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건이 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초고속 정보고속도로. 이 발상의 근거지인 미국에서는 이미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각종 온라인 통신서비스가 실시되면서 '그날'을 대비하고 있다. 우리와 차원이 다르긴 하지만 미국 통신서비스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것은 대단히 유익한 일일 것이다.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통일되면 지구촌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전자사회'로 탈바꿈한다. 이곳에서는 문화 장벽이나 경제 블럭화, 이념 차이와 같은 거추장스러운 단어들은 모두 사라지고 대신에 각종 사용료가 뒤따르는 디지털 서비스만이 존재하게 된다.

현재 2천만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세칭 '지식의 보고'라고도 불리우는 전세계 네트워크 '인터넷'. 바닥이 안보일 정도로 무한한 정보가 쌓여있는 반면, 이곳에서 정보 하나를 찾으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상식으로 통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특정 정보를 검색하는데 드는 수고와 노력을 덜어 주는 것은 물론, 정보를 사용자의 입맛에 맞도록 재구성해 각 가정에 배달해 주는 온라인서비스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더욱이 '디지털 사회'로 불리는 21세기는 디지털로 이뤄진 영화나 비디오 신문 등을 이전과는 전혀 색다른 형태로 공급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유통 시스템으로 온라인서비스가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디지털 사회'에서 온라인서비스의 역할은 백화점에 비유할수 있다. 최신의 기술로 완벽한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춰 놓고 신문이나 방송 영화 학술 컴퓨터 등 수많은 정보제공자(Information Provider)들이 생산해내는 각종 정보를 받아다가 사용자들이 보기 좋은 형태로 재가공해 정보고속도로를 통해 직판한다.

만약 정치를 싫어하는 사용자가 있다면 '뉴스 옵션'란에 정치를 제외한 뉴스를 제공한다. 또 과학 기술과 주식 관련을 선택하면 매일 아침 그 사용자의 모니터에는 전세계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취재한 과학 기술과 주식 관련 기사만이 자국어로 일목요연하게 제공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기존의 유통 체제도 큰 변혁을 겪을 조짐이다. 냉장고를 사려는 사용자는 리모콘이나 키보드로 예상 가격과 필요한 기능을 온라인서비스에 입력하면 모니터에는 이 조건에 해당하는 몇가지 모델을 보여준다. 동시에 모니터 한쪽 구석에는 소비자 보호센터나 YWCA 등에서 매겨놓은 각 제품의 신뢰도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구입하고픈 모델을 선정했으면 사용자는 '구입 (Buy)'이라는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이 신호는 곧장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은행이나 신용카드회사로 들어가 잔액 조회 후 대금을 결제받고 해당 냉장고 제조 공장에 발주 명령을 내린다. 발주 명령이 떨어지면 공장에서는 완전히 자동화된 기기를 이용, 반나절 안에 냉장고를 조립하고 사용자의 주방에 택배 시스템을 이용하여 배달은 물론 설치까지 끝마친다. 온라인서비스로 인하여 중간의 모든 유통체계가 사라진 것이다.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업은 굳이 TV나 신문에 광고를 하지 않고도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며 마케팅을 펼칠 수 있고, 반면에 소비자는 모든 물건을 유통비용을 물지 않고 공장도 가격선에서 구입할수 있어 편리하다.

전문가들의 지적은 지금도 홍수를 이루고 있는 정보(Information)라는 단어는 더이상 사용자들에게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할 것이라 입을 모은다. 대신에 이를 가공한 서비스(Service)라는 단어만이 존재할 것이라 예측한다. 따라서 미국의 컴퓨터 통신업체들이 과거 데이터베이스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정보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미국의 수많은 온라인서비스들은 최근 자사의 모든 서비스에 멀티미디어를 도입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의 느려터진 통신속도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의 케이블 TV가 사용하던 네트워크망을 이용, 지금보다 1백배 이상 빠른 속도로 동영상을 실어 보내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회사도 부지기수다. 정보고속도로가 완성되는 날이면 모니터에 신문이 나타나고 이에 따른 관련 사진은 동영상으로 처리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컴퓨서브

