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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자연 그린 빌딩

무공해·저에너지·쾌적한 환경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존을 동시에 추구하는 그린빌딩 건설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약 2백50억원을 들여 3단계에 걸쳐 개발하게 되는 그린빌딩 건설기술은 무엇인가.
 

좁은 땅덩이 위에 많은 인구가 몰려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처럼 넓은 녹지 위에 세워진 주거공간은 꿈일 수 밖에 없는가.그린 빌딩 공법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최첨단 기술이다.
 

지구의 기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90년대 들어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에 대해 "더 이상 환경이 파괴된다면 지구는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하루에 소비되는 화석연료의 양은 자연이 광합성 작용과 화학적 변화를 거쳐 만들어 내는 화석연료의 양과 맞먹는다. 그러나 지구의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현재 배출량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건물과 에너지환경 문제

이러한 심각한 환경피해의 우려에 직면한 세계 1백50여개국 정치지도자들은 지난 92년 6월 브라질에 모여 리우환경회의를 개최하고 온실기체(이산화탄소 메탄 염화불화탄소)의 배출을 90년도 수준으로 억제하기로한 '기후협약'에 서명했다. 온실기체의 배출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배기가스를 현재보다 60% 이상 줄여야 한다.

지구환경을 오염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노력은 이제 계획의 단계를 넘어 실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한 노력은 일부 분야에만 국한될 수 없으며 우리의 생활 전 분야에서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모든 실천계획의 수립과 실행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근래 들어 극심한 가뭄과 무더위, 겨울철의 이상난동을 겪으며 한반도도 기상이변의 이방지대가 아님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도시화 산업화에 따른 대기오염과 그에 따른 온실효과에 의한 온난화현상이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래 매 10년마다 에너지소비가 2배씩 증가해 왔으며 1980년대 후반부터는 에너지가격의 하락과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에너지소비의 증가추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소비량은 향후 경제규모의 확대에 비례해서 2030년에는 1990년 수준의 4.2배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의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7.5%로 예상되며 따라서 에너지 부담금은 막대한 양이 될 것이다. 에너지를 소비하면 필연적으로 환경오염이 유발되며 2030년에 이르면 C${O}_{2}$ 배출량은 1990년의 3.4배인 6천7백만탄소t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선진국의 경우 1980년대까지는 에너지절약기술의 개발에 주력하다가 그린라운드의 출범을 계기로 환경보존기술을 에너지기술과 연계시켜서 개발하고 있으며 에너지 환경기술을 국가 및 세계존립의 기반이 되는 당연기술(No Regrets Technologies)로 인식하는 등 범국가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의 대외의존도가 절대적이고 환경오염도가 급속히 진행되는 우리나라의 여건상 에너지환경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건물은 인간생활과 생산 및 경제활동의 필수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현대인은 80-90%의 시간을 집 사무실 공장 교통수단 등과 같은 실내환경 속에서 보내고 있다. 이러한 실내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사용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의 건물 부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사용량은 국내 총 에너지 사용량의 30%를 상회하고 있으며 연간 약 5조원에 상당한다. 우리나라는 석탄자원 이외에는 별다른 에너지자원이 없고 석탄자원조차도 경제성 문제로 인해 에너지자원의 해외의존도가 90% 이상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30년간에 걸친 경제성장과 더불어 에너지사용량의 증가추세는 세계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급속한 실정이며, 최근에는 고급연료의 선호경향으로 수입에너지의 소비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실정을 고려할 때 에너지 환경 기술이야말로 국가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흥망성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 된다.

특히 건물 분야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은 타 산업분야와는 달리 기술개발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로서 기술개발 효과가 전국민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에너지절약 환경보존 자연친화적 기술의 복합

그린빌딩이란 '에너지절약, 고효율설비, 자원재활용, 환경공해 저감기술 등을 적용해 자연친화적으로 설계, 건설하고 유지 관리한 후 건물의 수명이 끝나 해체될 때까지도 환경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계획된 건축물'을 말한다. 그린빌딩기술은 복합기술로서 에너지절약(Energy), 환경보존(Environment), 자연친화적(Ecology)기술 등 3개 기술이 복합된 3E 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린빌딩은 이제까지의 '인간이 거주하며 모든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건축물에 대한 단순한 개념으로부터 새로운 건축기술을 개발하고 접목하기 위한 고도의 기술개발이라는 차원을 넘어 현세와 후세에 걸친 인류의 생존과 지구환경 문제에 기여하기 위한 건축분야의 대안이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첫째 방법은 태양광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린빌딩의 기술들

이러한 그린빌딩은 다음과 같은 여러 주요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 건설된다.

