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다리 끝부분을 잘라낸 뒤 그 자리에 팔이나 다리가 여전히 있는 것처럼 통증을 느끼는 것을 '유령의 팔'(phantom arm) 증세, 혹은 환지통(幻肢痛)이라 한다. 그러나 어떻게 없어진 팔다리에서 통증을 느낄 수 있는지 그 메커니즘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지난 6월 8일자 '네이처'지에 독일 훔볼트대 H. 플로르 연구진이 환지통의 원인에 대한 흥미 있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연구진은 외상이나 골육종으로 한쪽 팔을 절단한 환자 13명의 협력을 얻어 환지통의 정도와 대뇌피질의 관계를 조사했다.
환자의 정상인 쪽 팔의 엄지와 새끼손가락, 입술 끝부분 등을 다양한 간격으로 자극하여 그때 나타나는 대뇌피질의 상태를 핵자기공명단층장치(MRI)로 촬영하고 팔로부터 들어오는 신호를 처리하는 범위를 기록했다.
한편 절단된 팔쪽을 제어하는 대뇌피질은 절단된 뒤 다른 감각을 판단하기 위해 재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절단면의 자극 등의 결과를 조합하여 절단된 팔의 감각을 지배하는 대뇌피질이 얼마나 다른 감각으로 옮겨졌을까를 예측했다.
그 결과와 환지통의 통증정도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대뇌피질의 재구성이 진행되면 될수록 고통의 정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중에는 길이 3㎝ 이상의 범위에서 재구성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어 이 사람의 경우 절단 전에는 이 영역에서 손과 팔의 감각처리를 했으리라고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