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4백억 달러 시장규모가 예상되는 소프트웨어산업에서 우리의 몫을 넓히기 위해서는 범국가적 프로젝트 수행을 통한 인력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1984년도 정보산업의 전세계 매출규모는 약 1천억 달러로 그중에서 컴퓨터 본체가 4백억 달러, 주변기기가 5백억 달러, 그리고 정보처리산업(소프트웨어)이 1백억 달러로 구분되었다.
정보산업은 반도체산업과 더불어 그 성장률이 가장높은 산업으로서 1990년의 전세계 매출규모는 2천억달러로 예상되고, 그 중에서 컴퓨터 본체가 7백억 달러, 주변기기가 9백억 달러, 그리고 정보처리산업이 4백억 달러로 매년 평균 성장률이 12%이다. 이중에서 정보처리산업은 무려 25%의 성장률이 예측되고 있다.
정보산업의 중요한 특성은 1984년에는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정보산업 전체의 10%밖에 안 되었지만, 매년 25%씩 성장하여 1990년에는 20%를 차지하리라는 전망이다.
1984년도의 1천억 달러 시장을 분석해보면 미국이 60% 일본이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두 나라의 성장률은 미국의 경우는 전체 평균 성장률인 12%보다 낮고, 일본은 평균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반해서 유럽 및 NICS(한국, 대만, 홍콩, 싱가폴, 브라질등) 국가는 1984년도에 2백50억 달러로서 25%수준이나, 1990년도에는 그 점유율이 35% 정도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중 소프트웨어산업도 각국이 같은 비율로 성장한다고 볼때, 1990년의 4백억 달러중에서 유럽을 위시한 기타 국가에서 1백40억 달러를 점유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1백40억 달러를 놓고 유럽선진국과 NICS 국가들이 경쟁을 한다고 할 때, 우리가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은 얼마나 될 것이며,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과기처의 1987년도 보고서를 보면 국내 정보산업의 규모는 종업원수 매출액 등 6개항목을 중심으로한 종합격차지수가 일본의 23분의1, 그리고 미국의 1백6분의 1밖에 되지않는다. 정보처리산업에서 이러한 비율을 1990년까지 유지한다면 2~3억 달러 정도가 우리의 매출규모가 될 것이다.
이러한 추정은 유럽 및 NICS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계획과 추진계획이 병행한다는 가정하에서 나온 수치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정보처리산업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의 정보처리산업의 역사가 짧다는 것은 1983년 이후에 설립된 기업체의 비중이 67.0%이고, 일본은 83.6%가 1980년 이전에 설립된 것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과기처가 조사한 제1회 정보처리산업 센서스의 통계에 의하면 3백52개 업체가 고용하고 있는 기술인력은 9천7백75명(1986년 8월말 현재)으로 전년도에 비해서 29.4%가 증가하였다. 기술인력중에서 시스팀엔지니어가 16.2%이고 프로그래머가 28.9%로서 일본과 비교해 볼 때, 고급인력의 비율이 훨씬 떨어진다.
동보고서에서는 1986년 현재로 기술자의 부족률이 전인원비의 11.6%로서 고급기술자인 시스팀엔지니어와 세일즈엔지니어의 부족함을 지적하고있다. 회사가 확보한 종업원에 따른 규모로 보면 40.3%가 개인기업 형태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고 자본금 1억원미만이 58.0%, 종업원 30명미만이 79.0%로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 기업경영의 과학화와 성숙화를 이루어 나가는데 많은 어려운 점이 있다.
