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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컴퓨터 음악 즐기려면··

사운드 카드

애드립에서 출발, 사운드 블래스터를 넘어 16비트 사운드 카드의 시대로 접어든 요즘, 사운드 카드는 PC시스템의 필수 장비로 정착됐다. 말하고 노래하는 컴퓨터, 바로 사운드 카드가 만든 환경이다.

요즘 판매되는 컴퓨터 시스템에는 사운드 카드가 거의 기본 사양으로 자리잡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IBM PC에서 사운드를 듣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IBM PC는 8250이라는 IC를 가지고 있는데 이 IC를 이용하여 소리를 낸다. 그러나 무척이나 듣기 거북한 소리가 나는데다 에러 메시지나 경고음을 주로 출력하기 때문에 이러한 소리를 반가워 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사운드 카드라는 별도의 확장카드를 컴퓨터에 장착하는데, 이러한 사운드 카드는 경고음만을 출력하는 사운드 기능을 대폭적으로 향상시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애드립에서 옥소리까지

'컴퓨터 음악은 나와 상관 없어'라고 말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지만 최근 우리가 듣고 있는 대부분의 대중가요나 팝송, TV의 CF 음악이나 드라마의 배경음악 등이 모두 컴퓨터 음악으로 구성된 것임을 생각하면 상관 없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음악용어로는 '즉흥연주'의 의미를 지닌 '애드립(ad-lib)'은 캐나다의 애드립사에서 만든 사운드 카드 이름이다. 애드립이 국내에 선보인 것은 약 3년 전. 대부분 대만 복제품이나 국내 복제품이 값싸게 유통되면서 음악을 좋아하는 국내 컴퓨터 사용자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PC음악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애드립카드는 일본악기공업(YAMAHA)사에서 만든 YM-3812와 YM-3014라는 두개의 칩으로 이루어졌으며 FM 방식(주파수 변조방식)으로 작동하고 그 당시는 상상할 수 없는 11채널의 모노 출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파형을 편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소리를 창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애드립 카드에는 비주얼 콤포저(Visual Composer)라는 작·편곡용 프로그램이 따라나왔는데, 하늘소의 'Implay' 옥소리의 '가요방' 등이 바로 비주얼 콤포저의 데이터(*.rol 파일)로 만들어진 것이다.

비주얼 콤포저의 특징은 콩나물(?)이 아닌 막대(시퀀서)로 입력을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입력 방식이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장점으로 작용해 현재는 약 2만여곡 이상의 비주얼 콤포저 데이터가 있다.

ADLIB 카드는 음악을 낼 수 있으나 음성을 출력할 수는 없었다. 이것은 그 당시(그 당시라고 해봤자 2-3년 전)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리에이티브사의 사운드 블래스터 카드가 발표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크리에이티브사는 애드립카드 이전에 CMS카드(Creative Music System)라는 사운드 카드를 발표했다가 가격이 비싸고 제어가 어려워서 후발주자인 애드립사에 패권을 넘겨준 경험이 있다.

사운드 블래스터 카드는 애드립카드를 100% 호환할 뿐 아니라 CMS카드도 호환하며 음성을 출력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이 카드는 곧 국내에서도 선보여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그리고 국산 사운드 카드인 옥소리 카드는 한글처리에 적합하도록 설계됐으며 애드립과 사운드 블래스터, 미디 인터페이스와 호환된다는 장점으로 폭넓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 옥소리 카드는 사운드 블래스터와 호환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기타 문제도 여러가지 있었으나 계속적인 기술 발전으로 현재는 외국산 사운드 카드보다 가격도 싸고 성능도 좋기 때문에 국내 음악 카드 시장을 70% 이상 점유하고 있다.
 

음표대신 막대를 입력해 작 ·편곡 작업을 할 수 있는 비주얼 콤포저 실행화면


사운드 카드의 핵심부 펌웨어

사운드 카드는 어떻게 동작하길래 소리가 나는 것일까? 사운드 카드의 부품은 특별한 것이 있는가? 이런 의문을 가진 독자가 많을 줄로 안다. 사운드 카드의 동작원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사운드 카드는 기계적으로 보아 입력앰프와 출력앰프로 구성되는 아날로그 부분과 음성을 제어하는 DSP로 구성된 디지털 부분, 음원IC로 구성돼 음악을 출력하는 음원의 3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아날로그 부분은 마이크 입력부분으로 구성되는 입력앰프와 출력앰프로 구성돼 있다. 입력앰프에는 마이크 입력을 증폭시키는 AGC(Automatic Gain Control) 장치가 포함되어 있다. 일부 사운드 카드의 경우 이 장치에 에코칩을 내장한 것도 있다. 출력앰프는 선택된 주파수 범위를 전송하는 장치인 필터(Filter)와 음성 출력장치인 스피커를 구동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사운드 카드는 이러한 스피커 출력을 위해 KA2206의 IC를 채용하고 있다.