1969년 창립된 컴퓨팅 파워(Computing Power)사를 모태로 하는 세계 최대의 상용 온라인서비스망. 79년부터 유휴 컴퓨팅 용량을 활용키 위해 상용 온라인 정보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나 일반인들의 인식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급기야는 80년에 H&R블록사(H&R Block, Inc)에 매각됐다. 89년도에는 멀티태스킹 시스템으로 전환하며 전용 단말기를 제외한 PC 사용자만을 고집하다가 소스 텔레컴퓨팅(Source Telecomputing Co.)사로 주식을 대량 매각하는 등 몇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지금은 순자산 2억달러에 조금이나마 이익을 남길 정도로 사업이 안정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산센터는 오하이오주 콜롬버스와 더블린 2곳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시스템 컴퓨터로 DEC 메인프레임 4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를 빌려쓰는 국내 환경과는 달리 컴퓨서브는 자체 데이터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각종 정책과는 상관없이 능동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현재는 미국의 5백여 도시와 전세계 1백30여개국에서 접속이 가능할 정도로 사업 영역이 방대해졌다.

총직원 2천여명에 네트워크 서비스와 정보제공 서비스 관련소프트웨어 제품생산부 등 총 3개의 사업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업종은 온라인 정보통신 서비스와 부가가치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업이다.

94년 7월말 현재, 총 1백90여만명이 활동하고 있는 컴퓨서브에는 각종 진학 정보부터 의학전문 데이터베이스, 비즈니스자료, 미항공우주국(NASA) 정보, 할리우드의 최신 영화 걸작선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분야의 자료들이 총망라돼 있다.
 

'터미네이터2' 에서 컴퓨터 효과를 맡았던 팀이 제작한 새영화 '마스크' 최근 컴퓨서브에는 각종 영화 프로를 3분정도의 길이로 각색해 동영상 파일로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로만 따지면 2백20만에 육박하는 프로디지가 우선이겠지만 서비스하고 있는 정보의 다양성이나 깊이까지 고려하면 '없는 것이 없는' 컴퓨서브가 단연 업계 1위로 인정받는다. 특히, 깊이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내용의 데이터베이스와 컴퓨서브의 심장이라 불리우는 포럼 서비스는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

컴퓨서브의 가장 큰 특징은 비즈니스용 온라인서비스라는 점이다. 재무는 물론 각종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데 특히 강하며, 미국 주식 시장의 주가 변동 시세와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은행업무, 중개업 서비스, 세금과 보험정보, 회사 보고서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수입과 경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경영자 포럼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는 프로파일부터 재무정보 및 장단기 예측까지 서비스하고 있으므로 해외 경쟁사나 협력사 등의 채무정보를 확인하는데도 긴요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약 7백50여개가 넘는 고급 정보제공자(Information Provider)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는 6백 여종의 포럼 서비스에는 2백 여종에 달하는 컴퓨터 관련 포럼을 비롯하여 건강, 외국어, 학술, 음악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수많은 자료들이 쌓여 컴퓨서브의 심장 노릇을 하고 있다. 가입자들 역시 이곳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4종의 '마이크로소프트 포럼'을 운영하며, 컴퓨서브 총 매출의 14%를 올려줄 만큼 맹위를 떨치고 있기도 하다.
 

25년만에 불활된 미국의 우드스톡 페스티벌 기간동안 컴퓨서브는 각종 사진을 실시간으로 제공했다. 사진은 록그룹 산타나의 리더인 산타나가 기타를 연주하며 열창하는 모습으로 로이터 뉴스 사진 포럼의 것이다.
 

