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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렉투스, 최초직립보행인류

"몸균형 맡는 내이CT 촬영결과 결론" 네덜란드학자 주장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 현생인류와 똑같은 내이구조를 가지고 있어 완전한 직립보행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장류 중에서 우리 인간만 이 직립보행을 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복잡한 언어를 사용한다. 네다리로 기어다니던 유인원이 직립보행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구구한 학설이 있다.

우리 선조들에 대한 연구는 주로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화석에 의존해 이루어진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을 생각해보자. 과연 우리 선조들은 언제 주먹을 지면에서 떼어내고 똑바로 서서 걷기 시작했을까.

약 1백50만년전에 출현한 호모 에렉투스(원인)가 완전한 직립자세를 가진 최초의 인류였을까. 혹은 4백만년전에 지구상에 등장했다가 1백10만년전 절멸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두 다리 보행을 했던 것일까.

최근 그 비밀을 내이(內耳)에서 찾았다고 하는 연구자가 나타났다. 컴퓨터단층촬영 기법(CT 스캔)을 이용, 과거 착목하지 못한 부분의 연구를 수행한 결과다. 내이는 똑바로 서거나 이동할 때 균형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내이 공간은 두개골의 가장 깊고 단단한 부분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크기는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3차원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새 주장의 주인공은 영국 런던대 유니버시티 컬리지에 있는 네덜란드인 해부학자 프레드 스푸르(Fred Spoor)박사. 그는 네덜란드 유트레히트 대학의 방사선학자 프란츠 존네펠트(Franz Zonneveld)의 협력을 얻어 인류의 화석, 유인원, 현생인류의 내이공간을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해석해냈다 .

이들은 리버풀에 있는 고생물학자 버나드 우드(Bernard Wood)연구진과 함께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3구의 호모 에렉투스 두개골과 4구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두개골을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검사했다. 이들은 그 결과를 통해, 호모 에렉투스가 현생인류와 똑같은 내이구조를 가졌다고 결론지었다.

또 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호모 에렉투스가 확실하게 두 다리로 서서 걸었고 두 다리로 달리기까지 했음을 지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다리는 현생인류와 닮았으나 유인원과 같이 팔이 길고 어깨에는 근육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같은 화석을 놓고, 지금까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완전히 두 다리로 걸었으며 유인원과 같이 긴 팔은 나무 위에서 생활하던 흔적이 남은 것이라고 보는 연구자가 많았다.

그러나 스푸르 연구진이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확인한 것은 이 견해와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내이는 침팬지나 고릴라와 같은 현존 대형유인원 쪽에 더 가까웠던 것이다.

스푸르 연구진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두 다리로 서서 걸을 수는 있었으나 초원을 걸어 돌아다닌 것은 아니었고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다.

1995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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