디지털 부분은 컴퓨터와의 입출력을 담당하는 부분과 아날로그 부분을 제어하는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바로 이 제어의 중추에 해당하는 것이 컴퓨터의 CPU와 비슷한 펌웨어(Firm Ware)다. 펌웨어는 DSP(Digital Siginal Prosscer)라고도 불리는데, 음성을 처리하고 사운드 카드에 명령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편 대부분의 사운드 카드는 FM음원을 탑재하고 있다. FM음원은 주파수 변조방식의 음원으로, 저가형 사운드 카드나 구형 사운드 카드는 YM-3812라는 모노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신기종이나 고가형 사운드 카드는 YMF-262M을 사용하고 있다.

앞에서 간단히 언급한 것처럼 애드립 카드는 음악을 낼 수 있는 기능만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후 여러가지 기능이 추가됐다. 처음 추가된 것이 게임포트로 조이스틱을 사운드 카드에 장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데, 이 게임포트가 장착된 사운드 카드도 있고 장착이 안된 사운드 카드도 있다. 사운드 블래스터의 경우 게임포트가 내장돼 있고 옥소리 카드에는 게임포트가 내장돼 있지 않다.

요즘은 대부분 CD-ROM 인터페이스를 내장할 수 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CD-ROM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음악카드에 어떤 CD-ROM이 맞는지 살펴보고 사운드 카드에 연결하면 된다.
 

PC게임 사상 처음으로 사운드 카드를 지원하는 음악을 제공한 '페르시아의 왕자'


8Bit와 16Bit, 그리고 음성처리 방식

얼마전부터 각 사운드 카드 메이커에서는 16비트 카드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16비트 사운드 카드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사운드 카드와는 비교가 안되는 고음질을 실현했음을 알리며 'CD 음질의…'하는 문구를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광고가 나가면 소비자는 다음과 같은 대략 4가지의 의문을 가질 것이다.

16비트 사운드 카드는 8비트와 무엇이 다른가? 16비트이기 때문에 사운드 카드도 속도가 빨라지나? 정말 CD 음질이 나오는가? 16비트 카드는 무조건 좋은가?

첫번째 질문 16비트 사운드 카드와 8비트 사운드 카드의 차이점은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나눠주는 장치에 관련된 것이다. 다시 말해 16비트 사운드 카드는 음성데이터(아날로그)를 디지털데이터로 바꿀 때 16비트로 바꿔주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은 일부 상인이나 때로는 PC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도 사운드 카드의 슬롯을 가지고 16Bit인지 또는 8Bit인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만약 필자가 '아 아~ 마이크 테스트'라는 소리(아날로그 신호)를 사운드 카드로 보냈다고 하면 사운드 카드는 이것을 디지털 신호로 나눈다. 이때 나뉘는 방식이 8비트면 아무래도 데이터가 적을 것이고 16비트면 데이터가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PC로 전송하면 되는데, 전송할 때 8비트 버스라고 해서 늦게 PC로 전송되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즉 16비트 사운드 카드의 슬롯은 반드시 16비트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미디로 들어가자

불과 1-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디 음악은 전문적으로 컴퓨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생각됐다. 하지만 국내에도 저가형의 미디 장비들이 보급되고, 컴퓨터 음악도 저변을 넓혀가며 폭넓은 사용자 층을 갖게 되자 점차적으로 미디 음악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디 음악이란 무엇인가? 미디(MIDI)란 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의 약자로, 이 말을 대략 풀어 보면 '전자 악기끼리 서로 주고 받는 신호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즉 미디란 어떤 음악이나 악기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음악을 위한 악기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표준 규약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표준 규약은 미디 악기들 간에 표준 신호로서 작용하여 상호간의 정보를 주고 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A라는 악기에서 '도'를 입력했다면 B라는 악기에서도 '도'로 인식되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미디라는 표준 신호 체계인 것이다.

만일 미디라는 표준이 정립되지 않았다면 악기를 생산하는 업체들마다 상호 다른 신호체계로 인해 사용자들은 각기 배타적으로 컴퓨터 음악을 만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그렇다면 지금과 같이 컴퓨터 음악이 널리 확산되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미디 신호는 음악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고루 포함하고 있어 음의 높이라든지 강약, 길이 등의 음악적 요소들을 악기들간에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미디가 여러가지 음악적 요소들과 악기의 규칙을 포함하고 있다면 여러가지 악기를 갖추지 않고 하나의 악기만으로도 모든 음악적 소리를 낼 수 있을까? 물론 그것은 아니다. 미디는 단지 음악적인 요소들(강약, 세기, 높이, 길이 등)을 표현하는 신호 체계일 뿐, 악기 소리 그 자체는 아니다.

미디 음악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몇가지 필수 장비가 있다. 우선 컴퓨터가 있어야 할 것이고, 미디 음악을 만들어 나갈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디 음악의 주인공인 미디 악기, 즉 '음원'이 있어야 하며, 음원에 건반이 연결돼 있지 않은 제품이라면 사용자가 입력을 하기 위한 마스터키보드도 있어야 한다. 또한 악기를 컴퓨터와 연결하기 위한 미디 인터페이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른 컴퓨터 기기들이 모두 그렇듯이 아쉽게도 미디 장비 역시 거의 대부분이 외국산 제품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의 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국산 제품이 외국의 제품보다 선호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미디 음악에 처음 입문하는 초보자라면 굳이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기 보다는 저가형의 제품으로 미디 음악에 익숙해진 후에, 어느 정도의 실력을 쌓고 보다 좋은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크리에이티브사의 미디 블래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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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장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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