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나 냉장고의 냉매, 반도체 등 전자제품의 세정제로 광범하게 사용돼 온 프레온 가스. 이 편리한 물질은 또한 동시에 오존층의 파괴나 온난화 등 지구환경악화의 원흉중 하나로 주목되고 있다.
몇 종류의 특정프레온은 세계각국에서 1995년까지 생산을 중단한다는 합의가 있었고 이미 전량폐기를 향해 세계가 움직이기 시작한 정도다. 그러나 대체품의 개발은 아직 일부제품분야에서 실용화된 정도. 에어컨 등의 폐기물에서는 프레온이 여전히 방출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프레온을 잘 활용하면서 대기유출을 손쉽게 억제하는 이동형 프레온 회수·재생기가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붙박이형 회수 재생기는 실용화돼 있었지만 옮길 수 있는 형태로는 이것이 처음이다. 개발한 곳은 에어컨 관련제품 생산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냉열기재. 미쓰비시중공업의 계열사다.
과거 붙박이형 회수 재생기로는 이동하기 쉬운 카에어컨 등의 프레온 회수는 가능해도 이동이 어려운 대형에어컨은 불가능했다. 폐기된 가정용 에어컨에서 프레온이 방출이 많은 것도 이 때문. 이동형 회수·재생기라는 프레온이 주입된 냉각·방열기가 놓인 옥상이나 베란다에도 간단하게 어깨에 짊어지고 가서 작업을 할 수 있다.
프레온은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 메틴가스나 알코올 등을 불화수소와 반응시켜 만든다. 분자구조는 탄소에 몇가지 수소 염소 불소가 결합돼 화학적으로 안정된 물질이다.
분자구조의 차이에 의해 가정용 에어컨에 사용되는 R22, 카에어컨이나 냉장고에 사용되는 R12 등 몇가지 종류로 구분되고 있다. R에 이어지는 숫자는 각기 수소, 불소의 수와 관계된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구조가 안정적이고 비등점이 낮다는 점. 즉 액체에서 기체, 기체에서 액체로의 전환이 쉽다는 점이다.
가령 에어컨의 경우 내부에 압축기와 팽창판이 설치돼 있고 그 사이에 파이프를 통과시켜 혈액과 같이 프레온이 순환한다. 압축기로 압력을 가하면 프레온은 뜨거워져 얼을 내며 액화된다. 반대로 팽창시켜 압력을 줄이면 액체가 기체로 전환한다. 기화될 때는 주위의 공기에서 다량의 열을 흡수한다. 이것이 에어컨의 기본적인 냉각원리다.
프레온의 작용이 안정돼 있으므로 외부에 흘러나가는 것만 막는다면 원리적으로는 같은 프레온을 영구히 사용할 수 있다.
회수·재생기에도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이 압력변화에 의한 상태변화의 메커니즘이 채택돼 있다. 외기에 접하여 기화한 프레온은 먼저 SPR(흡입압력조정판)을 통해 압축기에 흡인된다. 흡인 전의 프레온은 1㎠당 10kg 이상의 압력을 가진다.
SPR에서는 압축기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판 개폐조정이 자동으로 행해진다. 흡인된 프레온은 압축기에 도달하기까지 1.7kg 이하로 억제된다. 압축기에 흡인된 프레온은 압축기의 회전과 함께 저압부에서 고압부로 이동하고 1㎠당 15-16kg이상의 압력을 가진 고압가스가 된다. 온도는 70-80℃.
그 상태에서 분리기로 기름이 분리된 뒤 응축기로 팬을 통해 들어온 외기에 의해 냉각돼 액화한다. 그렇게 액화된 프레온에서 공기를 빼고 녹 등을 제거한 뒤 순수한 프레온 가스로 재생하는 것이다.
사실 붙박이형이나 이동형이나 기본적인 회수재생과정은 마찬가지. 단지 기기의 중량과 크기가 달라 이용용도가 달라진다. 붙박이형에서는 90kg 이상 되던 무게가 이동형에서는 47kg으로 감량됐다. 그것도 두 개를 조립해 쓰는 구조로 돼 있다. 두 개로 나누어진 기기는 각기 23kg과 22kg.
가정용에어컨에 사용되는 프레온, R22라면 1시간당 회수능력이 16kg. 사무실용 에어컨에 주입돼 있는 프레온은 5-10kg 이므로 회수에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같이 약간의 아이디어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기술이 있을 때 지구 환경보존을 향한 길은 더욱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