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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봇원격조종 앉아서 심해·달 탐사 가능

극한작업이용

가상현실의 한 분양인 원격존재(teleoperation) 기술은 사람이 들어갈 수 벗는 혹독한 조건의 공간이나 정교함이 요구되는 작업에 로봇을 투여하고 먼거리에서 이를 조종 한다.

우리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리모콘 사용에 익숙하다. 텔레비전이나 오디오 등과 같이 가까이 있고 정지한 상태의 제어는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대상이 먼 거리에 있는 움직이는 기계라면 사정이 다르다. 이같은 기계를 조종하기 위해서는 간단하지 않은 원격조작(teleoperation) 기술이 필요하다.

인간이 직접 들어가거나 다룰 수 없는 환경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원자로 내의 냉각로를 교환하거나 해양의 바닥에 파이프 라인을 세우는 작업, 또는 극히 위험한 폭발성 물질을 다루는 작업에 사람이 직접 투입된다는 것은 위험 천만한 일이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의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간만이 가진 유연성과 판단력, 정밀함 등이 반드시 요구된다.

죽기를 각오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인간이 행할 수 없는 이러한 상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연구되고 있다. 미래에는 모든 일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로봇이 등장하겠지만 현 상태에서는 사람이 멀리 떨어져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대안으로 개발중이다.

이 시스템에 바로 로봇에게 지능을 부여해 인간과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는 팔을 가진 원격 로봇(telerobot)이다. 이러한 로봇을 먼거리에서 조종함으로써 마치 자신이 직접 작업을 하는 듯한 착각이나 자신이 그곳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러한 것을 원격임장, 혹은 원격 존재(telepresence)라 부른다. 이 말은 인공지능의 개념을 창시한 미국의 과학자 민스키 박사가 1983년 우주로봇 연구계획에 기초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보편화되고 있다.

인력증폭기와 가상현실

원격존재는 자신이 있는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 있는 자신의 분신인 로봇의 행동을 손에 잡힐 듯이 알게 되고, 필요한 경우 로봇을 자신의 수족처럼 조작해 마치 자신이 그 장소에 있는 듯한 감각을 가질 수 있는 기술이다.

원격존재와 가상현실의 관계는 하나를 거꾸로 말하는 것과 같다. 가상현실은 자신의 주변에 현실과는 다른 자연스런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원격존재는 자신이 현재의 자리에 있으면서 별도의 환경으로 가는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원격존재가 한쪽이 다른편을 조작한다는 것 외에는 본질적으로 비슷하다.

로봇 뿐만 아니라 원격으로 조작되는 기계 전체를 일컬어 흔히 텔레오퍼레이터(teleoperator)라 부르는데, 이 부분의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진전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원자력이 본격적으로 이용되면서부터다.

최초의 연구는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발된 '매직핸드'라는 이름의 마스터 슬레이브 매니퓰레이너(manipulator)였다. 1960년대의 텔레오퍼레이션 연구는 엑조스켈톤형 인력증폭기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이것은 1950년대 후반에 행해진 GE(General Electric)사의 모셔(R.S.Mosher) 박사의 연구를 토대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는 다시 미국 정부와 GE사의 공동프로젝트 '하디만(Hardymann)'으로 진전했다.

이들 연구는 사람이 장치 속에 들어가 힘을 증대시켜 무거운 것을 드는 일 등에 쓰이도록 고안됐는데, 만일 장치에 고장이 생기면 인간의 생명에도 위험해지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었다. 공상영화 '에일리언'을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 주인공이 '기계를 입고' 괴물과 싸우는 장면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1970년대에는 텔레오퍼레이션 기술에 자동화 기법을 결합한 방법인 관리제어(supervisory control)기술이 등장했다. 이 관리제어 개념은 1960년대의 후반 MIT의 토마스 세리던(T.B.Sheridan)교수에 의해 제창돼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이용됐다. 이것은 애초 우주에서 텔레오퍼레이션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인데, 현재는 우주에 한하지 않고 그 적용 범위를 해양 등으로 넓힌 것이다. 현재의 이 분야 연구는 자율성을 중시한 지능적 텔레오퍼레이션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해군 해양시스템센터가 제작한 그린맨. 원격조종으로 인간의 행동을 완벽에 가갑게 재현한다.
 

가상현실기법으로 외과 수술
 

(그림) 로봇 기술과 인간의 감각 기관을 기초로 한 원격존재의 임장적 제시법
 

원격존재는 인간의 운동이나 힘 등의 실시간으로 측정돼 내부상태를 추정함으로써 이루어진다.

