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의 목격보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가 아직까지 규명되고 있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UFO는 정말로 존재하는가. 이런 질문은 어쩌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비행물체(UFO)는 그것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한 '미확인' 비행물체일 테니까 말이다. 이보다는 UFO현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논의를 진행해보자. UFO현상이란 단순히 'UFO=외계인 우주선'이라는 등식으로 설명해 낼 수 없는 것임에 분명하다. 최근까지 UFO를 타고 나타난 외계인과 대화를 했다거나 또는 납치되어 강간당했다는 소문들이 무성하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명백한 증거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UFO 외계인 신앙은 세기말 현상과 맞물려 사회병리적인 징후까지 보이고 있다. 바로 UFO 신드롬인 것이다.
UFO 실재론자들은 많은 항공기 조종사들이 UFO를 목격했음을 내세워 비행물체로서의 UFO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항공기 조종사들이라고 해도 매우 드문 기상현상에 최초로 직면했을때 그것이 인공물인지 자연현상인지 명백히 판별해 내기 어렵다. 더군다나 그런 현상이 목격자의 감각기관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들의 신뢰성은 더이상 유지될 수 없다.
UFO신드롬 사회병리현상과도 관련
UFO를 가까이에서 목격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바로 이런 의심을 품을 만한 환경에 놓여있었다고 추정된다. 그들은 종종 UFO로부터 화상을 입거나 시력의 일시적 마비를 호소한다. 전자기장이나 그밖의 유해한 환경에 노출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그들은 매우 다양한 형태의 UFO와 외계인들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지구 상에 외계의 여러 별에서 다양한 종족의 생명체들이 날아오고 있는 것이 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과학자들 중에 비교적 진보적인 그룹에 속하는 우주과학자들에게 조차도 터무니 없는 것이다. 칼 세이건 박사는 드레이크 방정식을 이용해 고도의 지적인 문명이 존재할 행성의 가능성을 계산한 다음, 이들이 임의로 우주여행을 할 때 우연히 지구를 방문할 가능성을 추정했다. 그 결과 어떤 미지의 외계문명이 지난 역사 동안 지구에 단 한 번 방문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서로 독립된 두 외계 문명이 지구를 동시에 방문할 확률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는 답이 나왔다.
비정상적인 체험
따라서 이들이 목격한 바를 달리 해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가장 논리적인 해답은 UFO에 노출된 사람들이 그것의 영향을 받고, 뭔가 비정상적인 체험을 한다는 가정일 것이다. 그런 체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서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전자기 에너지다. UFO에 납치되었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최초에 갈증과 온몸이 따끔거리는 체험을 하며, 빛다발에 휩싸이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실제로 UFO 실재론자들도 이런 측면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체험이 지각의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와 같이 UFO체험을 일으키는 에너지의 근원은 무엇일까. 우선 오래 전부터 UFO의 근원으로 주장되어 왔으며, 강력한 전자기적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대상으로 구전현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플라스마 구체 또는 구전체(ball lightening)들은 5만-10만V의 매우 강한 전기장을 형성한다.
이는 폭풍구름에서 유리되어 나와서 대기중을 유영하다가 어느 순간 방전되어 플라스마를 형성하고 소멸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러한 종류 이외에도 매우 드물긴 하지만 청명한 날에도 플라스마를 형성할 만큼 충분한 전기 방전을 일으킬 수 있는 전위차가 대기 중에 형성될 수 있다.
하지만 UFO가 매우 자주 목격되는 현실을 볼 때 UFO체험을 구전현상으로 설명하기에는 그 발생 빈도와 지속 시간, 크기가 문제된다. 따라서 전자기장을 보다 자주, 그리고 광범위하게 오랫동안 형성하여 UFO 근접조우 체험을 유발시킬 수 있는 충분한 전자기 에너지를 공급할 새로운 에너지 원을 찾는 시도가 있었다.
캐나다 로렌션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마이클 퍼싱거 박사는 지구의 지진대나 판과 판이 부딪히는 지점에서 광역적으로 발생된다고 주장되는 지각응력이론(The Tectonic Strain Theory)으로 UFO를 설명하려 한다. 그에 따르면, 지구에 산재한 크고 작은 지각 균열대에서 전자기파 형태의 에너지가 방사되고 있으며, 때때로 그 영향은 대기중에 구형, 또는 타원형의 빛을 내며, 매우 작은 플라스마와 같은 상태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플라스마 구체는 전자기파를 발산하며, 따라서 그것들이 주위와 인간에게 물리적 생리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UFO가 지면에 자국을 남기고 인간에게 정신적, 육체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이러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구 에너지설'이 최근 영국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는 미스터리 서클의 발생 기원에 대해서 매우 환영받는 이론 중의 하나로 부상되고 있다. 또한 이 가설은 오늘날 UFO와 관련된 최대 관심사인 피랍 체험을 명쾌하게 설명해 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실제로 80년대에 UFO가 출몰했던 노르웨이 헤스달렌의 경우 바로 이런 지각 균열대에 해당하기 때문에 UFO의 자연현상 기원론에 관심을 갖는 많은 연구가들이 주목했다.
