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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우스 유성우 여름밤 별똥축제

8월의 천문정보

13일은 스위프트 - 터털혜성이 남긴 잔재,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극대기다. 별똥별의 궤적을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해보고 혜성과 충돌한 목성의 변화를 자세히 살펴보자.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오랜만에 만나는 푸른하늘이 푸른 산,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온통 세상을 푸르르게 만들며 우리 가슴을 설레게 한다. 어둠이 깔리면서 까만 밤하늘에 나타나는 무수히 많은 별들은 마당에 모기불을 피워놓고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옥수수를 먹으며 하늘의 전설을 듣던 어릴적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다. 올 여름에는 사람만 많은 피서지가 아니라 시골 할머니 집을 찾아가 셀 수없이 많은 별들을 보며, 또 무한의 시공이 존재하는 우주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장래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화성이 플레이아데스 성단에 매우 가까이 접근해 있다. 아래에 가늘고 길게 가로지른 선은 유성이다.
 

□ 페르세우스 유성우, 13일 극대기

92년 모혜성인 스위프트-터털혜성이 1백 30년 만에 근일점을 통과해 가며 지구 공전 궤도를 지나감에 따라 93년의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금세기 최대의 천체쇼를 펼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극대기를 전후로 계속 날씨가 좋지 않은 탓에 아무도 이 천체쇼를 보지 못했다. 외국에서 이루어진 전파 관측이나 안시 관측 기록으로는 예상만큼 대활황은 아니었지만 많은 별똥들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극대일은 이달 13일이다. 93년에 떨어진 별똥의 양보다는 적은 양이겠지만 올해에도 많은 유성들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에는 월령이 5.8일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유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출현하는 시간인 24시 이후에는 달빛이 전혀없는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별똥들이 펼치는 화려한 천체쇼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세우스자리는 저녁 10시경이 되면 북동쪽의 하늘에서 카시오페이아자리를 따라 떠오르게 되므로 자정을 넘어서게 되면 40-50도 정도의 고도에 위치하면서 많은 별똥들을 뿌리게 될 것이다. 서로 발을 맞대고 누워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별똥 수를 헤아려 보자. 어쩌면 쉽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별똥이 떨어지는 엄청난 유성우를 관측하게 될지도 모른다. 유성우를 제대로 기록하는 방법은 별똥의 개수만 아니라 밝기를 추정하여 기록하고 궤적까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측을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페르세우스 자리를 중심으로 한 성도를 서너장 복사한다. 그리고 별똥의 밝기와 비교될만한 주변부 별들의 밝기도 조사하여 알아둔다. 반드시 랜턴과 연필도 준비한다. 별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때마다 이미 조사한 주변부의 별들과 밝기를 비교하여 광도를 추정하여 기록하고, 아울러 성도상에 이 별똥의 궤적을 그려 넣는다.

이러한 유성들의 사진을 찍기위해서는 ASA400 이상의 고감도 필름을 준비한 다음, 카메라를 복사점인 페르세우스 부근에 고정시키고 B셔터와 릴리스를 이용해 5분에서 10분 정도의 노출시간을 주어 사진을 반복해서 찍으면 된다. 이때 카메라의 F수는 2.0이나 2.8정도면 된다. 물론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는 삼각대가 있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 별과 행성의 만남

초저녁 서쪽하늘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금성이 이달 25일 동방최대이각이 되면서 최고의 지평고도를 갖게 된다. 이때 태양과의 이각은 46도이며 시직경은 약 25초 정도가 되고 광도는 -4.4등급이나 되므로 바로 옆에 있는 처녀자리 1등성 스피카보다 1백배 이상의 밝기로 빛난다. 특히 31일에는 금성과 스피카가 37분까지 접근한다. 달의 크기가 30분정도니까 위의 두 천체가 얼마나 가까이 위치하게 되는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망원경을 이용해 이 두 천체를 관측하게 되면 밝기 차이뿐만 아니라, 하나(금성)는 상현달 모양을 하고 있고 다른 하나(스피카)는 육안으로 볼 때처럼 단지 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금성의 크기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위상변화와 시직경의 크기 변화를 2-3일 간격으로 관측해보자.

□ 혜성 충돌후의 목성

슈메이커-레비혜성의 충돌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목성이 묵묵히 서쪽지평선 바로 위에서 빛나고 있다. 광도는 -2.0등급 정도로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보다도 밝지만 조금 더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금성의 밝기가 워낙 밝아 상대적으로 밝기가 죽는 느낌이다. 목성은 이달이 지나면 고도가 낮아져 더 이상의 관측이 힘들어진다. 그러니까 이달이 올해 관측할 수 있는 목성의 마지막 모습이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혜성 충돌이라는 어마어마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우리나라는 장마로 인해 제대로 관측이 어려웠을 것이다. 관측이 용이한 이달 목성표면을 자세히 관측하여 옛날의 목성 모습과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자.

