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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의 기원은 양자강 유역

유적 발굴로 추적

벼의 기원이 인도의 아삼과 중국의 운남이라고 하는 정설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국 유적지에서 출토된 탄화미


최근 일본 시즈오카시(市)에서 개최된 '벼의 기원 심포지엄'에서 중국 일본 전문가들이 새로운 증거를 바탕으로 일본형벼는 양자강 중·하유역에서 기원했다는 새로운 설을 잇달아 발표했다.

현재 세계에서 재배되고 있는 벼의 속은 20여종으로 알려져 있으나, 크게 나누어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일본형, 남방계열의 인도형, 인도네시아의 자바니카형이 있다. 일본형은 아열대와 온대지방에서 재배되며, 인도형은 비가 많고 습윤한 고온의 열대 및 아열대지방, 그리고 자바니카형은 인도네시아에서 재배되고 있다.

원래 벼의 기원은 인도 기원설, 태국 베트남 기원설, 아삼-운남-버마 기원설, 중국기원설 등 여러가지가 있다. 2차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벼의 기원은 인도 동부의 습지라는 설이 유력했다. 그러나 전후 아시아 벼의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인도의 아삼과 중국의 운남설이 관심을 끌었다.
일본인 연구팀이 중심이 되어 히말라야 주변의 아삼지역과 운남지역의 벼를 조사한 결과 이곳에는 일본형 뿐만 아니라 인도형까지 포함한 유전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벼가 있었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중국 운남, 인도 아삼설이 벼의 기원설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이 설도 중국에서 발굴이 진행됨에 따라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국 벼연구소의 민사오카이 부소장은 심포지엄에서 "고대 벼재배유적의 75%가 양자강 중하류에 있고, 그중 가장 오래된 7개의 유적 가운데 3개가 하류역에, 3개가 중류역에 분포돼 있다"고 보고하고 벼의 기원지로서는 양자강 중하류역이 가장 유력하다고 발표했다.

7천년~5천년전의 유적은 중하류역에 집중해 있고, 운남에서는 4천년전 이전의 오래된 유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의 사토요이치로 조수는 "모든 벼가 이곳에서 기원한 것은 아니고, 일본형벼만이 이곳에서 기원했을 것이다. 인도형 벼의 기원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증거로서 최근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야생벼의 DNA 분석결과를 예로 들고 있다. 일본형과 인도형은 이미 야생단계에서 갈라져 있었다. 그런데 중국에는 야생 일본형 벼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인도의 아삼과 중국의 운남에 여러 종류의 다양한 벼가 있었던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 연구소의 모리시마 게이코 교수는 "이 지역은 지형적으로 복잡할뿐만 아니라 기후도 아열대에서 열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많은 소수민족이 살고 있었다. 이런 자연적 인간적 측면은 여러 종류의 벼가 생장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 아울러 다른 곳에서 기원한 두가지의 벼(일본형과 인도형)가 여기에 전파돼 잡종이 많이 생겼다"고 말하며, "다양하다고 해서 반드시 기원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아삼·운남설을 주장해왔던 일본 민족박물관의 사사키 고메이교수는 "일본형과 인도형의 기원이 다르다는 데 큰 쇼크를 받았다. 그러나 운남에 옛 유적이 없다고 해서 옛날에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증명은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우리가 유적을 발견하지 못했을는지도 모른다. 일본형벼의 기원은 양자강 중하역 뿐만 아니라 상류까지 포함하여 넓은 지역을 생각해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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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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