알레르기 이론
하지만 UFO현상은 보다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피랍현상은 이런 지각 균열대와는 무관한 곳에서도 빈발한다. 따라서 최근 미국 알버트 버든은 그의 책 '알레르기와 외계인'(Allergy and Alein)에서 전기 과민성(electric hypersensitivity)과 다발성 알레르기(multiple allergy)라는 개념을 도입해 UFO피랍을 설명하려 한다. 그에 따르면 어린 시절 구전체나 지각균열 에너지, 그밖에 강력한 전기적 쇼크에 노출되었던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서 약한 전기적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결과 환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피랍체험이 지역에 편재됨이 없이 일어나는 이유로 경찰의 통신 시스템이나 아마추어 무선장비, TV나 라디오 방송국 안테나, 심지어는 무선전화장치 등에 설치된 라디오파 발신기(RF transmitter)에 노출된 전기과민성 환자들이 어디에서든 UFO피랍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이들이 종종 춥거나 덥다는 비정상적인 온도감각을 호소하는데, 이는 전기과민성 환자들의 대뇌 생리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UFO의 근접 조우자들이 전자기장에 노출됨으로써 UFO신드롬의 주관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그 전면에 부각되는가 하는 문제는 어느 정도 그 메커니즘이 규명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명에 의해 목격된 미확인 비행물체와 이런 체험들이 전혀 별개의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어쩌면 그런 UFO에서 전자기파를 방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홀로그램 환상
이 문제와 관련해 구전체 이론이나 지각응력 이론, 다발성 알레르기 이론 이외에 UFO근접 조우 및 피랍 체험의 물리적 생리적 정신적 측면들을 설명하는 그럴 듯한 이론이 또 하나 있다. 지구상의 초강대국이 전자기파를 이용해 인간의 정신을 제어하는 기술개발을 오래 전부터 해왔으며 UFO신드롬, 특히 그 중에서도 피랍조우가 바로 이러한 실험의 대표적인 형태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일부 전술이나 병기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인간의 정신을 저주파 전자기 신호로 마음대로 조정하는 실험을 비밀 병기 개발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진지하게 주장한다.
또 이와 함께 홀로그램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인위적으로 다양한 외계인의 모습을 여러 사람 앞에서 나타나게 하는 방법으로 홀로그램 기법이 가장 알기 쉽다는 것이다. 이 이론으로 주변에 광채가 나는 외계인들이 다수 목격되고, 이들이 공중에 떠 있거나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것이나 순간적으로 홀연히 사라지거나 하는 특성들을 설명할 수 있다. 또 이런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전자기파 중에는 자외선 파장도 섞여 있어 목격자들이 화상을 입거나 눈을 다치는지도 모른다.
이런 이론들은 구전가설이나 지구에너지 가설로 설명하기 어려운, 보다 인공적인 형태의 지면 착륙 자국과 여럿이 동시에 목격하는 UFO와 외계인의 모습들을 설명해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또 그들이 개발한 어떤 특수한 인공적인 전자파 맥동이 엽록소의 양이나 자동차의 시동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이미 전자기파의 제어로 대기중에서 음속을 돌파할 때 충격음을 소멸시킬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의 플라스마 물리연구실 책임자인 장 피에르 쁘띠 교수는 자신의 실험실에서 전자기파의 적절한 제어로 비행체 앞면에 진공 상태를 유지시킴으로써 충격파를 와해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는 자기유체역학 실험 과정에서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강력하고 정교한 전자기파의 제어가 가능하다면, '라플라스의 힘'(the force of Laplace)이라고 알려진 전자기력을 통해 충격파를 없애는 기술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러시아가 프랑스보다 항공우주분야에서 앞서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때 이들이 이미 이런 기술을 개발한 것은 아닐까?
UFO의 목격자는 많다. 하지만 그것이 외계인의 비행물체라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 따라서 그런 명백한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함부로 UFO 신드롬에 동승하여 경거망동해서는 않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