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21일 북한 김일성 대학에서는 세계적으로 희귀하고도 중요한 화석이 발견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약 4년전인 1989년 3월 신의주 근교의 백토동이란 곳에서 한 여학생이 약 1억5천만년 전의 시조새 화석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김일성 대학 교수들이 연구한 끝에 1백 30년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시조새 화석과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밝히고 '조선 시조새'라 명명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시조새가 발견된 것은 독일에서만 두 번이 전부다.
남한에서는 15년 전 경상남도 함안에서 약 1억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중생대 백악기의 새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으나 그 골격화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시조새 화석 발견은 포유동물 진화를 밝히는 문제 등 지질학적으로 볼 때 엄청난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전세계에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위 사진은 필자가 정년퇴직하기 전 미국의 지질학자들과 공동으로 동해안 암석의 지질연대를 측정하기 위해 작업중 찍은 것이다. 좌측에서 두번째는 스탠포드 대학의 잉글 교수이며 맨 오른쪽에 있는 이는 북 일리노이 대학의 교수다.
오랜만에 이 사진을 들여보다 보니 왠지 답답해진다. 나와 같이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외국인이 아닌, 북한의 학자들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때문이다. 남북 학자들이 자유롭게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그날은 언제쯤 올 것인가. 북에 있다는 조선 시조새 화석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