매출면에서 보면 매출구조는 1983년이후 30.2%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서 산업초창기의 매출규모는 작지만 그 증가추세는 유럽 및 NICS국가들의 평균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수요처별 매출비중은 제조업을 포함한 일반 산업계가 79.6%로 대종을 이루고 있고 정부나 정부투자기관이 11.3%로서 공공기관의 의존도가 다소 높은편이다. 일본에서는 일반산업계가 87.5%로서 기업전산화가 확산되고있고 업종별 비중이 비교적 평준화되어 있어서 수요기반이 우리보다는 건실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정보산업의 시장규모가 아직까지는 작은편이지만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국가기간전산망의 구축 및 종합정보통신망의 구현계획과 기업체에서 일고있는 자동화의 촉진 등 시장의 성장요인이 급격히 증대되고 있어서 매년 23%씩 증가하여 1990년에는 국내시장만 하더라도 1조원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방대한 국내시장을 기반으로해서 대부분 외국기술이나 하위기술에 의존하고있는 국내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킴으로써 정보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시킬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의 기술수준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현재로서는 도입한 기술의 개량이식단계라 할 수 있다.
하드웨어와 밀접하게 관련된 시스팀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설계에 맞도록 개량하여 이식하는 포팅기술이 부분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독창적인 제품보다는 이미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상품의 라이센스를 받아서 우리환경에 맞도록 보완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에 덧붙여 소프트웨어개발한경을 조성할 수 있는 컴파일러나 인터프리터, 그리고 유틸리티 등의 개발을 서둘러야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그동안 축적해온 교환기나 PC, 마이크로컴퓨터의 설계 및 제조기술을 시스팀엔지니어링 기술로 발전시키려는 목적아래 추진될 수 있다. 또한 응용소프트웨어기술은 이제까지 내용면에서 극히 단순한 프로그램을 산발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하는 정도이나, 정부가 지원하고 산업체가 주관하는 국책과제의 연구나 행정전산망의 소프트웨어개발에서 많은 기술을 습득하면서 소프트웨어 상품을 생산해 나가야만 한다.
이러한 기업환경을 계획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면 일관성있는 기술개발의 지속적인 추진과 기술인력의 양성, 정부·산·학 연구소간의 긴밀한 협조체제, 개발제품의 구매유인제도 및 국내기관은 물론 선진국과 협조하여 기초기술개발과 활용기술의 유기적인 집합계획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인력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그림1)은 미국 국방부에서 조사한 자료로서 1980년도 소프트웨어의 기술인력은 1백만명으로 보았을 때 기술인력과 생산성이 증가율은 4%이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요구는 12%씩 증가하여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를 들어보아도 소프트웨어 기술자 수요증가율이 17%인데 반해 공급능력은 13% 증가밖에 미치지 못해 1990년에 가면 약 20만명의 갭이 생긴다는 것이다.
앞에서 제시한대로 우리나라 정보처리산업의 증가비율은 미국이나 일본보다도 훨신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므로 1986년에 확보한 기술인력 9천 7백75명에서 매년 25%씩 증가시켜 나가면 필요한 인력의 수요예측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인력증가와 소프웨어의 개발환경구축을 위해서 유럽이나 다른 NICS국가들과 보조를 맞추어 나가면 1990년도에는 2~3억달러의 소프트웨어 생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우기 우리나라에는 우수한 인력이 어느 나라보다도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력양성과 개발계획의 추진여하에 따라서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인력양성은 정규적인 교육기관과 특수교육기관에서 맡게 되겠지만 상품을 생산한다는 전제아래서 특수한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실제적인 고급인력을 양성시켜 나가야한다. 미국의 국방부가 지원하는 '카네기-멜론'대학의 SEI나, 기업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MCC, 그리고 일본의 시그마프로젝트나 5세대컴퓨터 개발계획 등은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제품뿐만 아니라 고급인력의 양성이 중요한 과제로 포함되어 있는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러한 계획은 유럽과 NICS의 모든 국가에서 추진중에 있으며 기업에서는 정규교육기관에서 배출된 인력을 이러한 프로그램에 흡수시켜서 고급인력으로 향상시켜나가고 있다.
국가기간전산망이나 교환기같은 실용화 시스팀의 개발을 지원하고 새로운 상품개발을 유도하면서 고급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프로젝트가 시급하게 이루어져야만 1990년대 우리에게 배당예측된 정보산업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