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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 지문과 주름, 무엇이 다른가

생물의 항상성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인간의 피부는 알고보면 엄청나게 많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지문은 손으로 물건을 쥐는 사람과 원숭이만 가진 것으로, 평생 변하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피부의 실체를 모른다. 그저 눈에 보이는 인체의 표면으로 생각하는 정도다.
피부는 체내의 모든 기관 중에서도 가장 큰 기관이다. 중량면에서 볼 때도 뇌보다 2배나 무거워 3kg에 이른다. 한사람의 피부를 활짝 펴면 약 18㎡의 면적을 차지한다. 피부의 1평방인치(6.5㎠)에는 65개의 모근, 1백개의 기름샘, 6백50개의 땀샘, 1천5백 종류의 신경수용체, 그리고 수많은 신경이 분포되어 있다.

우리몸에서 가장 큰 기관

사람의 피부는 보호막으로서 경이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다. 피부는 인체의 내부로 물이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고, 체온을 조절해주며 해로운 박테리아가 인체에 침입하는 것을 막고 침입한 박테리아를 죽이는 구실을 한다.

피부 표면은 산성 성분인데 산성막이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박테리아 등의 세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피부는 자체에 박테리아의 서식지를 갖고 있다. 이것은 자연적인 저항 방법의 일종으로 피부에 대한 외부 세균의 감염을 억제한다. 이상적인 피부의 산성도는 pH 5.2-5.8이다.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서 피부의 산성도가 변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pH 상태로 되돌아온다.

피부에서는 털이 자라며 소금기 있는 용액, 즉 땀이 분비된다. 사람은 매일 약 0.47L 정도의 수분을 피부를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낸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미감지 발한이라 부른다. 미감지 발한은 땀샘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각질층에서 생긴다.

기온이 오르거나 힘든 일을 할 때 진짜 땀을 흘리게 된다. 수많은 땀구멍에서 물같은 분비물이 방울 형태로 나타난다. 이윽고 땀은 비오듯이 쏟아진다. 이런 조건하에서 인체는 24시간 동안 11.4L의 땀을 배출할 수 있다.

그리고 피부는 접촉에 민감하기 때문에 사람이 주변 세상과 접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사람의 피부 감각에는 촉각 압각 통각 냉각 온각의 5가지가 있고, 이들 감각은 각각 피부속에 자리잡고 있는 감각점에서 느낀다.

(표1)의 감각점 분포에서 보듯이 피부는 통각에 가장 민감하고, 온각에 가장 둔하다. 반면 방울뱀은 온점이 1㎟에 5백-1천개가 있어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 약 1/1800℃의 변화도 느낄 수 있다.

피부 두께는 인체의 부위에 따라 무척 다양하다. 눈꺼풀 부위가 가장 얇으며 손, 발바닥이 가장 두껍다. 평균적으로 상피, 즉 피부 맨 바깥층의 두께는 약 0.1mm이며, 상피의 아래에 있는 진피는 상피의 4배 정도 두껍다. 각질층이라고 하는 상피의 맨 바깥층은 노화된 피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평평하고 무감각하여 몸에서 벗겨져 나가기 일보 직전에 있는 층이다. 상피의 나머지 층은 살아 있으며 확산 작용에 의해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표1)감각점의 분포(사람)


사람마다 다른 지문

모든 사람은 지문을 가지고 있다. 손가락끝 마디의 바닥 면에 있는 피부 표면에는 가는 홈이 종횡으로 나 있고 작고 불규칙한 삼각형이나 마름모꼴이 무수히 있다. 이들 하나하나를 피야(皮野)라고 하는데 피야 속에는 피구(皮丘)로 불리는 작은 융기가 있다. 피야와 피구를 융선이라고도 하며 바로 이것들이 지문을 만든다.

지문은 일반적으로 3가지 기본 모양으로 나누어진다. '궁상문(아치형)'은 무늬가 활처럼 굽어진 모양을 하고 있다. '와상문(회오리형)'은 무늬가 동심원 혹은 나선형으로 되어 있다. '제상문(루프형)'은 중앙의 무늬가 루프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림1)지문의 형태^요골측 제상문, 척골측 제상문:피구의 형태는 어느 손가락에나 나타난다. 이 두가지 혀ㅛㅇ태의 이름인 요골과 척골은 팔과 요골 및 척골의 뼈와 관련있는 제상문을 가리키고 있다.


생각해 봅시다 I

사람의 몸에서 지문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해설>; 지문의 기능은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물건을 쥐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지문이 있으면 손끝이 까칠까칠하여 마찰이 커지므로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타이어의 굴곡과 마찬가지로 미끄럼 방지 효과를 얻는 것이다.

또 하나는 손끝 촉각의 예민함을 강하게 하는 것이다. 지문의 융기선상에는 촉각에 관계되는 신경이 와 있기 때문에 손을 대면 즉시 알 수 있다. 고릴라나 침팬지 등 원숭이 종류는 모두 손가락에 지문이 있다.

지문을 가진 동물은 손으로 물건을 쥐는 사람과 원숭이뿐이다. 남미의 거미원숭이는 꼬리의 끝을 나뭇가지에 감고 매달린다. 이 꼬리의 부위에는 털이 나지 않고 피부가 노출되어 있는데 거기에도 지문과 닮은 무늬가 있다.

지문은 사람마다 전부 다르며, 영구히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일란성 쌍생아의 지문이라도 자세히 감정해보면 역시 다르다, 일란성 쌍생아의 융선의 형태는 얼핏 보기에는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둘의 지문이 결코 똑같지는 않다.

