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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나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차서 지나가기 불편할 때, 누구나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대체 왜 이렇게 폭을 좁게 만들었을까? 처음부터 좀 넓게 만들면 안되나?" 물론 기차를 넓게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차가 달리는 레일의 폭도 넓게 바꾸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세계에 깔려 있는 철도의 폭을 한꺼번에 바꾼다는 일은 너무나 힘든 일이 돼버렸다. 그동안 철도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는 여러번 있었지만 번번히 실패한 것도 이처럼 기존에 이미 깔려 있는 것을 한꺼번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통용되는 철도 레일의 표준 폭넓이의 기원은 기차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산업혁명 초기, 영국에서는 목재 선로 위에 석탄 채굴용 화차를 끌기 위해 노새를 이용했다. 그런데 이 노새의 엉덩이 넓이(약 1백40m)에 선로의 폭을 맞추었던 것이다. 이 치수는이후 기차가 등장해서도 표준으로 굳어져갔다. 더 넓은 치수를 가진 레일을 깔고 기차를 운행하는 회사가 있기도 했지만 결국 기존의 표준으로 통합돼버렸다. 레일 폭이 달라서 기존의 레일망과 연결할 수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다.

흥미롭게도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20세기 중반까지 주마다 철도치수가 달랐다고 한다. 그래서 지방간 화물운송은 주로 해상을 통했고, 철도로 운송할 때도 매번 한 철도에서 다른 철도로 옮겨 싣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기차 폭이 좁다는 불평은 충분히 이유있는 투덜거림이지만 '어쩔 수 없는' 표준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꾹 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세계의 철도 폭을 변경하는 '대역사'를 시행할 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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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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