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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컵에는 지문이 선명하게 남는다. 그러나 종이같은 것에는 그렇지 않다.이럴 때 쓰는 좀더 고난도의 지문 채취 방법은 없을까.

피부 단백질이 남긴 흔적

왜 그럴까?!

지문은 손가락 끝의 손바닥 쪽에 표피가 융기돼 생긴 선(융선)에 의해 형성된 줄무늬다. 이는 피부층 중 표피 밑층인 진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진피 부분이 손상되지 않으면 평생동안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갖는다. 또한 생긴 모양이 사람마다 모두 달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만이 돼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지장을 등록하므로 죄를 지으면 지문으로도 범인이 누구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물체에 지문이 찍히는 것일까. 피부는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하고 어디에나 피지선이 있다. 때문에 손가락이 닿은 물체에는 우리 살갗의 자국이 찍힌다. 유리, 도기, 자기, 금속면, 벽면 등과 같이 매끈한 표면에 특히 선명하게 남는다. 그러나 그대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지문이 묻어 있을 만한 곳에 미세한 알루미늄 분말을 뿌리고 그 다음에 붓의 털끝으로 여분의 분말을 묻혀내면 지문의 융선 부분에만 알루미늄 분말이 달라붙어 남아서 명료한 지문이 나타난다. 바탕색에 따라서 흑연가루나 숯가루 등 여러가지 분말을 사용한다.

그러나 매끈한 유리컵과는 달리 종이 처럼 지문이 뚜렷하게 남지 않는 경우는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분말법보다는 요오드를 사용하는 증기법, 질산은용액이나 닌히드린 시약을 사용한 액체법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어드벤처에서 쓴 방법이 바로 닌히드린 시약을 사용한 액체법이다. 어떻게 종이에 찍은 손바닥의 지문이 남보라색으로 변할까. 닌히드린은 아미노산의 중성용액과 만나면 아미노기의 작용에 의해서 닌히드린 두분자가 결합해 아미노산 종류에 따른 특유한 색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히스티딘이라는 혈액과 근육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청색으로 변한다.

손가락이 물체와 닿으면 지방성분과 함께 피부의 단백질을 이루는 소량의 아미노산도 찍힌다. 따라서 닌히드린 용액을 묻혀놓은 거름종이에 손가락을 누르면 아미노산이 거름종이에 찍힌다. 이를 가열시키면 닌히드린의 결합반응이 일어나 남보라색으로 변한다.

그림 도난을 시도했던 범인을 밝히는데는 이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림 액자에 닌히드린 용액을 묻혀 놓으면, 선명한 지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액자의 지문 흔적이 따뜻한 열기를 가하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2001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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