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소음을 내며 사무실을 떠들썩하게 만들던 도트프린터가 잉크젯 방식의 프린터에 밀려난 것은 불과 2-3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이 잉크젯 방식마저도 빠른 속도와 높은 인쇄 품질을 자랑하는 레이저 프린터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고성능·고가 기종으로 인식되어 온 레이저프린터가 최근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급팽창하는 프린터시장의 인기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1-2년 전만 해도 2백만원을 웃돌던 레이저프린터 값이 40-70만원선으로 내리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레이저프린터의 매력은 복사기와 같은 전자사진방식을 사용해 글자체가 선명하고 어떤 종이에서나 깨끗이 인쇄된다는 점이다. 토너 수명이 길어 오래 쓸 수 있고 다양한 서체를 지원한다는 것 또한 장점.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었는데 최근들어 저가 보급형 모델이 다수 선보이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개인용 레이저프린터의 저가경쟁으로 잉크젯 컬러 프린터의 가격대에 근접하면서 고급기종으로만 여겨졌던 레이저프린터의 대중화에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컬러잉크젯과 저가형레이저의 프린터시장 양분은 역시 전반적인 프린터시장의 수요팽창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난해 전체 70여만대의 매출물량을 기록한 프린터 시장은 올 상반기 현재 40여만대가 팔려나감으로써 연말까지 90여만대 이상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0여만대라는 프린터 판매 예상치는 올 한해 PC판매 예상물량 1백70만대의 약 50%에 육박하는 수치다. 기존 PC사용자들의 프린터 교체물량을 감안하더라도 이 수치는 적어도 PC구입자 3-5명중 1명 정도는 프린터를 새로 보유하게 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처럼 매년 5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팽창하고 있는 프린터시장은 공급업체에 있어서도 프린터가 이제 더이상 인기없는 주변기기시장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고, 이는 다시 PC에 버금가는 대형 시장에 대처하는 제조회사들의 기민한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프린터 수요가 이처럼 확산되면서 대형시장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배경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일반 사용자들이 접근하기에 부담이 작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다. 여기에 단순 컴퓨터 작업에서 벗어나 자신의 작업량을 직접 출력, 문서화하려는 사용자들의 요구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또한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 윈도를 비롯한 컴퓨팅 환경의 급속한 그래픽화는 다양한 색상을 요구하는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컬러' 프린터의 보급확산을 가져왔고, 나아가 좀 더 정밀하고 선명한 이미지 출력을 자랑하는 레이저프린터의 대중화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글꼴 지원도 장점
레이저프린터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기능을 간략화한 대신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개인용, 기능의 최적화와 다양화로 오피스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OA용, 전자출판(DTP)이나 CAD CAM 등 그래픽분야를 타겟으로 한 전문가용 등이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에 시장과 제품이 형성되는 것은 여타 제품과 마찬가지.
이 가운데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일반 사용자층을 겨냥한 저가 보급형시장이다. 이들 저가형 레이저프린터들은 역시 선명한 인쇄품질(고해상도), 빠른 출력속도, 저렴한 유지비 등을 최대강점으로 내세워 일반 사용자들의 눈길을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쇄 품질을 보면 복사기와 같은 원리인 전자사진방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해상도의 잉크젯프린터에 비해 글꼴 및 그림 출력시 선명도가 월등할 뿐만 아니라, 잉크젯이 가진 잉크번짐 등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동시에 컬러 잉크젯의 경우 각 제품마다 최고 선명도 구현을 위해 최적화된 전용지를 따로 정해 놓고 있는 반면, 레이저프린터는 어떠한 용지에서도 깨끗한 인쇄출력이 가능하다.
또한 토너수명이 A4 용지 기준 2천5백-3천매 정도여서 잉크젯의 1천매에 비해 2-3배 가량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으며, 서체수에 있어서도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윤곽선 글꼴을 지원함으로써 잉크젯보다 2배 이상 다양한 글꼴을 지원한다는 것도 레이저프린터를 돋보이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6PPM(Page Per Minute, 분당 6매) 정도인 레이저프린터의 출력속도는 잉크젯에 비해 3-4배 정도 향상된 성능으로, 빠른 출력속도를 요구하는 신세대 PC 사용자층들의 관심을 모아내기에 충분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프린터의 성능은 인쇄품질에 의해 결정된다. 이점에서 레이저프린터는 다른 방식의 프린터에 비해 월등한 위치에 서 있다.
