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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선 단점보완한 레이저통신

도청불가능하고 품질우수-우주공간서 유력


레이저 발생장치^60년대 첫 등장한 레이저는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레이저의 직진성을 이용한 레이저통신이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방송공사(KBS)는 본관과 별관이 2㎞ 정도 떨어져 있다. 본관에 근무하는 직원이 별관에 있는 사람과 정보를 교환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간단한 통신은 전화로도 가능하지만 방송에 쓰이는 영상이나 음성은 데이터량이 많기 때문에 사람이 셔틀버스를 타고 직접 갖고 가거나 많은 돈을 들여 광케이블 전용회선을 설치하는 수 밖에 없다. 이때 레이저통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먼저 본관 옥상과 별관 옥상에 레이저송수신기를 설치한다. 두 건물의 직선거리 사이에 높은 건물이 가로막고 있다면 그 건물 옥상에도 중계기를 설치한다. 그리고 레이저전송설비에 내부회선을 연결하면 통신수단이 완성된다.

올림픽이나 엑스포에서 레이저쇼를 통해 화려하게 선보였던 레이저가 공중으로 건물과 건물을 잇는 통신수단으로도 쓰이는 것이다. 통신용으로 활용되는 레이저는 인체에 무해한 적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가끔 재수없는 참새가 모르고 지나가다 레이저를 맞아 눈이 멀게 될 위험은 있다.

68년 처음으로 상용화

레이저통신은 유선과 무선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통신방식으로 90년대 들어 크게 주목받고있다. 케이블(전선)을 이용하지 않으므로 유선으로 볼 수 없고 전파가 사방으로 퍼지지 않아 주파수를 점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선으로 보기도 힘들다. 레이저통신은 현행 전파관리법에서 무선의 한계인 3천기가헤르츠(GHz)를 넘는 1만~1백만기가헤르츠의 주파수대역을 사용한다. 즉 적외선 영역을 활용하는 것이다(표).
 

(표) 전자파의 종류와 용도


레이저통신은 레이저가 발견된 직후인 60년대부터 미국 국방부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돼오다가 68년 벤처기업인 텔프로사에 의해 처음 상용화가 이뤄진다. 그러나 초기에 레이저통신은 전송거리가 수백m로 한정되고 마이크로파가 크게 활기를 띠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80년대 이후 미국내 마이크로파 주파수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레이저전송 기술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현재 일정거리 이내의 전송에 있어서 마이크로파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레이저는 마이크로파를 급속하게 대체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저통신의 최대 장점은 보안성. 레이저를 이용하면 도청이나 도시(盜視)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군사용이나 극도로 보안을 요구하는 통신에 레이저는 크게 활약한다.

왜 그럴까. 레이저는 그 속성상 지향성(指向性)을 가진다. 즉 방향이 주어지면 그 힘이 사라질 때까지 분산되지 않고 정해진 방향으로 직진한다. 대개 1.5㎞를 가는 동안 지름 1m 정도의 원으로 빛이 흩어진다.

따라서 만약 레이저통신을 도청하려면 중간에 가로막거나 수신자와 같이 좁은 원안에 들어가야한다. 가로막는다면 통신이 갑자기 끊겨 도청사실이 발각되고 좁은 원안에서 수신자와 동시에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공간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레이저통신은 보안성에 있어서 가장 완벽하다.

이에 비해 유선은 통신선만 중간에 가로채면 얼마든지 도청이 가능하고 무선은 전파가 공중에 떠다니므로 유선보다 보안성이 더 떨어진다.

레이저는 통신선로가 없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전파처럼 어디서나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중간에서 포착하기도 힘들다. 첨단감지장치를 가진 첩보위성도 마이크로파는 잡아내지만 레이저는 놓친다.

레이저의 또다른 장점은 광파이기 때문에 간섭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 통신품질이 뛰어나다는 점. 레이저끼리 공중에서 교차하지 않는 한 간섭현상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통신설비가 작고 설치시간이 짧다는 특징도 있다. 설치장소가 확정된 경우 ㅎ회선구성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내외.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레이저통신은 몇가지 기술적 제약을 안고있다. 먼저 도달거리가 짧아 장거리통신수단으로 활용하기 힘들다. 현재 상용화된 최대 도달거리는 20㎞이고 연구실수준은 25㎞ 정도. 그 이상의 거리를 전송하려면 중간에 중계증폭기를 달아야한다.

안개에 약하다는 것도 취약점. 마이크로파가 비에 약한데 비해 레이저는 안개에 꼼짝을 못한다. 안개시 레이저는 가시거리의 8배 정도로 전송거리가 짧아진다.
 

서울올림픽에서 화려하게 선보인 레이저. 이를 통신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우주공간에서 위력발휘

레이저통신은 최근 기술의 원조격인 미국에서 통신사업자 TV방송 군사용 자가통신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통신사업자의 경우 전국적인 통신망을 구축할 때 지형적으로 유선이 곤란한 지역을 레이저로 연결한다. 예컨대 골짜기 구간이라든가 철도선을 가르지르는 구간이 대표적이다.

TV중계 때도 촬영현장에서 장거리전송시설까지 유선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 84년 LA올림픽에서도 레이저를 이용한 적외선전송장비가 큰 활약을 보였다. 유선을 설치하기 힘든 운동장안에서 경기장위의 수신기로 레이저를 쏘고 이를 받아 다시 방송국까지 유선으로 연결한 것.

미군은 91년 걸프전에서 사막의 음성통신용으로 레이저통신을 활용했다. 이란도 이라크와 대치한 국경지대의 단거리통신용으로 레이저를 쓰고 있다.

정유공장이나 제철소 조선소 연구단지 등에 근거리통신망을 구축할 때도 레이저는 제몫을 발휘한다. 가령 조선소에서 지상과 수십m 상공의 골리앗 크레인을 연결할 때 레이저를 이용하면 통신이 원활해진다.

우주공간에서 레이저는 앞으로 유력한 통신수단이 될 것이다. 지상에서와 달리 우주공간에서는 레이저가 흩어지지않고 수만㎞ 직진하므로 장거리 통신수단으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레이저통신은 역사가 25년을 넘지만 이제 막 빛을 보고있는 단계다. 원산지인 미국에서도 80년대 후반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1년 미국의 레이저통신시장은 1억달러규모.

최근 미국의 레이저통신 현황을 살펴보고온 조순영씨(텔레소스코리아 대표)는 "레이저통신기술은 마이크로파의 20년 전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하고 "국내에서 빨리 이 분야에 눈을 돌려 초기에 기술을 도입해야 쉽게 기술이전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이저통신은 일본전신전화(NTT)와 소니가 연구단계에 있고 국내에서는 아직 한군데도 설치된 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이 기술을 제대로 파악한 전문가도 전무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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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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