내부상태가 로봇에 전달돼 직접 로봇의 운동 시스템을 제어하고 다시 인간의 동작을 충실이 재현해 로봇의 인공눈과 머리 손 발 등을 제어하는 것이다. 그리고 로봇의 인공 감각기에서 얻는 정보는 역으로 모두 인간의 감각기관에 직접 제시된다.

원격존재 기술은 인간의 감각 범위에 머무르지 않고 넓은 범위에서 인간의 감각능력을 확장한다. 결국 로봇이 갖고 있는 방사선 자외선 적외선 마이크로파 초음파 극저주파 등의 센서정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적외선 센서정보를 가시광으로 변환해 제시함으로써 어둠 속에서도 밝은 장소에서 작업하는 듯한 착각을 갖고 작업을 행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힘을 증대해 작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인간은 가벼운 물체를 들어올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면서 현장감을 잃지 않고 로봇을 움직일 수 있다. 역으로 작은 힘에 대응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혈관 등의 수술을 마치 고무호스를 다루고 있는 듯이 행하는 확장 체험도 생각할 수 있다.

현미경으로 봐야 움직임을 알 수 있는 미소 대상의 수술을 마이크로 수술(microsurgery)이라고 하는데, 이 수술은 현재 미소한 혈관유합 신경이나 정관·난관의 재생수술 등 다방면에서 이용되고 있다. 마이크로 수술은 대단히 미묘한 손의 동작을 필요로 하기에 고도의 숙련을 요구 한다. 여기에 원격존재 기술을 도입해 보통의 수술과 같은 감각으로 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가 이미 시작됐다.

이것은 현재 급속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마이크로머신기술의 진보에 바탕한 것이다. 손의 동작을 미소한 매니퓰레이터에 전달하고 환부의 영상을 확대해 관찰하면서 원격조작으로 수술한다는 것이 골자. 최근에는 마이크로머신을 캡슐의 형태로 체내에 넣고 체외에서 원격존재 기술을 이용해 진단이나 수술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각되고 있다.

이렇게 원격 임장기술은 공장이나 위험도가 높은 열악한 환경내 작업, 원자력플랜트의 점검과 수리작업, 우주나 해양에서의 탐색과 인명구조뿐만 아니라 보통 때에 있어서는 청소사업 토목건설작업 농림수산업 의료복지 등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원격 로봇의 응용 분야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응용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관이 미국 해군해양시스템센터(NOSC)와 항국우주국(NASA)이다. 특히 NOSC 연구진이 발표핸 그린맨(Green Man)은 텔레오퍼레이터의 최고 걸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린맨은 사람과 비슷한 원격 로봇으로, 조작자의 행동을 완벽에 가깝게 흉내낼 수 있다.
 

지하철공사에 응용된 가상현실. 구조물의 안전도를 미리 테스트할 수 있다.
 

사실감의 추구 목표로 한 기술

별도의 장소에 있는 3인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이 원격지 화상 회의(Teleconference)의 큰 목표다. 종래 텔레비전 회의는 2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회의 모습을 표시할 뿐이고 배경이 달라 한자리에서 회의한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여기에 가상현실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 기술이 보편화된다면 현재 부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재택근무는 좀더 본격화될 수 있다.

우선 가상의 회의실을 만들어 실공간과 같은 조명조건을 주고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을 이용, 실제공간에 있는 책상이나 의자 등의 연속성있는 공간을 만들어내 인물을 영사한다. 또 인물도 같은 조명조건 내에서 컴퓨터그래픽스 기술을 구사해 표시한다.

실제 공간에서의 인물은 입체적으로 존재하고 파악되지만 지금까지의 디스플레이는 이를 평면으로만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 현실을 응용한 원격지 화상회의에서는 실제와 같은 입체감이 표현되도록 한다. 이것은 수신자측에 3차원 모델을 준비하고 상대의 얼굴 크기나 복장색 등을 합해 모델을 변형시킨 후 가상회의실에 영사하도록 해 시각적 상호작용을 만든다. 예를 들어 A라는 인물이 B라는 인물을 볼 때 B는 상대방의 시선을 느끼고 A의 방향을 향하며, 또 제3자 C도 이 시선의 오고 감을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가상 현실의 응용에 있어 사실감의 추구를 목표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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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시스템공학연구소 가상현실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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