□ 초저녁 하늘의 토성

초저녁 하늘을 주도하던 금성과 목성이 서서히 서쪽하늘에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동쪽하늘에서는 토성이 힘차게 떠오르며 초저녁 하늘의 새 주인이 되려한다. 물론 밝기는 금성과 목성보다 훨씬 어둡지만 주변 별자리에 밝은 별들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밝은 느낌이다. 그런데 망원경을 통해 본 토성 모습은 옛날 같지가 않다. 화려하고 넓적한 고리, 그래서 그 고리사이의 틈(카시니 간극)까지를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실날같은 고리가 토성 본체를 양단하려는 듯 날카롭게 서 있다. 이처럼 토성의 고리 모양이 변하는 이유는 토성고리의 궤도 평면이 우리의 시선 방향과 일치되어 가기 때문이다. 토성이 뜨는 시각은 이달 초에는 21시 10분경이고 이달말에는 19 시 20분까지 빨라진다. 토성 본체의 시직경은 19초 정도이고 밝기는 0.6등급 정도이다.

□ 새벽하늘의 화성

새벽의 하늘은 안드로메다자리와 페르세우스자리를 하늘 높이 밀어내고 이미 겨울철의 별자리들이 동쪽하늘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다. 북쪽으로 치우친 곳에는 카펠라로 대표되는 마차부자리가 자리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치우친 곳에는 화려한 별자리 오리온이 버티고 있다. 거의 정동쪽에 가까운 곳에는 알데바란을 필두로 한 황소자리가 있는데 이 별자리의 고도는 오리온이나 마차부보다는 약간 높은 편이다.

그런데 이 황소자리에 밝기는 비슷한 1등성인데 알데바란보다도 더 붉은색을 띠는 별이 하나 나타나 있다. 이것이 바로 붉은 행성 화성이다. 화성의 움직임은 다른 외행성들에 비해서 무척 빠르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행성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이다. 내행성인 수성과 금성의 움직임은 화성보다 빠르지만 이것들은 지평선 근처에 머무르기 때문에 일반 별들과의 상대적 위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한다.

반면에 화성은 움직임의 속도가 빠르면서 외행성이라는 장점 때문에 높은 고도, 그리고 완전 천문박명 상태에서 관측할 수 있으므로 사진 관측을 통해 쉽게 별들 사이를 움직이는 화성의 모습을 잡을 수 있다. 즉 이달 초에 황소자리에 있던 화성은 이달말에는 벌써 쌍둥이자리까지 움직여 간다. 지금 화성이 위치하고 있는 겨울철 별자리들에는 밝은 1등성들이 많기 때문에 화성의 움직임이 더욱더 인상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러한 행성의 움직임은 50mm나 35mm 정도의 초점거리를 갖는 렌즈를 이용하여 4-5일 간격을 두고 사진촬영하는 방식으로 누구나 기록할 수 있다. ASA400 정도의 필름을 이용하고 노출은 13초 이하를주어 별이 흐르지 않게 촬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가이드촬영을 할 경우는 좀더 많은 노출을 주어도 상관없다.

남쪽의 밤하늘

동방최대이각이 되는 금성과 혜성 충돌로 엄청난 변화를 겪은 목성이 처녀자리의 1등성 스피카를 사이에 두고 접근하는 모습이 90년에 있었던 행성들의 대접근을 생각나게 만들며 서쪽하늘을 밝히고 있다. 정남쪽의 하늘에 위치하게 되는 전갈자리와 궁수자리는 밤하늘의 보석과도 같은 성운 성단들을 거느린채 최고의 관측조건을 이루며 우리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동쪽의 하늘에는 염소자리와 물병자리가 화려한 1등성 없이 조용히 떠오르고 있다. 여기서 함께 떠오르는 밝은 별은 1등성이 아니라 우리 태양계의 가족인 토성이다.


남쪽의 밤하늘
 

북쪽의 밤하늘

칠월 칠석을 맞이하는 거문고자리의 직녀(베가)와 독수리자리의 견우(알타이르)가 천정을 가로지르는 화려한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접근한 듯한 모습이다. 같은 밝기의 1등성인 데네브를 합치면 하늘에 거대한 삼각형의 기하학적 모양이 형성되는데 마치 밤하늘을 지배하는 요새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때 동쪽하늘에서는 2등성 4개가 거의 정사각형 모양을 이룬채 조용히 떠오르고 있는데 이것이 가을철의 대표적인 별자리인 페가수스자리다. 벌써 가을의 문턱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좀더 북쪽에는 우리은하단의 장남격인 안드로메다 대은하를 거느린 안드로메다자리와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가 함께 떠오르고 있다.


북쪽의 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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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심재철 기획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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