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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 주변의 일주운동^지상의 시간은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다고 하지만,별들은 어제와 다름 없이 자신의 궤적을 그리며 돌 뿐이다.


1999년 지난 천년의 마지막 해가 가고 새 천년이 밝았다. 하지만 밤하늘의 어디에도 지나간 해와 새해의 흔적은 없다. 별들은 시간의 궤적을 하늘에 새기며 뜨고 또 여전히 질뿐이다. 다만 어제의 자리를 오늘의 별자리가 차지할 뿐이다. 시작과 끝은 항상 그렇게 함께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늘에서 시간의 경계를 본다. 매일 뜨고 지는 밤하늘에서 찾을 수 있는 과거의 흔적과 새해의 자리를 확인한다. 1999년 마지막 밤하늘에는 어떤 별들이 과거로 사라질까.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서쪽 밤하늘을 보자. 페가수스와 안드로메다가 지평선에 낮게 깔리면서 가는 천년의 마지막 주인자리를 아쉬워한다. 그러나 그들이 진 하늘에는 새로운 주인들이 자리를 차지한다.

 

2000년 1월 1일 0시 자정. 머리를 들면 하늘에는 가는 천년의 마지막 순간과 오는 천년의 첫 순간을 함께 볼 수 있다. 중천에는 오리온과 마차부가 버티고 있다. 이 순간 오리온자리 베텔규스와 마차부자리 베타별을 잇는 선이 2000년 1월 1일 0시를 지나는 자오선이다. 오른쪽은 지난 천년이요, 왼쪽은 새 천년인 것이다. 새 천년의 첫 해맞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새벽을 기다린다. 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을까. 밤사이 이미 새 천년은 시작됐고, 벅찬 희망의 첫 순간은 밤하늘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볼 수 있다는 것을.

 

2000년대의 밤하늘은 개기월식과 혜성, 그리고 극지방 오로라 등으로 심심찮은 볼거리가 이어질 것 같다. 또한 연세대 천문대기과학과 변용익 교수팀이 0.5m 광시야 망원경을 이용한 전천탐색 프로젝트인 YSTAR로 많은 변광성과 소행성, 혜성들을 발견해낼 것으로 예상돼, 별지기들에게 즐거운 한해가 될 것이다.

 

1. 태양활동 극대

 

2000년은 11년마다 찾아오는 태양 활동의 극대기에 해당돼 많은 흑점이 나타나고 극지방에서는 오로라가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6월 21일과 2002년 12월 4일에 개기일식이 일어나고, 우리나라 주변에서는 2009년 7월 22일에 중국 상하이와 일본 남단 류구열도를 통과하는 개기식이 일어날 예정이다. 한편 2035년 9월 2일에는 북한의 청천강 유역에서 원산만을 가로지르며 한반도를 직접 통과하는 일식이 일어날 예정이다.

 

2. 2000년 7월 16일 개기 월식

 

개기월식때의 달.지구대기에 굴절된 태양빛이 달을 비춰 붉은색 달이 된다.


태양에 의해서 생긴 지구 그림자 속에 달이 통과하면서 달 표면이 어둡게 가려지는 현상이 월식이다. 7월 16일의 밤 10시 오랜만에 개기 월식이 일어나 전국으로 볼 수 있다. 97년 9월 16일 추석 밤의 월식 이래, 2년 10개월만에 보이는 이번 월식은 달이 지구 그림자의 중앙을 통과하며, 1시간 47분 동안 개기식이 계속되는 최상의 조건이다. 이때 달은 남쪽 하늘 궁수자리와 염소자리 사이에 있는데, 시골에서는 개기식 중에 달의 서쪽에 있는 은하수와 북쪽 지평선에 걸린 3등급인 리니어 혜성의 뿌연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월식은 6개월 뒤인 2001년 1월 10일 새벽에 볼 수 있다.

 

3. 리니어 혜성(1999S4)이 맨눈에 보일 만큼 밝아진다.

