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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공조직 개발, 피부·근육·뼈도 바꾼다

치아와 관절은 물론 피부와 눈까지 인공재료로 대체 가능하다. 특히 기능이 다하면 체내에서 완전 분해돼 흡수 배설되는 생체분자재료의 개발이 활발하다.

화상치료용 인공피부는 체액상실과 세균감염을 막을 수 있으면서도 통기성이 좋아야 하고, 상처에서 배출되는 체액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종래에 다른 부위의 피부를 이식하거나 넓은 상처에는 동물의 피부를 활용하였으나 물성이 약하고 분해되므로 자주 갈아주어야하는 결점이 있다.

■ 인공피부와 성형재료

대표적인 합성 인조피부는 실리콘막·나일론직포로서 실리콘의 우수한 통기성을 이용하고 표면에 정제된 콜라겐을 코팅함으로써 생체친화성을 높인 것이다. 이외에 폴리우레탄 필름, 실리콘 필름을 이용한 제품들이 소개 되었다. 또한 새로이 합성단백질 인공피부가 개발되어 우수한 밀착성 통기성 생체친화성을 나타내고 있다.

인체 조직의 구성 단백질인 콜라겐을 화학 처리하여 인공피부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또한 갑각류의 주성분인 키틴과 키토산을 처리하여 필름 또는 섬유상태로 가공하여 인공피부, 생체흡수성 봉합사로 응용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해조류로부터 얻어지는 알긴산도 인공피부로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천연물은 생체적합성이 우수하고 생체분해성이므로 합성재료보다 많은 이점을 갖고 있으나 품질의 균일성과 보존성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인공유방을 위시한 미용 또는 성형용 인공 조직으로는 실리콘이 주로 사용된다. 실리콘은 생체세포에 자극이 없는 재료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인공유방으로 사용된 액체 실리콘이 유방암을 일으킨 사례가 알려져 크게 문제가 되고 있다.

인대 및 힘줄은 늘어남에 따라 탄성률이 증가하는 독특한 인장강도곡선을 나타내고 있어 소재의 선택뿐만 아니라 제품설계가 중요하다. 소재로는 폴리에스터, 테플론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인공근육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기초연구에 머무르고 있으나 최근 중요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본의 섬유고분자연구소와 이바라키대학에서는 30-40℃ 사이에서 10배의 부피수축을 일으키고, 1천개의 섬유다발이 3백g 하중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소재가 등장해 인공근육으로 적용하는 연구가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수축 가능 고분자는 센서를 비롯해 다른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 안과용 고분자

안경착용 인구가 증가하면서 여성 및 청소년의 콘택트렌즈선호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콘택트렌즈의 요건은 착용해서 편안해야 하고 산소투과성이 높아야 한다. 초기의 딱딱한(하드) 렌즈는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아크릴 간판용 플라스틱)로서 불편하고 산소투과성이 낮다. 현재의 소프트렌즈는 폴리수산화에틸메타크릴레이트로서(함수율 40%) 편안하나 산소 투과량은 높지 못하다. 산소 투과량은 재질의 함수율이 높거나 재질 자체의 산소투과성이 높아야 한다. 함수율이 높으면 반대로 강도가 약해지므로 한계가 있다. 근래에는 실리콘을 함유하는 고분자가 산소투과성 아주 높은 새로운 콘택트렌즈 소재로서 각광받고 있다.

백내장 등의 병으로 수정체가 투명성을 잃게 되면 시력을 상실한다. 이 경우에 폴리메틸크릴레이트로 된 인공수정체로 대치하면 광명을 되찾을수 있다. 인공수정체를 고정시키기 위한 구조 고안과 자외선차단을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그림1) 안과용 고분자