대개 인쇄품질은 매끄러움 선명함 진함 생생함 등의 변수로 가늠할 수 있다. 해상도 단위인 dpi(Dot Per Inch)도 흔히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다.
dpi라는 용어는 1제곱인치에 넣을 수 있는 점의 수를 가리키는 것으로, 예를 들면 6백×6백 dpi라는 척도는 1제곱인치의 용지안에 36만개의 점을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흔히 dpi수치가 높을수록 인쇄품질이 좋은 프린터라는 논리로 사실상 dpi가 인쇄품질기준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dpi 척도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값일 뿐이다. 잉크젯의 경우 각 제품의 사양표에서 밝힌 것과 같은 최대점의 수를 주어진 공간에 넣으려 할 때 최적의 양보다 많은 잉크를 사용하여 오히려 인쇄품질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dpi를 인쇄품질판단의 유일한 척도로 사용할 때 나타나는 또다른 문제점은 그것이 인쇄품질의 모든 것을 전달해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일례로 해상도 3백60dpi의 도트매트릭스프린터는 3백 dpi의 잉크젯프린터보다 dpi 수는 높지만 인쇄품질이 좋다고 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3백dpi의 레이저프린터가 같은 해상도의 잉크젯프린터에 비해 월등히 선명하다. 바로 각각의 인쇄방식에 따라 선명도가 달리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쇄품질은 여러가지 인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용지 유형에 따라서도 인쇄품질은 달라보이는데 스캐너로 읽어들인 이미지는 광택지에서 잘 구현되는가 하면, 검정색 텍스트 정보는 본드지에서 가장 선명해 보인다. 이밖에 프린터 소프트웨어의 호환성, 용지간격, 용지공급속도 등도 인쇄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감하게 사버리자
막상 프린터를 구입코자 하는 일반 PC사용자들은 저가형 레이저프린터와 컬러잉크젯의 선택을 놓고 다시 한번 망설이게 된다. 현재 상가에서는 50-70만원대의 보급형 레이저프린터와 30-50만원 대의 컬러 잉크젯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10만원 정도 더주고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고품질의 인쇄물을 얻을 것인가, 아니면 속도는 떨어져도 가격 싸고 알록달록 컬러를 지원하는 잉크젯을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겪는 딜레마다.
다시 말해 보다 선명한 인쇄 품질 및 빠른 출력속도에 기반한 레이저 프린터가 실질적인 활용도를 앞세워 사용자들에게 바짝 손짓하고 있기는 하지만 윈도나 그래픽 환경의 정착에 발맞춰 컬러출력에 대한 PC사용자들의 욕구 또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반드시 컬러 출력물을 필요로 하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과감히 레이저프린터를 사라고 권하고 있다. 빠른 속도와 질 좋은 출력물이 가격을 뛰어 넘는 만족감을 안겨줄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레이저 프린터 최신 용어 풀이
RET(Resolution Enhancement Technology)
컨트롤러에서 생성된 이미지 데이터를 엔진에서 필요로 하는 주파수보다 2배, 또는 4배로 증폭한 데이터로 변환해 전달하는 기술. 즉 엔진에서 제공하는 기본해상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로써 레이저빔의 광파워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약화된 광파워에 의해 1점당 토너의 접착량을 감소시키고, 실제로는 점이 작아져 해상도를 증가시킨 것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AES(Automatic Emulation Switching)
자동 에뮬레이션 변환 기능. 레이저프린터상에는 다양한 에뮬레이션(모방)기능이 있는데, 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패널상의 메뉴에서나 PC에서 명령어로 변경해야 한다. AES는 호스트로부터 전송되는 데이터를 프린터가 내부적으로 분석해 어떤 에뮬레이션 모드의 데이터인지를 판단, 자동으로 전환하면서 인쇄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 기능은 미국시장에서 먼저 등장했는데, 국내에서는 완벽한 분석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C-프린터 양방향통신
기존 프린터는 PC에서 프린터쪽으로 일방적인 데이터 전송이 이루어졌다. 이에 반해 최근 나오고 있는 프린터는 대부분 PC와 프린터 사이의 양방향통신을 지원하고 있다. 양방향통신기능은 IEEE-1284니블, 바이트 ECP, EPP 등 4가지 다른 표준의 기본모드가 있다. 이중 니블과 바이트모드는 PC 및 프린터의 하드웨어 변경이 필요없는 대신 소프트웨어적인 수정을 필요로 한다. ECP와 EPP 모드는 양방향 통신기능에 고속전송을 위한 부가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이는 PC와 프린터 양단에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