 

개기월식과 함께 올해 가장 주목을 받을 천문현상이 1999S4 혜성 리니어(LINEAR)의 등장이다. 리니어혜성은 지구 접근 소행성의 조기 발견 탐색 연구로 많은 소행성과 신혜성을 발견하고 있는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링컨 관측소에서 지난해 9월 27일 발견한 것이다. 발견 당시 17등급으로 지구에서 5억2천5백만km(지구-태양거리의 약3.5배)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7월 20일 경에는 지구에서 0.37AU(지구-태양 거리의 약 1/3)까지 접근하고, 2-3등급까지 밝아져서 맨눈에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999S4’는 1999년 9월 하순(S:9월15-30일사이 기간)에 4번째로 발견된 혜성이라는 뜻이다.

 

혜성의 관찰은 새벽 동쪽하늘에서 고도가 20도 이상으로 높아지는 6월 중순부터 가능하지만, 7월 초가 돼야 작은 쌍안경으로 보일 정도로 밝아질 것이다. 특히 가장 밝아지는 7월 15일부터 20일 사이에는 초저녁 북서쪽 지평선 위나 새벽 북동쪽 하늘에서 맨눈으로도 찾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 혜성은 그 후 저녁 하늘에서 급속하게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고도가 낮아져 8월 중순 이후 서서히 사라진다.

 

4. 목성과 토성이 한자리에

 

지난 해 겨울부터 저녁 서쪽 하늘에서 조금씩 가까워지며 낮아지던 목성과 토성이 6월 하순 새벽 동쪽 하늘 플레이아데스 성단 아래에서 쌍둥이별처럼 함께 빛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 것이다. 이같은 모습은 지구에서 볼 때 두 행성이 같은 방향에 놓여있을 때 보이는 현상이다. 두 행성은 4월 초순 화성과 함께 저녁 하늘에 모여 빛나다가 중순 후로는 석양에 숨어 보기가 어려워진다. 다시 6월 초순부터 새벽 동쪽 하늘로 자리를 옮겨 모습을 드러낸다. 5월 28일에 두 행성은 약 1도까지 가까워지지만 태양에서 너무 가까워 보기 어렵고 본격적인 모습은 6월 하순부터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2001년 8월 16일 새벽에 달에 의해 가려졌다 나타나는 목성식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편 지구 바로 바깥을 도는 붉은 행성 화성은 올해는 보기 어려워진다. 지구와 2년 2개월마다 가까워지는 회합주기 때문에 태양 뒤편으로 숨어버린다. 다시 2001년과 2003년에 밝아지며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2003년 8월 하순에는 물병자리 속에서 15년마다 생기는 대접근 현상을 보여준다. 이때는 전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2.9등급) 겉보기 크기도 토성보다 커서(25.1초) 작은 망원경으로도 화성의 표면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다.

 

햐쿠라케혜성.^리니어혜썽도2-3등급까지 밝아져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5. 수성과 금성의 태양면 통과(수성 2003년 5월 7일, 금성 2004년 6월 8일)

 

지구보다 안쪽에서 태양을 돌고있는 수성과 금성은 가끔 지구와 태양 사이로 들어와, 작은 흑점같이 까만 점 모양으로 태양면을 지나가는 모습을 연출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이 현상을 국가에 중대한 변고가 생길 전조라고 생각해 매우 주의해서 관측하고 국왕에게 보고했다. 수성의 태양면 통과는 항상 5월과 11월에 일어나는데 지난 93년 11월 6일에 일어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구름이 짙게 끼어 볼 수 없었고, 99년 11월 15일의 현상은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볼 수 없었다.

 

2003년 5월 7일에 수성은 오후 2시 11.6분에 태양의 북쪽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고도가 높아 관찰하기가 쉽다

수성에 비해 금성이 태양의 앞면을 통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현상이다.우리나라에서는 1874년(고종13년)12월 9일에 이어 1백30년만인 2004년 6월 8일에 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이날 금성은 오후 2시 11.1분부터 5시간반에 걸쳐 태양의 남쪽부분을 통과하는데,해가 진 뒤인 저녁8시가 넘어 태양에서 빠져나오게 된다.이 현상은 8년뒤인 2012년6월6일 아침에 다시 한번 생긴 후 2117년 12월10일까지 1백년 이상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1999년 12월의 목성과 토성의 접근.
 

200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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