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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 수정란 1개의 무한한 잠재력

동물의 발생


(그림1) 정원설의 상상도


하나의 수정란에서 수십조의 세포를 가진 생명체가 탄생하기까지, 생명체 발생의 신비는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난자는 수정되면 발생을 시작하여 자궁에 착상하고 발육을 계속한다. 수정 후 3주째가 되면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의 3개 세포층이 생긴다. 이중 내배엽에서는 장이나 위 등 소화기와 소화샘, 허파 등의 상피가 생기며, 중배엽에서는 근육 골격 순환기 생식기 등이, 외배엽에서는 신경계 감각기 피부 털 손톱 등이 생긴다.

수정란이 발생하여 어린아이로 되는 데는 평균 41회(${2}^{41}$=2.2×${10}^{12}$)의 체세포 분열이 일어난다. 자라면서 이보다 더 많은 분열이 일어나 어른의 경우 약 60조개의 세포를 갖는 개체가 된다.

발생에 관하여 옛날부터 전성설과 후성설의 2가지 서로 상반되는 학설이 있었다. 이중 전성설은 난자나 정자의 각 부분에 장래의 몸의 축소형과 여러 기고나의 기본이 들어 있으며 발생이 진행되면서 발전하여 개체로 된다는 설이다. 여기에는 다시 정원설(그림 1)과 난원설이 있다.

모자이크란과 조정란

후성설은 초기 배(胚)의 각 할구의 발생 운명은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발생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각 세포가 분화되어 완전한 개체를 이룬다는 설이다.

오늘날 발생 조건을 인위적으로 바꾸어 그 영향을 조사하는 보다 적극적인 연구 방법에 의해 전성설은 완전히 부정되었다.

빗해파리의 성체에는 8줄의 빗판이 있다. 수정란을 난할 전과 난할 후의 2세포기와 4세포기에 잘라 놓았더니, 난할 전에 자른 것은 여덟 줄의 빗판을 갖는 두 마리의 성체가 되었고, 2세포기에 자른 것은 4줄의 빗판을 갖는 두마리의 성체가, 4세포기에 자른 것은 두 줄의 빗판을 갖는 네 마리의 성체가 되었다(그림2).
 

(그림2) 빗해파리의 발생실험


이처럼 발생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는 알을 모자이크란이라 한다. 이 모자이크란은 전성설을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

조정란의 경우는 어떠한지 알아보자. 영원(도롱뇽의 일종)의 2세포기의 알을 머리카락으로 세게 묶어 두었더니 두마리의 온전한 유생이 되었는데 반해서 느슨하게 묶은 것에서는 머리가 둘이고 꼬리는 하나인 기형 유생이 생겨났다(그림3).
 

(그림3) 영원의 발생 실험


이 실험에서 영원의 알은 발생 초기에는 아직 장래 운명이 결정되지 않았으며 발생을 해 나가면서 장래의 운명을 조절·보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알을 조정란이라 하며, 이는 후성설을 지지하는 증거가 된다.

사람의 일란성 쌍생아는 1개의 수정란이 난할의 2세포기에 서로 분리되어 각각 독립된 개체로 발생된 것이다. 따라서 사람의 난자도 조정란이라 할 수 있다.

조정란도 발생이 진행되면 조절 능력이 약해지다가 없어지는데, 대체로 낭배 초기와 후기 사이에서 발생 운명이 결정된다. 결국 모자이크란은 장래 발생 운명의 결정 시기가 빠르고, 조정란은 결정의 시기가 모자이크란보다 늦은 것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 동물의 알을 모자이크란과 조정란으로 구분하는 것은 별로 뜻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성게와 같은 조정란의 경우도 16세포기 정도가 되면 이미 장래의 발생 운명이 결정되며 모자이크란으로 변하게 된다.

모든 세포의 유전자는 동일한가?
 

(1) 슈페만(Hans Spermann)의 실험 : 어린 아이의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사용하여 수정된 도롱뇽 알을 졸라매어 세포물질을 두 부분으로 격리시켰다. 접합자의 핵은 한쪽에만 있었고, 따라서 핵이 없는 다른 쪽은 세포질의 좁은 연접부에 의해 핵을 가지고 있는 쪽과 연결되어 있었다.

