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간을 땅속에서 생활하다 보름 정도의 삶을 위해 우화하는 말매미의 탈각모습을 추적했다.
우리나라 매미의 종류는 매미아과에서 16종이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땅속에서 유충상태로 오랜 기간을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모습이 알려진 것은 몇종류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기간을 두고 땅속 생활을 하는 것으로 말매미 Cryptotymapana dubia(Haupt)를 들 수 있는데 그들은 약 6-8년간을 땅속에서 성장한다. 그러나 더 오랜 기간의 유충생활을 하는 것은 북아메리카의 13년매미 17년매미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는데 이들은 땅속에서 13년 또는 17년간을 유충으로 생활한다.
말매미의 유충은 1령유충에서 5령유충까지 땅속에서 성장하여 밖으로 나오면서 매미로 탈바꿈한다. 1령의 유충기간은 약 5개월간이고 2·3령의 유충기간은 어느쪽이든 약 1년, 4령유충은 2년간의 성장을 소요하지만 3-4령에서는 땅표면에서 땅속으로 뻗어 있는 가느다란 뿌리 근처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4령유충에서 5령유충으로 탈피할 무렵에는 굵은 뿌리 근처에서 생활한다. 거기에서 얻은 양분을 섭취하면서 땅 표면쪽으로 길게 굴을 파놓고 그 굴 밑바닥에서 5령유충으로 탈피한다. 이 5령유충이 매미로 탈바꿈할 때가 다가오면 그 유충은 땅위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땅위로 통하는 굴을 파놓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가 땅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번데기의 과정도 없이 불완전탈바꿈을 하는 말매미의 5령유충이 94년 7월 20일 저녁 7시 50분 버드나무밑 땅에 뚫린 구멍에서 머리를 밖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땅위로 기어올라오면서 주저하지 않고 옆에 있는 나무줄기 위로 서둘러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 1m 정도 올라가더니 뜻하지 잃게 중지해버렸다. 죽은 듯이 꼼작하지 않고 있다가 8시5분이 되어서 5령유충의 등이 터지며 좌우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한 초록색의 머리와 가슴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앞다리, 가슴 전면, 뒷다리가 계속해서 탈각했다. 곧이어 꼬리부만 남긴채 몸전체가 위로 솟아 올랐다.
잠시 쉬었다가 뒷다리를 껍질에서 완전히 빼고난 후 이번에는 앞다리를 뻗고 몸을 일으켜 껍질 위에 앉아 있었는데 매미의 등에는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었다. 시간이 경과되면서 구겨진 백색의 날개가 펴지고 날개의 맥에 검은색이 물들여져 말매미의 제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