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게놈 연구의 최신 동향은 어떠한가. 1989년에 발족한 '인체게놈계획'은 인간의 30억 게놈에 기록된 유전정보를 모두 해석해 그 성과를 여러 가지 분야에 응용하려는 시도이다. 1차적으로 2005년까지 사람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고 모든 염기배열을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가 가장 영항력을 많이 미치고 있는 분야는 의학. 현재 각종 질환에 있어서 게놈의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기능 해석을 수행해, 병과 유전자의 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로부터 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 새로운 방법론이 확립돼 보급되고 있는 상황. 암, 다운증후군, 알츠하이머병 등 여러가지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할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울병이 발병하는 가계(家係)를 분석해 원인이 되는 유전자 주변의 DNA를 철저하게 조사하여 발병 메커니즘을 알아내는 연구도 시작되고 있다.
게놈의 기능연구에 있어서는 cDNA(상보DNA) 해석법이 확립돼 고효율의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게 됐다. 활동유전자는 mRNA (전령RNA)에 전사된다. 세포의 모든 mRNA를 조사한다면 질병에 대응하는 유전자의 활동 변화를 효율적으로 발견해낼 수 있다. 여기에서 효소를 사용해 mRNA를 cDNA로 치환해 이를 분류 정리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첫번째 작업으로서 몸의 대표적인 2백종류의 조직 가운데 어떠한 유전자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다. 이 작업이 어느 정도 결실이 맺어지면 사람 몸의 '분자 해부'가 완료될 것이다.
박테리아 효모균 선충 파리 등 소형생물의 게놈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빠른 것은 앞으로 1-2년 후, 넉넉잡아 5년 정도가 되면 전염기배열이 결정되고 유전자가 모두 기록될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전개되는 진화, 생리, 행동, 생태학 등의 연구는 지금까지의 생물학과는 차원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류학 등의 연구에도 전혀 새로운 관점이 제공될 것이다. 게놈에는 선조로부터 전수된 '개성적인 차이'(마커라고 표현함)가 많이 있다. 두명의 인간을 비교했을 때 30억개 염기 중에서 1천5백개가 태어날 때 부터 다르다. 이 차이는 선조 대대로 일어난 변이를 축적한 기록. 게놈을 철저하게 해석해 비교하면 개체나 집단에 어떤 순서로 변화가 일어났는가를 추적할 수 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DNA의 변화를 추적하는 일은 이 목적에 잘 부합된다.
과거 베링해협이 연결돼 있을 때 몽골리안이 북미대륙을 건너서 수 만년 사이에 캐나다로부터 남미대륙 남단까지 분포하여 인디언과 인디오들의 선조가 되었다. 이때의 시조가 4개 그룹이라는 것이 최근 게놈해석의 결과다. 그 후에 두번째 이동한 사람들이 첫번째 자손들이 퍼져 있는 곳으로 끼어들어갔지만, 캐나다와 알래스카 북부지역 밖에 획득하지 못하고 다른 언어권을 형성한 인디언이 되었다. 그들이 확실히 시베리아 방면으로부터 건너온 것과 그 후에 이동한 세번째 그룹이 북쪽으로 진출해서 자리잡아 에스키모가 되었다는 것도 게놈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