현재 미국의 역대 온라인서비스사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는 기능이 바로 전자메일 서비스인데, 특히 이지플렉스(EasyPlex) 통신 메일 서비스는 해외 이용자들간에 신속하고 정확한 우편교류를 지원하므로 해외 펜팔은 물론 무역 거래를 위한 문서 및 서신 교환의 장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더욱이 FAX나 텔렉스와의 상호 연결도 가능해 매우 편리하다. 비즈니스맨들은 이보다 기능이 더욱 뛰어난 인포플렉스(InfoPlex) 메일 서비스를 애용한다.

컴퓨서브가 제공하는 정부 관련 데이터베이스는 총 5종에 달하며 각종 조사와 특허, 무역, 여행 정보 등이 있고 1천1백개 이상의 미국 회사와 정부기관에 전자우편과 부가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뉴스 서비스는 각종 통신과 주요 일간지 기사,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시사지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ENS 뉴스 서비스는 AP, UPI, 워싱턴포스트지 등 범세계적인 정보망을 하나로 묶어 광범위한 종합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문 스포츠 뉴스와 미국 각 지방의 뉴스, 전자 컴퓨터 분야의 전문 뉴스도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날씨 정보는 기상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세계의 날씨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으며, 위성 사진을 분석한 기상예보가 지원되므로 특정 지역의 현재 날씨는 물론, 내일의 날씨도 미리 볼 수가 있다.

컴퓨서브가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 서비스의 아이템은 타 서비스에 비해 매우 독창적어다. 상품 정보부터 카탈로그 발송, 구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상품 정보도 비교적 상세하게 제공되는 편이다. 특히 전문도서 구입이나 특정 상품정보 획득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백과사전이나 정부간행물 자료도 지원한다. 미국의 초대형 백과사전인 글로리어 아카데믹 아메리칸(Grolier's Academic American) 의 모든 내용을 온라인으로 지원하고 있으므로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특정 조건을 부여해 빠른 시간내에 이를 찾아볼 수 있으며, 미 정부가 발행하는 각종 간행물이나 인구통계 정보도 서비스하므로 행정적인 문제를 처리해야 할 경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한편 대화방 기능을 이용하면 전세계에서 접속해 들어온 해외 이용자들과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또 컴퓨서브측이 제공하는 각종 이벤트에 참가해 문제를 맞추거나 추첨에 뽑히면 푸짐한 상품을 받는 등 다양한 형태의 형사가 연중 끊이질 않는다.

컴퓨서브에 접속할 수 있는 에뮬레이션 프로그램은 약 20여종에 달하는데, 그 중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도스/윈도즈용 CIM(CompuServe Information Manager). 하루 7천개 이상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온라인 뉴스 중에서 사용자가 필요한 기사만 검색해 신문 형태로 만들어 주는 '저널리스트'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 컴퓨서브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주)에이텔이 운영하는 포스서브 온라인망을 통하면 가능하다. 문의전화 528-0471/3.

프로디지

미국 굴지의 초대형 유통업체인 시어스(Sears, Roebuck and Co.) 그룹과 IBM이 손잡고 미국 가정에 홈쇼핑/홈뱅킹과 생활정보 등을 서비스할 요량으로 만든 본격 그래픽 전용 온라인서비스. 서비스를 개통한 88년 10월 이래 프로디지는 94년 7월말까지 2백20여만명의 가입자들을 사로잡으며 DB 중심이었던 기존의 온라인서비스를 생활 정보 중심으로 옮겨 놓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쇼핑이나 스포츠, 각종 이벤트 정보로 안방을 공략한다는 기본 전략은 컴퓨터를 조금도 다를 줄 모르는 가정 주부라도 마우스만 가지고 각종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처음부터 아예 모든 정보를 비디오텍스(그래픽)로 서비스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사업 초기에는 자체적으로 구축해 놓은 DB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당시 헬스 강사로 유명했던 제인 폰다를 동원해 '다이어트 계획도 프로디지와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주식 정보, 별자리 운세, 날씨, 세계 뉴스 등 일반 가정에서 주로 필요로 하는 생활정보를 대화형 방식으로 공급하며 안방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시어즈 유통이 완벽한 전국 직배 채널을 갖춘 89년부터는 화면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었다. 홈쇼핑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입자가 마치 슈퍼마켓의 중앙 통로를 걸어다니며 물건을 고르는 듯한 착각이 들게끔 시스템을 개량했으며, 온라인상에서 주문한 물건을 집까지 배달하는데 지역에 상관없이 최고 5시간 이상이 걸리지 않도록 신속한 배달체제에 각별히 신경썼다. 이 작전이 일반 가정에 먹혀들자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가입자를 눈덩이처럼 부풀리는데 성공, 사업을 개시한지 불과 1년만에 당시 업계 2위였던 지니를 따라 잡으며 컴퓨서브에 이어 2위로 급부상했다.