■ 치과용 고분자

종래에 사용되던 치과용 아말감합금이나 규산시멘트는 강도 내구성은 양호하나 자연 치아의 색상과 다른 결점이 있었다. 따라서 강도와 내구성이 떨어지지 않고 아름다운 자연 색상을 지닌 고분자 충진재가 개발됐다. 고분자 충진재는 강도를 높이는 강화제로서 유리 수정 세라믹스를 사용하고 화학 촉매에 의하여 중합 경화되는 복합재이다. 근래에 화학 촉매 대신 빛의 조사에 의해 중합 경화되는 치과용 충진 고분자가 많이 보급되고 있다. 화학중합고분자가 혼합 후 경화되는 데 불과 2-3분의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하여, 광중합고분자는 작업시간에 구애없이 성형과 배색에 여유있게 대응할 수 있다. 또한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상아질에 친화력이 우월하며 치아에 접착력이 더 강한 고분자 충진재가 개발 사용되고 있다.

■ 생분해성 고분자

어떤 고분자는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하여 무해한 화합물로 흡수 배설된다. 이러한 것을 이용하여 흡수성 봉합사(수술 후 실을 뽑을 필요 없음)와 기타 접합재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폴리글리콜산으로서 체내 강도 유지기간이 약 4주이고 6개월내에 완전 분해되므로 봉합사와 봉합핀으로 상품화되어 있다.

또다른 하나는 폴리젖산으로서 체내 강도 유지기간이 1년에 가까워 뼈접합재로 개발되고 있다. 뼈가 부러지면 금속판(뼈 접합재)으로 보강하고 완치 후 수술로서 제거해야 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으므로 매우 기대되고 있다.

또한 박테리아에 의하여 합성되는 폴리수산화부틸산(상품명 Biopol)도 생체분해성 의료용 재료로 개발되고 있다. 생분해성 봉합사나 봉합핀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 인공관절

인공관절(artificial joints)이란 인체 내의 관절이 어떠한 이유로 기능을 상실했을 때 이를 대신하여 관절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공으로 만들어진 관절을 의미 한다 .

관절은 인접한 뼈들 사이에 상대적인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 운동의 성격은 관절의 역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관절은 이 역할에 따라 크게 3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두개골은 뼈 사이의 운동전달보다는 뇌를 보호하면서 성장해야 하므로 톱날 같은 형태를 가진다. 갈비뼈 사이, 척추뼈 사이, 골반뼈 사이에 존재 하는 관절은 바람에 나뭇가지가 굽어지면서 부러짐을 방지하듯이 하중이 가해졌을 때 유연성을 보여 내부의 기관을 보호하고 연결된 뼈를 보호하면서 기능을 수행하는 섬유질 관절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고(腹)관절, 무릎, 어깨, 팔꿈치, 손가락, 발가락 관절 등은 기능에 따라 형태나 크기는 다르지만 모두 베어링 역할을 수행한다. 양쪽 뼈는 서로 미끄럼(sliding) 혹은 구름(rolling) 운동을 한다. 이를 활액관절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공관절은 대부분 활액관절을 인공으로 대체하는 경우를 말하며, 때로는 섬유질관절의 대체를 의미할 때도 있다.

인체내에서 관절이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는 대체적으로 감염에 의한 류마티스 관절염, 장기적인 사용으로 인한 물리적 손상에 의한 관절증, 암 및 교통사고나 재해로 인한 파괴를 들 수 있다. 특히 관절의 연골은 그 재생력이 뼈에 비해 저조하기 때문에 한번 손상이 가면 치유되기 어렵다. 어떤 경우이든지 손상이 가면 큰 고통이 수반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여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경우가 노인층 환자에게는 빈번하다.

관절의 대표적인 기능은 △힘을 전달하며 △하중하에서 최소의 마찰로 운동을 전달하며 △불편함 없이 오랫동안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인공관절은 위의 3가지 기능을 최대한 만족시켜 줄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먼저 인공관절의 힘 전달에 대해 살펴보자. 일상생활에서 관절에 작용하는 힘은(주로 인체의 하부관절) 몸무게의 3-5배 이상이다. 이는 몸무게 뿐만 아니라 관절 주변의 근육 및 인대 등의 작용에 의한 것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1950년대 말 영국의 의사 찬리경에 의해 최초로 인공 관절(엉덩이 관절)이 시술됐을 때 이러한 힘의 전달 기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많은 인공관절(재료는 강철)이 하중에 견디지 못하고 부서졌다. 이후 보다 강한 재료가 등장하여 (스테인레스강, 크롬-코발트합금, 티탄합금) 하중으로 인한 인공관절의 파괴는 거의 사라졌다.