●에너지부하 저감기술:건물의 냉난방 조명 등 건물의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이 필수적이며 에너지변환 과정에서는 C${O}_{2}$, N${O}_{x}$, S${O}_{x}$ 등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따라서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부하를 줄이는 기술은 그린빌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술요소다. 건물의 에너지부하는 냉난방에너지와 같은 열부하와 조명 등과 같은 전력부하로 크게 구분되는데, 주요 요소기술로는 단열기술 자연에너지 이용기술 대체에너지 이용기술 등이 있다.

●고효율설비기술:건물의 에너지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설계와 더불어 건물의 냉난방 조명 등 유지관리를 위한 설비의 호율향상기술이 필요하며 이는 에너지절약과 환경보존을 위한 주요한 기술 중의 하나가 된다. 이러한 설비와 관련된 기술에는 공기정화시스템의 효율향상기술, 열원수송 및 축열기술, 첨두부하 저감 및 부하평준화기술, 쾌적환경 유지와 에너지절약을 위한 자동제어기술 등이 포함된다.

●환경공해저감기술:그린빌딩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건물로부터 유발되는 각종 오염원의 발생을 줄이고 발생된 오염원에 대해서는 주위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이와 같은 환경공해저감기술은 실내환경개선 수질오염방지 대기오염방지 및 토질오염방지기술 등이 모두 포함된다.

●자원재활용기술:건물로부터 나오는 폐자원은 재생가능한 것으로부터 재생이 불가능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와 같은 폐자원을 재사용하면 기존자원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또 자원재생을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 비용도 매립 폐기 또는 소각에 따른 환경오염피해를 예상하면 충분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의 경우에도 환경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처리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건물을 지을때부터 재생가능한 건축 부자재, 즉 재생성 콘크리트, 목재대용 재생성 목재 등이 실용화됐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린라운드 이후 자원재활용에 대한 연구개발 분위기가 활성화되고 있다.
 

건물은 더이상 건물 자체의 효용만을 위해 존재할 수 없다.얼마만큼 자연과 친화력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21세기 경제발전의 원동력 제공

그린빌딩은 아직 연구단계로서 실제 사용을 위해 건립된 건물은 극소수다. 이에 대한 연구는 미국이 가장 활발한 편이다.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은 1993년 '지구의 날'행사에서 "내 임기동안 백악관이 녹색건물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선언해 백악관의 그린화를 표명한 바 있다. 세계에서 가장 본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미국은 환경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이해와 이에 따른 강력한 환경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NIST)의 주도하에 '그린빌딩 프로그램'을 수행중이다. 현재 국회의 지원으로 미국 5개 지역에 그린건물을 시범적으로 건립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미국자연보호협회(National Audubon Society) 건물은 대표적 그린빌딩의 예인데, 비록 신축건물은 아니나 그린빌딩 관련 기술들을 시범적용한 건물이다. 여기에는 자연에너지의 이용으로 화석연료사용 억제, 재생자재 활용으로 자원을 재활용하는 기술들이 포함돼 있다.

미국의 헤이마운트시(버지니아주)에서는 그린도시를 지향해 야생생물의 적정한 관리, 비독성 건축자재와 시공기술 이용, 에너지와 수자원 보전, 자동차 이용의 절제 등을 시행했다.

미국의 주택사업자협회(NAHB)는 자체 연구시설 안에 '자원보전연구용주택'을 건설했다. 이 건물은 시범적으로 재활용자재들을 많이 사용해 지은 건물이다. 건축자재로는 재활용자재 등을 활용하고 시공시에는 환경과 에너지측면을 고려하며 건물유지를 위한 설비 운전시에도 가동에 따른 자원절약을 고려해 운전하게 된다.