"온라인서비스로 이익을 내기에는 아직 시기 상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프로디지 경영진은 기세가 등등하여 90년도부터는 서비스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이 때부터 프로디지는 한정된 지역에서 벗어나 미 전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전국 뉴스와 날씨 서비스, 베테랑 컬럼니스트가 분석해 주는 각종 스포츠 소식, 세서미스트리트와 내셔널 지오그래픽스 등 어린이 교육을 위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오락과 교육의 합성어), 2천5백종에 육박하는 각종요리 비법, 영화 여행 가이드, 41개 주요 케이블 TV의 방송시간표, 다우존스 뉴스가 제공하는 21일 분량의 무역 관련 뉴스 등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특히 금년초부터 자사의 윈도즈용 통신 프로그램을 통해 내보내기 시작한 신문 뉴스 서비스는 다른 온라인서비스와는 달리 마치 신문을 펼쳐 놓은 듯 그날의 뉴스를 관련 사진이나 도표, 그림 등과 함께 제공함으로써 가입자들에 게 상당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프로디지가 다른 서비스와 구별되는 또 다른 특징은 화면 하단에 두줄짜리 광고 문구를 삽입해 서비스 이용 요금 이외의 부수입을 올리는 일이다. 별반 인기없는 코미디 BB인 경우에는 2천6백달러부터,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들여다 보는 뉴스 헤드라인에는 한달에 최고 5만1천달러까지 거액의 광고료를 받아 짧짤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화면마다 매번 나오는 일방적인 상업용 광고 때문에 비록 가입자들의 불평은 끊이질 않고 있지만, 덕분에 전체 수입의 40% 가량을 광고유치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므로 타 서비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한동안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내년 상반기부터는 케이블TV망을 이용해 각종 광고를 동영상으로 유치, 비자나 마스터같은 신용카드회사와 손잡고 '공장도가' 홈쇼핑 체제를 가동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어 기업들에게 다이렉트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단순한 광고이상의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작년 12월부터 세계적인 케이블 네트워크인 CNN을 비롯 TNT, 디스커버리 채널 등 20개가 넘는 케이블 TV 업체들과 연합하여 뉴욕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새로운 온라인서비스의 시험을 금년 4월 이미 끝낸 상태이며, 현재는 '무선 데이터 통신'사와 손잡고 여행객들까지 끌어들이려는 등 사업 확장에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프로디지는 호스트 프로그램이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만 고려해 설계됐기 때문에 경쟁사에 비해 통신 기능이 매우 뒤떨어져 있다. 또한 온라인 채팅 기능도 제공하지 않는데다가 전자 메일의 사용법도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더구나 세어웨어 등 각종 프로그램 파일의 업/다운로드는 게이트웨이로 연결된 지프네트(ZiffNet)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비즈니스와 관련된 기업이나 재무정보는 거의 제공하지 않는 등 종합적으로 볼 때 사무용으로 쓰기에는 부적절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일상 생활에 필요한 영화나 스포츠, 교육, 뉴스 서비스 등은 내용의 깊이나 가지수 면에서 그 어떤 경쟁사에도 뒤지지 않으며 특히 오락과 취미활동 포럼은 가장 충실한 내용을 서비스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모든 기능이 대화형으로 진행돼 사용이 편리한 프로디지 서비스, 그러나 속도가 다소 느리고 광고때문에 사용자들이 불평이 대단하다.