슈페만은 핵을 가지고 있는 반쪽의 알에서만 난할이 이루어짐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난할 도중 특정 시기에 핵이 세포질의 좁은 연접 부위를 통해 이동해갔으며,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자마자 나머지 반쪽도 곧바로 난할을 시작하였다. 비록 그 핵은 5차 난할의 생성물이었을지라도 완전한 배를 형성하였다. 32세포기까지의 핵은 생물체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어떠한 유전자의 활성 능력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그림4).
 

(그림4) 슈폐만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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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브리그스와 킹(Robert Briggs와 Thomas King)의 실험 : 분리된 핵(${2}_{n}$)의 잠재성을 알아내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실험하였다. 성게의 수정란이 포배나 낭배가 되었을 때 핵을 꺼낸 다음, 분리된 핵을 미리 핵을 제거한 미수정란에 이식하였다. 그 결과 포배의 핵을 이식한 경우나 낭배의 핵을 이식한 경우나 모두 완전한 배를 만들 수 있었다. 이러한 방법으로 배발생 나중 단계의 핵이 초기 난할 세포의 핵과 동등한 것인지를 측정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체내의 분화된 각 세포들은 처음부터 수정된 알 속에 존재하여 있던 게놈(genome : 상동 염색체 중에서 한 개씩만 있는 염색체 조합에 들어 있는 유전자를 말하며, 생명체의 특성을 나타내는 유전자를 간직한 최소의 염색체 조합으로서 생식세포는 1게놈을 간직하고 있다)을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밀한 방법으로 세포의 DNA양을 측정하면 신체의 여러 세포들은 원칙적으로 똑같은 양의 DNA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배우자(정자)는 다른 체세포에서 발견되는 DNA의 반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감수분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완전히 이치에 맞는 결과이다.

이상에서와 같이 모든 분화된 세포들은 수정란에 있던 완전한 게놈을 보유하고 있다. 즉 분화된 세포의 핵이 수정란의 핵과 동일한 유전자를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오공의 분신술(복제)은 가능한가?

손오공은 머리카락을 뽑아 자기와 똑같은 원숭이를 여러마리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사람도 복제 인간(자기와 유전자가 동일한 개체)을 만들 수 있는 것인가?

배자복제 : 최근 배자에 의한 복제 인간 문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인간배자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후 발육하기 전까지의 생체를 말하는데, 임신 8주까지가 이에 해당된다. 수정된 배자는 상실배까지 난할을 거듭해가는데, 배자 복제는 이 할구를 인공적으로 하나씩 분리하거나 세포 분열을 유도하여 똑같은 형질의 배자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최근 실시된 방법은 2-8개의 세포로 구성된 인간배자에게 세포를 분리시킨 뒤 여기에 젤리와 같은 물질로 인공 투명대를 만들어 세포 분열을 유도, 각각 3배씩 세포 증식시켜 48개의 수정란을 복제하는데 성공한 것. 즉 하나의 수정란에서 일란성 쌍둥이, 세쌍둥이, 네쌍둥이… 48쌍둥이를 복제할 수 있는 방법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유전자가 동일한 여러 개체가 탄생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 복제 : 난할과 성장을 계속하여 60조개의 세포를 가진 나(사람)도 손오공처럼 나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개체를 만들 수 있을까? 즉, 60조개 세포의 각자의 핵도 완전한 발생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다음 2가지 실험으로 그 문제의 해결점에 접근해 보자.

(1) 거든(J.B. Gurdon)의 실험 : 아프리카산 물두꺼비인 제노프스의 미수정란에서 핵을 제거하고 이 무핵란에 올챙이의 소장 상피세포나 물갈퀴 세포의 핵을 이식시킬 경우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즉 생식능력을 갖는 완전한 성체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완전히 분화가 끝난 창자 세포와 같은 핵이라도 아직 그 분화의 능력이 남아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실험의 성공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그림5)
 

(그림5)거든의 실험


(2) 개구리 배 세포의 핵 이식 실험

가. 개구리의 각 배발생 단계(6-1백20시간)에 따라 세포의 핵을 채취하였다.
나. 수정이 안된 난자의 핵을 제거하고, 여기에 '가'에서 채취한 핵을 이식하였다.
다. 핵을 이식받은 난자가 각 발생 단계(포배기 말기-올챙이 초기)까지 생존한 비율을 조사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이 실험 결과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1993. 수학 능력 시험 1차 문제)

① 핵을 이식받은 난자의 생존율은 일정하다.
② 핵을 제공한 배의 생존율은 일정하게 감소한다.
③ 올챙이 초기 단계까지 진행된 배의 생존율은 성체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④ 발생 단계가 이른 배 세포의 핵을 이식받은 난자일수록 생존율이 낮다.
⑤ 핵이 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핵을 제공한 배의 발생 정도에 따라 다르다.

