으로는 불쾌함이 없는 중립적 상태를 '안락하다'고 정의하기도 하지만 심리적 기분 상태를 포함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쾌적한 상태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많은 연구들은 이러한 상태에서 인간의 업무 수행이 향상될 수 있음을 입증해왔다.

우리의 피부온도는 보통 33-34℃에서 중립상태를 나타내 이를 기준으로 온도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덥고 추운 느낌을 갖는다. 특히 35℃를 넘으면 불쾌감은 급격히 증가한다. 쾌적성을 높이기 위해서 온열 환경을 검토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현상 때문인데, 특히 냉난방기기 및 실내 환경 제어기기, 의류 등을 설계할 때는 온열과 관계된 인간의 감성적 특성을 바로 이해해야만 한다.

인체 기관중 가장 큰 조직은 피부다. 피부의 표면은 끊임없이 열교환이 이루어져 신진대사를 통해 체내에 축적된 열을 외부로 발산하는 역할을 하며 체온을 항상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 인체는 외부 온도가 높아져 온도 수용기에 감지되면 체표면의 모세혈관이 이완돼 혈액이 체표면 근처로 많이 흐르면서 땀을 통해 증발열을 외부로 발산한다.

반대로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돼 체표로 흐르는 혈액의 양을 감소시키며 몸을 떠는 근육 운동을 통해 더 많은 양의 열을 발생시킨다. 이같은 인체와 외부와의 열평형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S(축적열량)=M(대사)-E(땀)C(대류)R(복사)-W(운동)

따라서 열의 축적이나 손실이 없는 평형상태일 때 우리는 정상적으로 활동이 가능하다. 또한 열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별다른 노력(혈관의 이완 수축이나 땀을 흘리는 것과 같은)이 들지 않을 때 쾌적할 수 있는 필요조건을 만족시켰다고 볼 수 있다.

온열환경의 쾌적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노력은 이미 60년 전부터 시작돼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온열환경지표들이 제안됐다. 여기에는 물리적인 측정에 기초한 지표(온도계에 의한 측정), 주관적인 경험에 기초한 지표(실효온도 및 불쾌지수), 인간의 열평형에 근거한 지표(신실효온도 및 PMV지표)등이 있는데 이중 쾌적성에 관한 지표로는 인간의 열평형에 근거한 지표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신실효온도(new effective temperature)란 미국 공조학회에서 1972년 제안한 경험적 감각지표로 온도 습도 및 공기의 유동이 인체에 미치는 열효과를 하나로 통합해 상대 습도 50%에서의 등감각온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21℃에서 습도가 30%일 때는 20.5℃의 습도 50%인 상황에서와 동일한 느낌을 갖게 된다고 표시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신실효온도에서는 작업량이나 옷을 입은 정도에 대한 고려가 없어 이를 보정해 덴마크 공대의 팽거 교수가 제안한 방법이 PMV(Predicted Mean Vote ; 예상 평균 신고) 지표로 1984년부터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 PMV지표에서는 환경 4요소(온도 습도 기류 복사)와 사람과 관련된 두 요소(대사량 착의량)를 고려해 +3에서 -3까지의 7단계 평점을 두고 있다.

PMV지표는 1천3백명의 피험자를 통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PPD(Predicted Percentage Dissatisfied)를 제시한다. PPD란 PMV값이 주어지면 전체의 몇%가 불쾌하게 느끼는가를 알려주는 예측치다.


(그림) 퀘적성을 좌우하는 요인


PMV에 의한 쾌적성 예측 방식은 최근의 에어컨 제어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쾌적한 온열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온도나 습도를 검출한 다음, 인간의 피부온도 감각기와 유사한 쾌적센서를 통해 제어함으로써 보다 인간의 감각에 맞도록 실내 환경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쾌적성을 좌우하는 요인


한편 기류와 관련해서도 인간의 특성에 따른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체활동에는 일정한 리듬이 있는데, 이같은 반복 패턴에 대해 주파수 분석을 해보면 인간이 쾌적함을 느낄 때는 주파수에 반비례해 주파수강도가 감쇄되는 리듬을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주파수 패턴을 가진 것으로는 자연풍이나 바로크 음악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을 응용해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자연풍에 가까운 주파수 패턴을 가지도록 속도를 제어함으로써 쾌적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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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남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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