위 사진은 이 건물의 내부다. 실제로 이 건물에는 사용 후 폐기되는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들을 재사용했는데, 여기에는 페트병, 플라스틱수지, 폴리스티렌, 폐차에서 나온 철재, 컴퓨터 케이스까지도 포함된다. 아울러 폐기시 환경오염이 될 수 있는 자재 사용을 최소화, 비닐재료 등의 사용을 극도로 제한했다. 또 천정재나 단열재로 재활용 신문용지가 첨가된 목질섬유를 사용하고 CFC 대체물질을 사용했다. 태양열 이용기기들의 사용은 물론이며 주방의 싱크대 하부에 재활용 용기를 비치해 폐기물을 분리 수거, 재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그린빌딩은 개념형성 단계로서 관련 요소기술 개발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가 중심이 돼 여러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금은 그린빌딩 기술개발을 수행하기 위한 연구조직의 설치가 필요한 단계다. 이 연구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함께 그린프로덕트에 대한 재활용산업의 육성이 병행돼야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그린빌딩에 적용되는 에너지절약 및 환경오염저감기술들은 국가적으로 21세기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실례로 수입에너지 비용의 대폭절감, 에너지 소비에 수반되는 환경오염 절감, 발전설비 등 에너지공급시설에 대한 투자비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 이제까지 등한시해 왔던 건물 분야에의 자원재활용으로 자원절감은 물론 환경보존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국가발전과 인류공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국내서도 2백50억 들여 그린빌딩 개발예정

그린빌딩 기술개발은 3단계로 나누어 94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약 2백50억원을 들여 추진하게 된다.

1단계 (1994-1997)는 '요소기반 기술개발' 단계로 그린빌딩기술개발을 위한 기반기술들을 연구 개발한다. 94년에 착수된 이 연구는 97년까지 대전에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부지 내에 3백평 규모의 단위면적당 연간에너지소비량(EBL)이 70Mcal/㎡.y에 달하는 초에너지 절약형건물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건물에 비해 에너지소비량이 1/3에 불과한 건물로 세계적으로도 유래 없는 에너지 저소비형건물로 기록될 것이다. 참여연구진은 연구소내 10개 연구팀이며 이에 적용될 주요기술은 다음과 같다.

●이중외피와 쿨 튜브 설계, 시공
●계절간 열저장, 열병합발전, 연료전지 및 태양에너지 종합 이용기술
●기타 건물에너지 절약기술
●부하 경감기술
●설계효율 향상 제어기술

2단계 (1998-2000)는 '실용화 응용기술 개발' 단계로 환경보존기술 등을 포함한 본격적 의미에서의 그린빌딩기술을 개발한다. 즉 선진 에너지절약기술 및 자연, 대체에너지 이용기술, 공해저감 기술, 자원재활용 기술 등을 연계시켜 그린빌딩을 위한 실용화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2단계에 개발할 그린빌딩기술은 다음과 같다.

□자연/대체에너지 절약기술

●태양에너지 이용기술 등 대체에너지 이용기술
●자연냉방기술, 주광활용기술 등 자연에너지 이용기술
●CFC 대체시스템 관련 기술

□공해저감 자원재활용 기술

●기존 공조설비 공해저감 기술
●중수 활용기술
●폐자재, 폐자원 재활용 기술
●폐열 회수 기능

3단계 (2001-2004)는 '유지관리 기술개발 및 실증시범' 단계로 궁극적으로 연구결과들을 종합한 그린빌딩을 시범적으로 건설한다. 에너지위기 이래 이제까지 건축에 적용돼온 에너지절약 설계 시공결과 야기된 건물 내의 환경질 저하를 극복하고 인간의 거주생활환경에 초점을 맞춘 건강한 빌딩(Healthy Building) 기술을 개발하며, 동시에 에너지를 유효하게 활용키 위한 에너지관리 제어시스템(EMCS, Energy Management and Control System)을 개발하게 된다. 즉 그린빌딩기술개발의 최종단계로 시범 그린빌딩을 건립하며 이의 확산 보급을 위한 그린빌딩기술기준도 제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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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윤용진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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