두번째 고려사항은 마찰이다. 힘의 전달에 있어서 또하나의 문제점은 힘의 크기뿐만 아니라 과도한 하중이 계속 반복적으로 작용된다는 점이다. 그 결과 인공관절내의 마찰이 심하게 발생해 인공관절이 마모되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킨다. 실제 관절은 뼈 사이에 연골이 있어 뼈와 뼈사이의 마찰을 없애준다. 이 연골의 마찰 특성은 현재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어떤 재료보다도 우수하다.

이러한 기능을 위해 UHMWPE(Polyethlene-TefIon-Ultra High Molecular Weight Polyethlene)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과다한 하중에도 견디면서 반복되는 미끄럼운동에도 마모되지 않는 특성을 보여 주는, 현재로서는 최적의 재료다. 최초로 인공관절이 제작됐을 때는 금속과 금속이 직접 마찰을 일으켜 환자 보행시 금속마찰음이 들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으며 , 금속의 마모로 인한 부작용으로 100% 실패하기도 했다고 한다. UHMWPE가 현재 최적의 재료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마찰로 인한 마모의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상태가 아니다. 인공관절 연구분야 중 가장 연구가 활발한 분야의 하나가 마찰로 인한 마모 문제를 연구하는 것이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기존재료의 내마 모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세번째로 요구되는 기능은 위의 두 기능을 모두 포함한다 불편함이 없이 오랫동안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인공 관절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 문제는 힘의 적절한 전달과 마찰로 인한 마모의 최소화와 직결되고 또한 인공관절과 기존의 뼈와의 상호작용이 양호해야 해결되는 것이다. 인공관절을 인체내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는 관절을 절단하고 인공관절을 기존의 뼈에 심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주로 시멘트를 뼈와 인공관절 사이에 넣어 고정한다. 인공관절-시멘트의 경계, 그리고 시멘트-뼈 사이의 경계면에서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는데,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경계면의 파괴로 인해 인공관절이 헐거워지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인공관절은 수명이 15-20년을 못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무릎관절의 경우는 그 관절의 복잡한 기계·기구학적 조건으로 인하여 인공관절의 평균 수명은 고관절의 경우보다 더 짧다. 이러한 경계면의 문제점 해결 방안의 하나로 1970년대에는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인공관절을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됐다. 시술 후 뼈가 직접 자라서 빈 공간으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오랫동안 고정하자는 개념이다.

이 방법은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문제점은 실제 뼈가 제공된 공간속으로 잘 자라 들어가지 않는 데에 있다.

뼈는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지 않는다. 여러 가지 생물학적인 조건 이외에도 일정한 하중 흑은 힘이 제공되는 환경에서 잘 자란다. 우주 비행사가 우주비행 후 몸 전체 뼈의 양이 40 % 정도 감소하는 것이나, 환자가 병상에 장기간 누어있으면 뼈의 양이 감소하는 것은 뼈에 작용하는 하중의 양이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과다한 하중이 작용하여도 뼈는 자라지 않는다. 그리하여 뼈의 자람이 극대화 될 수 있는 표면처리나 설계에 연구의 초점이 모여져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상품화되어 있는 인공 관절의 수는 수백종이 넘는다. 이들 중 대표적인 것들이 국내에 수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모두 서양인의 활동범위 및 신체조건에 기초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국내 환자에 적용하면 문제점이 야기된다. 국내 생산은 재료의 수급과 특수한 가공상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아직 이뤄지고 있지 않으나, 급증하는 수요와 보건복지의 차원에서 조속히 국내생산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인공무릎관절. 다른 어떤 관절보다 고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수명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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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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