<;정답>; ⑤

<;해설>; 자료에서 포배기 말기의 핵을 제공한 경우가 생존율이 가장 높고, 올챙이 초기 때의 핵을 제공한 경우가 생존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보아, 핵을 제공한 배의 발생 단계와 생존율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발생이 진행된 핵이라도, 미수정란에 이식하면 정상적인 유생까지 발생된다. 이는 핵 내의 유전자와 유전 정보는 변화되지 않음을 뜻한다. 그러나 발생이 진행된 세포의 핵은 완전한 배를 형성하는 비율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것은 발생이 진행됨에 따라 핵의 형태 형성 능력이 감소되는 것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발생이 진행되어 분화가 완전히 끝난 인간의 경우, 자신의 핵을 미수정란에 이식한다고 하여도 핵의 형태 형성 능력이 거의 없으므로 자기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복제 인간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표2)핵을 이식받은 난자가 각 발생단계까지 생존한 비율


같은 핵에서 왜 다른 기관 발생되나

처음에 같았던 세포들이 발생이 진행됨에 따라 어떻게 해서 서로 다른 세포들로 변화되어 가는 것일까?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 세포질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회색 신월환 실험 : 도롱뇽의 알은 수정 후 시간이 지나면 표층의 세포질이 이동하여 적도면 바로 아래쪽에 초승달 모양의 회색 신월환이라 불리는 모양이 생긴다. 이 시기의 알을 머리카락으로 묶어 두 개의 할구를 분리하는 실험을 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A. 회색 신월환이 좌우로 갈라지도록 알을 묶었더니 양쪽 할구가 다 정상적인 발생을 하여 원구 상순부를 만들고 완전한 배가 되었다.
B 알이 상하로 갈라지도록 묶었더니, 회색 신월환이 있는 쪽은 완전한 배가 되었으나, 다른 쪽은 불완전한 조직덩이가 되어 버렸다(그림 6).
 

(그림6)도룡뇽의 알의 분리 실험


(2) 연체동물의 극엽(polar lobe) : 연체동물 중 조개의 일종인 덴탈리움과 해산 달팽이인 일리아나사에서 볼 수 있다. 수정란이 제1난할을 시작할 때 한쪽 할구의 식물극으로부터 극엽이라는 세포질이 크게 돌출하며, 이 할구에는 중배엽성 발생에 필요한 세포질 요소가 들어 있다. (그림 7))과 같이 2세포기에 극엽이 있는 부분과 극엽이 없는 부분으로 세포를 분리시키면 극엽이 있는 세포는 정상 발생하고, 극엽이 없는 세포는 비정상적으로 발생한다.

위의 실험 결과들은 배발생에서 세포질이 중용한 구실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도롱뇽의 경우 회색 신월환 부분에는 세포의 분화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연체동물의 경우에는 극엽이 세포의 분화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7)연체동물의 극엽


분화가 일어나는 기작

세포의 물질합성 과정은 세포의 게놈 속에 암호가 수록된 유전 정보에 의하여 조정된다. 분화는 서로 다른 세포가 다른 산물을 만들도록 요구한다. 난할에 의하여 생긴 할구는 단일 수정란에서 형성되지만 결코 동일하지 않다. 이들의 염색체가 정확히 복제되고 분배돼도, 그 세포는 본래의 난세포질과 서로 다르다. 즉, 분할 중인 난자 세포질의 불균등 분포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들의 미묘한 차이로 그 할구 내에서 어떤 유전자는 활성화되고 다른 유전자는 불활성 상태로 있게 된다. 이들 차이는 발생의 초기에 서로 다른 산물이 합성되도록 하며 세포를 점차 다른 방향으로 유도한다.
 

결론적으로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나, 발생이 진행되면서 각 세포의 세포질의 분포에 차이가 생기고, 이로 인해 유전자의 활성 부위가 달라지므로 분화는 유전자와 세포질의 상호 작용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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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병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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