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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검사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성별차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기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무엇이 지능인가'라는 질문보다 '왜 지능을 재는가'고 묻는 쪽이 더 현명하다. 지능검사는 지능을 파악하는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는 개인마다 IQ(intelligence quotient, 지능지수)라는 수치로 나타난다. 100이 표준이 된다. 지능검사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개 어휘, 수리추론, 유비추론, 형태인식을 결합한 것이다.

IQ는 검사의 결과를 나타내는 수치에 불과한데도 일반적으로는 머리의 좋고 나쁨을 나타내는 지표같이 여겨지고 있다.

지능을 파악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가를 생각해보자. 회사에는 여러 사람이 있다. 같은 일을 맡겨도 척척 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꼭 실패하는 사람도 있다. 흑은 한 업무에 대해 보고를 하더라도 홀릴 정도로 요령있게 정리해 설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머리가 좋고 나쁜 차가 있는 듯한 실감을 하게 된다. 그것이 어떤 자리에서 화제에 오르기도 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으므로 회사에서 지능검사를 하겠다고 한다면 어떨까. IQ가 산출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화를 낼 것이다. 회사에 있어서 그 수치를 서열화하는 일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학교 등에서 지능검사를 하는 것이 얼마나 특수한 일인가를 알 수 있다. 의미가 있는 것은 제한된 장소에 한한다.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거나 보통교육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를 선별하기 위해서만 유효한 것이다.

지능검사의 창시자인 비네는 지능이 생득적이라든지 유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능정형학을 주장하고 보다 좋은 교육을 추구했다. 그는 특별한 반에 편입하는 것이 아이에게 불명예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분류수법이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철학과는 달리 지능검사는 '수치화'가 가능해짐과 동시에 '서열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측정가능하다는 것은 측정되는 무엇인가가 존재할 것을 기대케 한다. 많은 심리학자는 이 부작용을 생각지 못하고, 지능검사를 옳지 못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말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IQ를 입시나 이민의 허가등 선발을 위해 사용한 일이다.

현대교육에서 지능검사는 옳건 그르건 간에 실용적인 면이 있지만 지능 그 자체에 대해서는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 지능 그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능검사의 결과에 문화요인이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때 '문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능검사'를 고안한 사람도 있었다. 현재의 새로운 지능관은 지능검사 자체를 다시 보는 쪽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능 그 자체가 결코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그 서열화는 파악하는 쪽의 이해관계가 우선 되는 것에 불과하다. 편리에 따라 1차원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관리하는 측의 현실적인 편리함을 좇는 것이다.

IQ 앞에서는 많은 사람이 일정 기준 위에 줄 맞춰 서야 한다. 줄을 세우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는 기준일지 모르나 줄세우기를 당하는 쪽에게 무슨 가치가 있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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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서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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