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파괴로부터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힘을 비축하고 있다. 7년 전 청색거성이 폭발하여 생긴 초신성 1987A가 바로 그 예다. 1987A 주위에 3개의 고리가 형성된 모습이 허블망원경에 잡혔다.
이 사진은 천문학자들을 기쁘게 한 동시에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콜로라도주에 있는 천체물리학공동연구소의 리차드 맥크레이는 "이 모습이 너무나 예뻐 T셔츠에 새겨 넣고 다니고 싶다"고 기뻐했지만 "왜 이런 고리가 생겼는지 알 수 없다"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초로 고리가 확인된 것은 1989년. 지상망원경이 하나의 고리를 발견했다. "이 당시만 해도 고리의 정체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3개의 고리 관측을 주도했던 우주망원경연구소의 크리스토퍼 부로즈의 말이다. 약 3만년 전에 이 별은 팽창하여 적색거성이 됐지만 그때 적도 주위에 두터운 가스구름이 분출됐다. 수천년 전에 적색거성은 수축하여 고온의 청색거성으로 진화하고 고속으로 가스를 분출했다. 이 가스는 오래된 고밀도 가스를 따라잡아 그것을 압축시키고 고리 심지 부분의 밀도를 더욱 높여 얇은 껍질을 만들었다. 이 밀도가 높은 부분을 초신성의 강한 빛이 비춰 고리모양을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했다.
맥크레이와 린(캘리포니아 대학)은 이 설명을 의문시하고 있다. 좁은 고리는 확실히 보이지만 껍질의 다른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더군다나 고리가 예상했던 모델보다 더욱 팽창하고 있는 것이 앞의 설명을 믿을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두 사람은 대안으로서 이 고리는 수백만년 전에 이 별을 형성한 가스원반 안쪽의 끝부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한장의 사진에 한 천체의 생(生)과 사(死)의 모습이 동시에 발견된 것이 된다.
바깥쪽의 엷은 두개의 고리 기원을 밝히기는 더욱 어렵다. 부로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초신성 부근에 존재해 그것이 제트를 서로 반대방향으로 분출한 결과, 초신성을 둘러싼 껍질을 압축한 것 같다"며 "이 압축된 부분에 초신성의 빛이 쬐여 이중으로 고리가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크레이는 부로즈의 설명에 반대하고 있다. 이론모델을 세울 때의 규칙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확실한 이론에서는 미지의 요소는 하나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별다른 좋은 설명이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행히 1987A는 정지해 있지 않고 폭발에 의한 파편이 바깥쪽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1999년에는 그것이 기존의 고리와 충돌해 아름다운 불꽃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맥크레이와 린이 지적한 바와 같이, 그 불꽃의 지속시간으로부터 고리가 껍질의 일부인지, 아니면 오래 지속된 원반의 안쪽 끝부분인지 확실해질 가능성이 많다. 더욱이 안쪽 고리가 충돌하면 바깥쪽 고리에 지금은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 현상들이 일어날지 모른다. 초신성 주위의 3차원 구조가 드러나면 우주 드라마의 1%는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