아메리카 온라인(America OnLine Co.)

사용자들로부터 '가장 쓰기 편한 온라인서비스'라는 극찬을 듣고 있는 아메리카 온라인은 89년에 설립된 개인 회사다. 같은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시스템 프로그램이 매킨토시를 중심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비디오텍스를 사용하는 프로디지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년 가을에는 3개월동안 무려 30만명이 넘는 신규 가입자가 등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으나 현재는 시스템 증설 문제로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94년 7월말 현재 총가입자는 90만 이상.

아메리카온라인의 인터페이스는 3백bps 부터 9천5백bps급 모뎀에 이르기까지 파일을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똑같은 서비스 속도를 보여준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를 두고 통신 전문가들은 정교하게 설계된 호스트 프로그램과 멀티태스킹 프로토콜, 그리고 완벽한 전용 에뮬레이션 프로그램 등 시스템 삼박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아메리카 온라인의 최대 특징은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체제가 주는 편리함 때문에 초보자도 아무런 어려움없이 모든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수 있다는 점이다. 특정 포럼이나 서비스로 이동할 때는 그저 마우스로 메뉴 아래에 있는 아이콘을 누르기만 하면 단번에 찾아갈 수 있으며, 전자 메일을 작성할 때도 메일 아이콘을 누르면 메일 윈도가 화면에 나타나 즉석에서 편지 작성이 가능하다.

또한 통신 프로그램의 사용법이나 현재 사용자가 위치한 포럼의 성격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음표 아이콘을 눌러 즉석에서 상세한 도움말을 얻어낼 수 있다. 사용자 명의로 전자 메일이 도착하면 아리따운 여자 목소리로 "편지가 왔습니다(You got mail)"라는 메시지를 스피커를 통해 흘려주므로, 일일이 메일 박스를 확인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쉽게 도착 여부를 알 수 있어 편리하다. 이 기능은 컴퓨서브가 자사의 윈도즈용 통신 프로그램인 WinCim에 도입할 만큼 타서비스에 깊은 인상을 안겨 주기도 했다.

현재 아메리카 온라인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괄목할만한 것은 타임이나 옴니, PC 매거진 등 31개 미국 굴지의 잡지사와 장기계약 조건으로 과월호를 포함한 기사 전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의 편집인이나 담당기자를 대화방에서 직접 만나 특정 기사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을 질문하거나 다양한 견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두드러진다. 컴퓨터 분야를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애플이나 인텔 휴렛팩커드 IBM 등 업계 굴지의 기업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으므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객 지원을 온라인상으로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취미나 학술을 연구하는 1백40여개 동호회와 2백80여개가 넘는 일반 포럼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도 연중 끊이지 않으므로 사용자가 자신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참여가 가능하다. 수십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멀티 유저 온라인 게임과 1백67개 정보제공사들이 지원하는 전문 포럼 등도 인기.

아메리카 온라인의 호스트 프로그램은 중앙 집중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사용자가 지금 어떠한 포럼에 있든지 간에 각종 프로그램 파일을 분야별로 구별, 검색해 다운로드받을 수 있으며, 국내 통신 환경과는 달리 통신상에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므로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면서 동시에 친구와 채팅하거나 동호회 게시판을 열람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애플사의 개인정보기기(PDA)인 '뉴턴'에 자사의 인터페이스를 이식, 통신위성을 통해 전세계에 생활 정보를 제공하려는 등 프로디지와 더불어 초고속 정보고속도로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전세계적인 지사망을 갖기 위해 올 7월에는 일본의 NTT와 합작해 올해말까지 일본 열도에 진출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우리 나라를 비롯한 대만과 중국 홍콩에도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니

미국 최대의 가전회사인 제너럴 일렉트릭이 1982년에 설립한 비즈니스용 온라인서비스. 미국과 캐나다를 주무대로 유럽 일대와 일본 등지에 지사를 갖고 있으며, 주로 비즈니스 업무용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94년 7월말 현재 총가입자는 35만 정도.

