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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빈없는 발전기 MHD

자석 터널 속 이온유체 통과시켜 전기 생산, 에너지효율80%이상

모든 발전소에는 터빈이 있다. 그러나 MHD 발전은 터빈의 기계에너지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전력을 생산해낸다.

요즘과학계에서는 새로운 발전방식인 MHD발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융합과 결합, 차세대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리고 선박과 잠수함 등 해상교육기관에 MHD시스템을 채용하면 초고속선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기사도 종종 소개되고 있다. MHD(magnetohydrolicdynamics)를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자기유체동력학이다. 이 말만으로는 MHD발전이 무엇인지 감을 잡기 힘들다. 그러나 '터빈 없는 발전기'라고 하면 그런대로 이해가 가능하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발전방식도 궁극적으로는 터빈을 돌려 그 힘을 이용해 전기를 만든다. 화력발전은 석탄과 가스를 태워 물을 증기로 만들고 증기의 힘을 이용해 터빈을 돌린다. 보일러와 터빈이 화력발전의 주요시설이다. 수력발전도 위에서 떨어지는 물낙차를 이용해 수차(일종의 터빈)를 돌리고 수차의 기계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핵분열을 이용하는 원자력발전도 증기제너레이터에서 생산되는 고온의 증기를 이용, 터빈을 돌리기는 마찬가지. 그런데 문제는 증기가 갖고 있는 열에너지가 터빈의 기계에너지를 통해 전기에너지로 변하는 효율이 30% 대로 매우 낮다는데 있다. MHD발전은 중간과정인 터빈을 생략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두배 이상 향상시키는 새로운 발전방식이다.
 

MHD시스템을 이용 추진혁을 얻는 첨단선박 야마토
 

에너지효율 배가

원리는 MHD 효과에 있다. MHD 효과란 이온화된 유체가 자장의 자력선을 끊을 때에 전류가 흐르는 현상이다. 이는 약 1백50년전 마이클패러데이가 발견했다. MHD발전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 양쪽에 자석이 설치된 터널에 이온화된 유체를 흐르게 하면 전류가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온화된 유체를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화석원료를 사용할 수도 있고 핵분열을 이용할 수 있으며 '꿈의 에너지'라 부르는 핵융합과 결합시킬 수도 있다. 핵심은 중간과정인 터빈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에너지변환효율이 높다는 점이다.

남은 문제는 어떻게 이온화된 유체를 얻는가 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를 약 4천℃로 가열하면 이온화된 가스가 얻어진다. 이 가스에 화학물질을 주입해 가스의 전도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얻어진 이온화된 가스(작용유체)는 자석으로 둘러싸인 터널을 통과하면서 고속으로 가속된다. 터널 양측에는 터널과 연결된 전극이 설치돼 있어 전위차를 발생시키고 그 결과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전기를 얻는 방법은 옛소련에서 처음으로 실험에 성공했다. 천연가스로 이온화된 가스를 얻고 이를 이용해 메가와트급전력을 발생시킨 것이다. MHD시스템을 통과한 화석연료 연소생성물은 곧바로 대기로 방출되지 않고 회수시스템에 의해 회수돼 보조터빈을 돌리는데 사용한다. 이 실험은 종래 화력발전소보다 에너지 취득률을 두배 이상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핵에너지와 결합하는 MHD
 

(그림1) 액체금속을 이용한 MHD 발전 시스템
 

MHD기술은 핵분열시스템(원자력발전)과도 결합이 가능하다. 이때는 이온화된 가스를 생성하는 시스템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원자로에서 질량결손분의 에너지는 중성자로 나타나는데, 중성자는 이온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성자의 에너지로부터 이온화된 가스를 얻는 시스템은 두가지 형태로 연구되고 있다.

하나는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불활성가스인 헬륨이나 아르곤에게 이동시키고 이곳에 가스의 전리가 일어나기 쉽게 세슘을 혼합하는 방법이다. 이때의 열효율은 50% 정도. 두번째로는 액체금속(나트륨)을 작용유체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아이디어는 액체금속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증식로에서 얻어졌다. 액체금속은 전기전도성이 높다는 이점이 있지만, 압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석터널을 통과할 때 가속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2단계로 작용유체를 만드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일단 불활성가스가 1차 작용유체 역할을 하면서 액체금속을 실어 나른다. 액체금속이 터널을 통과한 후에는 아직 가스 가운데 남아 있는 열을 회수시스템에 의해 회수해 재이용한다(그림1).

이 2단계 시스템을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에서 실험한 결과, 80% 가까운 높은 열효율을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오사카대학 원자력공학부에서도 이와 똑같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리차드 로자박사는 우라늄연료를 액체 가스 혹은 먼지 형태로 작용유체와 함께 원자로 내부에서 혼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방법의 최대 장점은 연료로부터 직접 열을 취득하기 때문에 고온의 핵반응온도가 그대로 전기로 바뀌는 것. 만약 이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매우 혁신적인 발전소가 가능해진다.

핵융합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MHD 직접발전은 매개물이 없이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핵융합 생성물이 하전입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연구될 D(중수소)-${ }^{3}$He 핵융합발전은 핵융합의 생성물을 직접 작용가스로 사용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MHD와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D-${ }^{3}$He 핵융합은 달에 ${ }^{3}$He가 풍부해 우주발전방식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달에서 화성이나 기타의 행성으로 진출하는 모든 인공위성의 연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지구로 에너지를 역수출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한편 옛소련과 일본, 미국에서는 초전도자석과 MHD발전을 결함한 새로운 선박용엔진을 개발 중이다. MHD시스템이 배의 엔진으로 사용될 경우는 모터나 프로펠러, 기어가 필요없기 때문에 소음이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MHD 선박엔진은 MHD 발전과 정반대로 이해하면 된다. 우선 터널 양쪽에 초전도자석을 설치하고 터널안에 강한 자기장을 형성시킨다. 여기에 발전기를 통해 만들어진 전류를 공급해 주면 터널을 통과하는 바닷물이 이온화되면서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이온화된 바닷물의 흐름이 배의 추진력이 되는 것이다. 배의 방향을 바꾸고 싶으면 전류의 극을 반대방향으로 하면 된다(그림2). 민물은 바닷물보다 이온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선박은 바다는 항해할 수 있어도 강에서는 움직이지 못한다.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주는 초전도 자석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아직까지 실용화가 더뎌지고 있다. 일본 조선진흥기구는 90년대 초에 약 3백m 길이에 10명을 승선시킬 수 있는 MHD 동력선을 고베항에 띄웠고, 이의 연장선상에서 미쓰비시 중공업은 92년 초에 초전도선박 '야마토'를 진수시켰다. 야마토는 길이 30m의 배로 8노트까지 속력을 낸 바 있다. 미국 시카고 아르곤국립연구소에서는 MHD 선박에 실릴 길이 6.3m 무게 1백80t이나 되는 거대 초전도자석을 개발 중이다. 이 초전도자석을 이용하면 지름 50㎝ 터널에 매분 9만5천 L 씩 바닷물을 통과시킬 수 있다.

MHD에 관한 한 선두주자로 자부하는 러시아에서도 잠수함에 이 시스템을 채용할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음이 없는 엔진은 군사용으로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2) MHD 선박엔진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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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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