이처럼 모든 사람의 지문은 제각각이다. 통계학상으로 하나의 손가락에 대해서 같은 지문을 가진 사람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은 8백70억분의 1이다. 세계 총인구를 53억으로 추정했을 때 실질적으로 지구상에 같은 지문의 소유자는 없는 셈이다.

손금에서 말하는 생명선은 표피만의 주름이므로 얼마든지 변한다. 그러나 지문은 그 아래 피하층에서부터 형성된다. 3개월된 태아일 때 이미 만들어져 일생 변하지 않는다. 손끝을 깎아내거나 태우거나 하여도, 상처가 아물면 원래의 지문은 다시 나온다.

지문은 평생 변하지 않는다. 상피의 기저층이 파괴되지 않는 한 아무리 심하게 다치더라도 태어날 때와 똑같은 지문을 갖게 된다.

이처럼 지문은 모든 사람을 식별하는 확실한 방법을 제공해준다. 자기 이름도 잊어버리는 건망증 환자는 물론이고 사고로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된 사람이나 범죄자조차 지문만 있으면 신원을 확인할수 있다. 인간의 피부는 대단히 질기고 오래 간다. 2천년 된 이집트 미라의 지문을 찍었더니 지문 무늬가 완벽하게 보존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문의 분포에는 민족적 차이가 있다. 한국인은 와상문이 많고 궁상문이 적다. 노르웨이인은 와상문이 한국인의 절반 정도인데 궁상문은 한국인의 4배나 된다.

한국인이 손재주가 좋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이런 데 이유가 있는지도 모른다. 와상문은 융선이 조밀하여 손끝의 감각이 예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문이 없는 사람이 한국에서 10여명 정도 발견되고 있다. 융선이 모양을 갖추지 못하고 하나씩 따로 따로의 홈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 신생아의 식별 수단으로 지문 대신 족문을 찍는다. 족문으로도 구별이 가능할까. 이렇게 하는 중요한 이유는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아기가 입에 넣어 빨아먹을까 우려해서다. 또 다른 이유는 꿈틀거리는 갓난아기를 다루자면 10개의 작은 손가락보다는 두 발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원 확인 수단으로 족문은 지문만큼 신뢰를 받지 못한다. 또한 성인의 지문은 아기와는 달리 채취하기도 쉽다. 지문의 궁상 제상 와상의 형태가 사람마다 달라 신원 식별에 결정적이다.

지문은 그 아래의 피하층에서부터 형성되므로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손금은 표피만의 주름이므로 얼마든지 변한다. 이와같이 손금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변할수 있으므로 통계학적으로 손금이 형성될 때 그 사람이 접한 환경 조건을 추측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상황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손금은 흥미있는 연구 대상이다. 특히 유인원처럼 접혀지는 손금은 다운증후군의 징조를 보여준다. 다운증후군은 아주 이상하게도 알츠하이머병(노망)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문의 형태로 가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할 수 있다.

인체의 다른 부위 피부는 손금과 발바닥에 나타나는 피구와는 아주 다른 형태를 보여준다.

진피의 아래층 또는 망상층에 있는 교원질은 섬유 다발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 섬유 다발은 피부에서 자연스러운 주름 모양을 이룬다.
피부에 나 있는 자연 열개선을 랑거선이라 한다. 이 선을 처음으로 찾아낸 오스트리아의 과학자 칼 랑거의 이름을 딴 것이다. 랑거선은 인체의 모든 부위를 수술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수술시 인체를 열개선을 따라하게 되면 흉터는 또 하나의 주름살처럼 보일 뿐이다.

피부의 노화는 교원질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교원질이 노화되면 수분을 상실한다. 어린이의 조직은 어른보다 더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에 기름과 물을 공급하는 피지선과 땀샘의 활동이 위축된다. 그래서 피부는 끊임없이 건조해진다.

교원질이 수분을 상실하면 유연성과 탄력성을 잃는다. 피부가 탄력성을 상실하면 주름살이 빨리 생긴다. 또 다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피지 조직의 지방이 줄어드는데, 지방이 피지 조직에서 빠져나가면 피부는 지지 구조를 잃고 늘어지기 시작하다가 마침내 주름살이 생긴다.
 

(그림 2)피부의 단면도


생각해봅시다 II

욕탕에서 손가락에 주름이 생기는 이유

<;해설>; 피부는 몇겹의 층이 겹쳐서 돼 있다. 가장 바깥쪽의 층(각질층)은 죽어 있는 세포의 층으로, 그 밑에 살아 있는 세포의 층이 있다. 표면이 죽어 있는 각질층은 오랫동안 물에 있으면 불어서 팽창하여 면적이 넓어지는데, 살아 있는 세포층은 수분을 흡수하지 않으므로 팽창하지 않고 면적도 변하지 않는다.

손발의 바닥은 각질층이 두껍다. 그래서 욕탕에 오래 있으면 불어서 팽창하여 각질층이 엷은 곳보다도 면적의 부풀음이 크고 주름이 선명하다. 오랫동안 욕조에 있으면 몸 전체의 각질층이 물을 흡수하여 붓지만, 각질층이 두꺼운 손바닥, 발바닥만 눈에 띄는 것이다. 그러나 말라서 피부가 원상태로 돌아가면 주름은 사라진다.

같은 주름이라도 노인의 얼굴에 생기는 주름은 이치가 전혀 다르다. 젊은이의 몸에는 지방이 많다. 마치 주머니속에 물건을 가득 채운 것과 같아 피부가 팽팽하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지방이나 살이 빠져서 체중이 줄고 피부가 남아서 주름이 된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주름은 한번 생기면 더이상 없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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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병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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