지니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서비스는 수많은 서드파티(Third Party)들이 제공하는 4백개 이상의 각종 비즈니스 관련 전문 데이터베이스들이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찰스 슈바브(Charles Schwab) 투자상담과 자이언틱 다이알로그(Gigantic Dialog) 등이 있으며, 기업의 프로파일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와이어와 피터슨 컬리지 데이터베이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국제 문제부터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총 2백 50여종의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형태의 대화 그룹과 일반인을 위한 뉴스 재무정보 홈쇼핑 서비스 등 생활 정보도 제공한다.

특히 세계적인 뉴스 기업으로 유명한 다우 존스 뉴스(Dow Jones News)와 수많은 전문 비즈니스 서드파티들은 지니와 게이트웨이 방식으로 물려 방대한 양의 정보를 무한정 제공하므로 이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타 서비스와는 달리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사용법이 매우 까다로워 92년도에는 사업 포기 위기까지 몰린적이 있으나, 시뮤트로닉스(Simutronics)사의 온라인 게임인 '젬스톤 III'를 유치하면서 다시 제자리를 찾은 '화려한' 전력을 갖고 있다.

온라인 게임 분야에 가능성을 엿본 지니는 곧이어 게임업체와 손잡고 지속적인 개발 전략을 펼친 끝에 작년에는 자사의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에어 워리어'를 일본의 니프티서브에 수출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1백여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3차원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인 '사이버 스트라이크'를 유치해 더 많은 게임 매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재 지니가 제공하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는 세계 최대의 게임 전용 네트워크인 '이미지네이션(Imagination)'과 맞먹는 수준.

금년 말경에는 윈도즈용 통신 프로그램을 내놓아 비즈니스 자료에 각종 도표나 그림을 곁들여 서비스할 예정이며, 신문 서비스는 프로디지와 마찬가지로 관련 사진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컴퓨서브CD -온라인으로 불가능한 멀티미디어, 오프라인으로 구현한다

수많은 온라인서비스사들의 마지막 꿈은 통신상에서 완벽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구현하는 일. 아직까지는 통신 선로의 저조한 속도 문제로 실현이 불가능하지만, 미국의 온라인서비스사들은 초고속 정보고속도로가 완성되는 날이면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꾸려나가고 있다.

컴퓨서브가 올 5월에 내놓은 컴퓨서브CD(이하 OCD)는 현재 컴퓨서브사의 최고 접속속도인 14.4kbps로도 불가능한 각종 정보의 멀티미디어 처리를 오프라인 상태로 구현해 놓은 제품. 총용량이 4백88MB에 달하는 OCD에는 주로 컴퓨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정보제공자들이 자사의 포럼에 들어와 보면 이러이러한 것들을 서비스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는 일종의 광고 성격을 띠고 있다.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 보면 전문가들이 동영상으로 등장해 새로운 기술 경향을 소개하는 전문가 진단과 영화배우, 유명 음악가들과 인터뷰한 영상이 포함된 음악 데모와 최신 영화 샘플, 홈쇼핑시 물건을 고르는데 도움을 주는 쇼핑 카탈로그, 그리고 다수의 샘플 프로그램과 셰어웨어 및 상용프로그램의 데모 등이 들어 있다.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통신망에 접속하지 않은 채 OCD 안에 들어있는 컴퓨서브의 각종 자료를 열람해 보고 필요한 부분을 마우스로 선택하면 네트워크에 자동으로 접속하여 해당 정보를 다운받고 연결을 끊어준다는 점이다. 이 기능은 정보 검색시 들어가는 시간과 통신 사용료를 동시에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져다준다.

국내에서도 하이텔이나 천리안 등이 OCD를 본따 사용자들이 자주 검색하는 자료실이나 특정 포럼의 자료들을 CD에 담아 오프라인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면 매우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1994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권순성 기자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정보·통신공학
  • 소프트웨어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